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1:1-3 교회를 죽이는 교회개혁

조회 수 664 추천 수 33 2009.11.09 23:16:39
교회를 죽이는 교회개혁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입은 바울과 및 형제 소스데네는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과 또 각처에서 우리의 주 곧 저희와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에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고전1:1-3)


바울은 고대 편지의 양식을 따라 먼저 서신을 읽을 수신자들을 밝히고 있는데,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와 각처에 있는 신자들이라고 합니다. 고린도 교회만 아니라 다른 교회들에도 서신이 회람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두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인사말만 잘 살펴보아도 교회에 대한 성경적 정의(定意)와 교회가 맡은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이라고 합니다. 또 “각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도 교회이긴 마찬가지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고린도라는 특정지역에 사는 그런 자들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조직체계를 갖추고 건물을 보유한 가시적 교회와는 일단 거리가 멉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의미를 결코 배제할 수 없음은 복수의 사람들을 지칭했기 때문입니다. 복수라면 당연히 그런 사람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또 모임이 진정한 모임이 되려면 어떤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자주 모여야 합니다. 필연적으로 조직체 교회는 태동하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힘을 합쳐 동일한 목표를 구현하려면 모이기 이전에 각자가 그 목표를 알고 헌신되어야 합니다. 본문도 하나의 목표 때문에 부르심을 입었다고 합니다. 수동태 표현에 유의해야 합니다. 사람이 스스로 판단하여 목표를 정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부름 받지 못한 사람들로선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목표를 따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러주시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게 했다고 합니다. 신자가 도덕적 종교적으로 완벽하게 선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거룩”이라는 의미는 어떤 것과는 별도로 구별시킨다는 것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한 죄인이 하나님의 독생자의 보혈의 공로를 온전히 믿으면 하나님께서 그더러 의인이 되었다고 선언하면서 당신의 자녀로 삼아주신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죄의 본성이 살아있는 불완전하고 연약한 죄인입니다. 세상 사람과 달라진 점은 단지 그분의 온전한 은혜를 알게 된 것뿐입니다. 따로 불러내어졌기에 성도이지, 성도라서 부름 받은 것이 아닙니다.  

물론 구원의 역사는 성령이 신자 영혼에 간섭하여 일어나기에 신자 스스로도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진정으로 겸비해져 완전히 항복하게 됩니다. 자기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그분을 주로 모시게 됩니다. 예수님을 교리적으로 믿은 것이 아니라 그분을 인격적으로 대면한 체험을 통해 그 후의 자기 인생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주인으로 따르게 됩니다.  
    
이제 그런 성도들을 함께 불러 모은 목적이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부름 받지 못한 자들 앞에서 예수님이 만물과 인생의 참 주인 되심을 그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 그들에게 십자가의 복음 즉, 왜 자기들이 예수님으로 인해 거듭나서 오직 그분을 위해 살고 있는지 말씀으로 전하여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불러 모은 이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소명이자 감당할 역할입니다.

그럼 역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됩니까? 그런 중생의 체험이 없는 자는 성도가 아닙니다. 정말로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뒤집어져 이전과 다른 삶을 살고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이전과는 자신이 전혀 달라졌다는 확신과 앞으로 그리스도를 닮아 거룩해지고야 말겠다는 소망과 열정을 지녀야 합니다. 또 세상 속에 살면서 무슨 일을 하던 평생을 두고 오직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도록 하나님께서 자신을 따로 불러내었다는 확신과 실천이 없으면 성도가 아닙니다. 천국으로만 부름 받은 것이 아니라 하늘의 생명책에는 이미 그 이름이 완전히 올라갔기에 세상으로 그리스도를 품고 다시 돌려보냄을 받은 것입니다.  

