고전13:1-3 은사자의 영을 식별하는 법

조회 수 667 추천 수 34 2009.09.19 21:01:30
은사자의 영을 식별하는 법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13:1-3)


바울 사도는 12장에서 성령이 주시는 은사의 종류와 목적과 유익 등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13장에 와선 그 모든 은사도 결국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13절)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본문을 역으로 따져 보면 어떤 의미가 됩니까? 사랑이 전혀 없는 방언, 예언, 지식, 믿음, 구제, 순교 등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외적으로 능력과 이적이 나타나는 은사라도 심지어 자신의 생명을 포함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남을 섬기면서도 사랑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은사가 현저하게 드러나도 성령의 역사가 아닐 수 있으며 또 성령으로 나타나지 않는 은사라면 당연히 악령으로 나타난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로 다른 종교에서도 능력이 나타나며 무당도 간혹 병을 고칩니다. 그러나 교회 밖에서 은사를 나타내는 자는 아무리 그 능력이 신비하고 결과도 선한 모습으로 나타나도 무조건 사단의 종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단도 얼마든지 광명의 천사로 위장할 수 있습니다. 성령의 가장 근본적인 은사는 사람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라 시인하게 하여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고전12:3) 그런데 예수를 믿게 하는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연히 성령의 역사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의 은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은사가 이뤄내는 역사가 교회의 덕을 세우며 믿음이 더 강해지고 예수님의 이름만 높아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은사자 개인의 명예가 올라가고 현실적인 이익을 추구하게 되면 비록 입술로는 아무리 하나님의 은혜로 그분의 영광을 위해서 한다고 시인할지라도 성령의 역사가 아닐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단의 종이 예수의 이름을 사칭하여 교회 안으로 슬며시 숨어들어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거듭난 은사자라도 일시적으로 사단에게 조종을 당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은사를 받지 못한 일반 신자가 교회 안의 은사자의 영을 분별하려면 그 기준이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이 이어서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지에 관해 설명한(4-7절) 까닭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랑의 핵심은 오직 상대의 유익을 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유익을 앞세우거나 결과적으로 나타나면 사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모든 계명 중에 가장 크고 중요한 두 계명이 무엇이라고 했습니까?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37-39) 자기를 사랑하라는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은 아무 말 안 해도 자연적으로 자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참 사랑이란 자기부터 사랑하려는 본성을 죽여서 하나님과 이웃 사랑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은사를 사랑과 대비하면서 주어를 “내가”라고 일인칭을 사용하여 자신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증언입니다. 바울 스스로도 은사를 시행할 때에 간혹 아무 사랑 없이 메마른 심정으로 할 때도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시인한 셈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자꾸 자신의 이름을 높이고 싶고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는 뜻입니다. 은사자 스스로 항상 자기가 지금 은사를 바로 실행하고 있는지 사랑의 기준으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나아가 본문 끝에 뭐라고 했습니까?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사랑이 없는 은사는 자기에게도 유익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은사를 시행하여 자기에게도 유무형의 유익이 돌아오기를 바랐다는 뜻인가요? 바울이 그럴 리는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자기가 은사와 사랑을 대비해 설명한 내용과 상충이 됩니다. 남의 유익만을 위하는 사랑이 있어야만 올바른 은사라고 했으므로 자기 이름이 올라가고 사람의 칭찬을 받는 것은 엉터리 은사가 됩니다. 그래서 그것은 자기의 유익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라야 자기의 유익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본 서신의 앞부분에서 “내가 생각하건대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한 자 같이 미말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우리는 그리스도의 연고로 미련하되 너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되 우리는 비천하여”(고전4:9,10)라고 고백했습니다.

자기가 비천하게 되고 성도들이 존귀하게 되는 것이 자기의 유익일 뿐 아니라 그런 목적으로만 자기 은사를 사용하기 간절히 원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다고 합니다.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됩니다. 사랑 없이 자기를 앞세우는 은사의 배경에는 하나님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의 은사자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은사자들이 처음에는 교회와 성도들의 덕을 세우려 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자기의 이름을 앞세우고 마치 자기 스스로 권능을 가진 자처럼 행세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경제적 현실적 유익도 노골적으로 요구하면서 말입니다. 말하자면 교회도 좋고 성도도 좋고 자기도 좋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신앙에서 꿩 먹고 알 먹고는 없습니다. 간혹 결과적으로 그것도 하나님이 베풀어 주셔서 따라오는 유익이 있을지 몰라도, 영적으로 충만하면 매번 현실도 형통하고 풍요로워진다는 법은 없습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6:24)    

바울은 분명히 자기 이름이 올라가고 현실적 유익이 따르는 것이 오히려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의 유익은 성도들이 존귀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존귀하게 되면 자기는 당연히 비천해져야 합니다. 그 반대로 자기가 존귀하게 되면 성도들이 비천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네 보물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6:21)고 하신 말씀대로 그가 참 유익이라고 생각한 대로 믿음을 행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이는 은사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안 됩니다. 신자가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 뜻은 사랑을 실천하는 소망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 믿음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심지어 믿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의 유익을 바울처럼 세상 사람들과는, 아니 대부분의 신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고 추구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고 현실적인 풍요가 따르면 오히려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때는 “자기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라고 느껴야 합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 아니라 사단에게 일시적으로 조종당하고 있다고 깨달아야 합니다.

은사자의 경우에는 더더욱 자기의 유익을 잘못 구할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은사를 시행하면서도 너무나 쉽게 사랑이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은사란 정작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지 은사 자체만 시행해선 은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반 신도의 경우도 믿음이란 정작 하나님과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지 믿음으로 자기 소원을 이뤄내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5/1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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