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27:36 망령된 신자들

조회 수 490 추천 수 17 2009.09.09 00: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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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된 신자들


에서가 가로되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함이 합당치 아니하나이까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가로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창27:36)


야곱은 아버지마저 속이고 형이 받을 축복을 대신 차지했습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에서는 심중에 그를 죽이리라 작정할 정도로 분통하게 여겼습니다. 그럼 그가 장자권을 팔 때는 너무 허기져서 실수했지만 사실은 소중하게 여겼던 것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사람의 모든 행동은 아무리 급해도 항상 마음먹고 있는 바탕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성경은 에서의 평소 생각을 분명하게 나타내주는 힌트를 이미 제시하고 있습니다. “에서가 사십 세에 헷 조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취하였더니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더라.”(26:34,35)

한 집안의 장자가 된다는 것은 그 집안의 가치관, 관습, 전통, 생활방식 등 모든 것을 이어 받는다는 뜻입니다. 특별히 이삭의 가문에선 여호와 언약에 참여하여 대대로 이어줄 책임마저 있었습니다. 에서는 당연히 부모의 전례를 좇아 이방인과는 결혼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이삭과 리브가가 이 일로 근심했다는 것은 필시 평소에 결혼을 포함한 여호와 언약에 대해 계속 가르쳐왔는데도 어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이 구태여 나이 사십에 결혼했다고 밝힌 이유는 충분히 세상물정과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그랬다는 것입니다. 에서가 아주 기본적인 결혼 문제와 심지어 부모에게 순종하는 일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 장자권으로 계승해야 할 여호와 언약에는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이삭 가문더러 이방인과의 결혼을 금하는 이유는 물론 신앙과 혈통의 순수성을 보존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외에 쉽게 간과해선 안 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들 사이에 우거(寓居) 즉, 기거만 허락 받되 그 사회 시민으로 가입되지 못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더러 이 땅은 영원한 본향이 아님을 깨닫게 하려는 것입니다. 나아가 당신께서 후손을 하늘의 뭇별처럼 창성케 하고 또 그 땅을 차지하게 할 때까지는 섣불리 인간적 수단을 동원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소망 가운데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에서는 그것이 싫었던 것입니다. 어차피 우거할 처지라면 아무에게도 장애 받지 않는 직업인 사냥꾼이 되기로 작정했습니다. 또 떠돌아다니면서 만난 여자들을 자기 마음에 드는 대로 골라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들을 통해 그 사회 주류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평소 부모만 무시한 것이 아니라 여호와마저 두려워한 기색조차 전혀 없었던 자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장자권을 빼앗기자 불같이 화를 낸 이유는 무엇입니까? 물론 아비가 빌어 줄 복이 아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야곱에게 두 번이나 속은 것이 너무 분했던 것입니다. 동생이 형을 아주 우습게 취급했다는 뜻입니다. 평소 장자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또 그에 걸 맞는 행동을 하지 않은 자기 잘못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자존심에 상처 입은 것에 집착했습니다. 정말 아비의 복을 소원했다면 이방 여자와 결혼부터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자기 마음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기질인지라 그것에 방해 받으니까 그 반사 작용으로 원망과 저주를 야곱에게 몽땅 쏟아 부은 것입니다.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야곱의 눈의 티부터 먼저 본 정도를 훨씬 넘었습니다. 야곱이 잘못한 것 하나를 빌미로 평소 모든 자기 잘못은 덮어버리고 나아가 야곱을 정죄 심판 아니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였듯이 한 부모에게서 난 동생 그것도 쌍둥이를 말입니다.

그의 피 속에는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하나님마저 거역했던 아담의 원죄가 생생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하려 했습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은 오직 자기였고 세상은 자기중심으로만 돌아야 했습니다. 거짓의 아비 사단의 영이 그의 영혼을 완전히 주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살인하는 자 사단에게 묶인 지라 전혀 주저하지 않고 친동생을 죽이려 했습니다. 아비에게 받을 축복은 사실상 큰 관심이 없었으면서 단지 자기를 두 번이나 속였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사단에 묶인 자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들어온 자들에 대해 반응하는 전형적 모습입니다. 불신자들에게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라고 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왜 자기가 죄인이냐고 따지고 듭니다. 하늘 우러러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신합니다. 나아가 신자들이 뒤로는 호박씨를 더 깐다고 난리칩니다.

뒤로 호박씨 깐다는 말을 곰곰이 따져 보면 단순히 신자가 위선적이라는 뜻만은 아닙니다. 신자는 남들 앞에 공개적으로 죄를 짓는 것을 자제할 만큼 죄 짓는 횟수는 오히려 적다는 것을 그들도 인정한 셈이지 않습니까? 또 자기들은 그렇게는 하지 않고 당당하게 호박씨 깐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꼴입니다. 마치 에서가 도덕적으로 야곱보다 훨씬 더 선한 체 한 것과 같이 말입니다. (야곱이나 신자가 도덕적으로 에서나 불신자보다 우월하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불신자들이 예수 믿는 신자를 싫어하는 표면적 모습의 뒤쪽에는 선을 행하기를 귀찮고 싫어하는 본성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어 신자가 되면 그 동안 즐기던 죄악을 중지하고 경건하게 살아야 함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이 죽기보다 싫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거짓의 영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자기 잘못은 보지 못한 채 오직 남이 잘못한 것만 보입니다.

그것도 단순히 누가 잘났는지 따져 보는 정도가 아닙니다. 속에 감쳐져 있던 이상하리만큼 추악하고도 극심한 하나님을 향한 증오가 기회만 닿으면 그 즉시 나타납니다. 사단이 하나님 특별히 예수님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이 그 종들의 감정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작 불신자들은 자기들이 그렇다는 사실 조차 모릅니다. 아니 눈치조차 전혀 못 챕니다. 오히려 자기들이 더 선하다고, 최소한 크게 잘못한 것 없다고 믿습니다. 특별히 악독하고 치사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를 모르는 모든 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단의 흑암의 그물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서는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팔아 (영원히) 망령된 자”(히12:16)가 되었습니다. 눈앞에 당장 하고 싶은 일로 이삭에게서 받을 축복, 사실은 하나님과 맞바꿨습니다.
자연인은 누구나 에서입니다.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일에 방해가 되면 하나님과 부모마저 거역하겠다고 덤빕니다. 반면에 자기에게 현실적 유익이 되면 어느 누구와도, 영원히 망령된 자로 죽이는 사단과도 손잡을 정도로 언제든 태도가 돌변할 수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에서보다 저를 비롯한 바로 우리 이야기로 들리는 것은 무순 연유입니까? 우리에게 죄는 극도로 좋아하면서 선은 극도로 미워하는 망령된 본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팥죽 한 그릇이면 하나님도 팔고 사단을 따를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기껏 잘 봐줘서 장자 명분보다 팥죽 한 그릇이라도 주는 하나님만 찾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이 남의 눈의 티끌을 먼저 보는 것이 단순한 도덕적 결함에 그치지 않습니다. 내 들보를 없애기 위해 기껏 티끌 밖에 가지지 않은 남을 완전히 죽여 버려야 속이 시원해지는 썩어빠진 영혼 탓입니다. 심지어 순전히 남을 죽이는 재미에 빠져 그러는 적도 많을 정도로 영적으로는 완전한 시체입니다. 신자마저 그 본성에서 아직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은혜 외에 소망이라고는 전혀 없지 않겠습니까?  

4/2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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