잠시 착각하시면 안 됩니다. 지금 한 개인의 중생의 체험과 신자로서 자격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교회다운지 여부를 살피는 중입니다. 그런 성도들이 모여서 실제로 주님이 주신 소명을 충성되게 감당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들이 조직하여 운영하는 종교단체일 수는 있어도 말입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위해 기원(祈願)하는 내용을 다시 보십시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하나님이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구원해준 그 사랑과 공의를 교회가 좇아 따를 때에 하나님이 그 안에 은혜와 평강을 계속 부어주실 것이라는 뜻이지 않습니까? 다른 말로 예수님의 복음을 벗어나선 교회가 은혜와 평강을 구할 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아주 잘 아는 평범한 진리인 것 같습니까? 교회들이 현재 다 마땅히 가르치고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과연 그러할까요? 바울이 고린도 교회 안에 있을 은혜와 평강을 부연해서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이는 너희가 그의 안에서 모든 일 곧 모든 구변과 모든 지식에 풍족하므로 그리스도의 증거가 너희 중에 견고케 되어 너희가 모든 은사에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림이라 주께서 너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끝까지 견고케 하시리라.”(5-8절)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풍족해지고 그분의 역사하심이 많이 드러날수록 주님의 다시 오심을 소망하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분 앞에 설 때에 책망할 것이 없도록 주님께서 견고케 해주신다고 합니다. 오직 예수님에 의해 모든 삶이 인도될 때에 그분을 더욱 잘 알 수 있고 아는 만큼 그분을 드러냄으로써만 교회에 은혜가 넘친다는 것입니다. 또 그분 안에서 책망할 것이 없어지도록 그분에 의해 변화되어짐으로써 평강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교회가 이런 은혜와 평강 가운데 있으면 당연히 “다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게”(10절) 된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바울은 지금 분쟁으로 지새는 고린도 교회가 정말 교회로서 다시 올바르게 바로 서도록 가르치기 위해서 교회의 본질을 미리 간략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을 머리로 모시는 성도들이 당신에 대해 배우고, 당신에 의해 변화되고, 당신에 의해 살아서, 주위의 당신을 모르는 사람들 앞에 당신을 증거하며, 당신과 천국에서 맞대면하여 당신과 같은 영광을 입기만 소원하는 모임이라는 것입니다. 또 그 사명을 실현하는 것 자체가 바로 교회가 누릴 은혜요 평강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를 통해 오직 예수님의 영광의 광채만이 세상 앞에 비춰져야 하고 성도는 사나 죽으나 그 일에 전적으로 헌신해야 합니다. 풍요든 궁핍이든 성도 개인의 현실적 사정이 교회와는, 정확히는 성도가 바로 교회니까 주님이 교회에 주신 소명과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교회로 불러 모은 뜻은 오로지 예수님을 나타내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작금 많은 교회들의 실상은 어떠합니까? 교인들의 현실적 정서적 종교적 필요나 소원이 성취되어야만 은혜요 평강이라고 간주합니다.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은 완전히 뒷전이고 교인과 교회라는 조직체만 증거합니다. 예수 잘 믿어 형통하는 것도 예수를 증거하는 것이라는 것은 궤변 중의 궤변입니다. 죄에서 구원하여 당신의 자녀답게 바꾸어서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한 통치를 확장시키며 당신의 주되심을 증거케 하려는 예수님의 성육신의 목적과 교인의 개별적 형통이 대체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정말로 교회가 예수님의 십자가 진리를 바로 알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는 말씀의 뜻조차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은 십자가를 거치지 않고는 절대 신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데도 교회는 인간이 지어낸 형통과 안락으로 대체시켜버렸습니다. 죄악을 철두철미하게 저주하여서 자신의 죽음으로만 패배시키는 십자가마저 완전히 실종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교회들이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말로써는 가르칩니다. 그러나 교회가 가르친 교리에 동의한다면 그대로 의지적으로 믿으라고 하는 것으로 끝입니다. 자신의 추하고 더러운 옛사람을 십자가에 실제로 못 박아 죽이는 일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성령의 간섭에 의해 그 존재가 완전히 뒤집혀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인간에 의한 인간 스스로의 순간적 결단이 구원 받을 수 있는 믿음으로 둔갑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교회라는 종교단체에 입회하기 위해 그 회칙에 관한 구술 면접을 치른 꼴일 뿐입니다.

예수님과는 아무런 실질적 관계가 형성되지도 않은 채 인간끼리 종교적으로 교제하기 위한 목적의 교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것도 기독교라는 허울 좋은 겉치레만 했을 뿐 속으로는 서로 돈을 잘 버는 정보와 방법을 공유하는 아주 교묘하고 치사한 단체일 뿐입니다. 세속 권력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외부적으로는 그럴싸한 명분과 핑계를 갖추어 속내를 들키지 않으며, 절대자의 힘을 빌려서까지 열심히 돈을 벌겠다는 뜻입니다. 꿩 먹고 알 먹고 정도가 아닙니다. 이 만큼 수지맞는 장사는 세상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성경을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읽어본 성도들로부터 급기야는 조직체 교회는 없어져야 하고 율법의 완전폐지론을 비롯해 성수주일도 할 필요 없다는 극단적 발언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런 주장에 교회들이 제대로 반론도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 성경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이라고 분명히 밝혔지 않습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하여진 성도들을 하나님이 불러 모아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는 일을 감당하고 또 그 일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성도들의 모임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바꿔 말해 교회가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는 일을 등한히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문제이지 교회라는 조직체 자체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럼 교회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할 일을 바꿔야함도 당연합니다.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으로만 교회가 존재, 유지, 성장해야 합니다. 또 그 일에 정말로 모든 성도들이 힘을 합쳐 죽도록 충성해야 합니다. 교회가 존립할 수 있는 근거와 본질을 다시 붙들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교회를 걱정하는 분들이 그동안 교회가 저지른 잘못들을 고치는 데만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개혁대상으로 삼은 교회의 수많은 폐해들은 교회가 존재목적 자체를 잘못 잡았기에 생긴 결과적 파생물일 뿐입니다. 비유컨대 당뇨병에 걸려 체중이 자꾸 주는 데도 겉으로 드러난 체중 감소에만 초점을 맞추어 체중 늘리는 일만 하려는 셈입니다. 말하자면 온갖 기름지고 단 음식을 먹어 체중은 느는데 당뇨는 더 심해지는 경우도 생긴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회복되지 않는 교회개혁은 아무리 그 내용과 방안이 좋아도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합니다. 어떤 방안이라도 장단점은 각기 있게 마련이고 자칫 단점이 더 부각되면 또 다른 분쟁과 잘못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교회로만 돌아가면 됩니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란 하나님의 교회개혁, 사실은 창립방안입니다. 당연히 절대 하자가 생길 리가 없습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오직 예수님만 가르쳐지고 또 그 배운 대로 실천하고 증거하는 그런 교회로 말입니다.      

11/7/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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