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 깊게 성경공부를 하려면?

[질문]

성경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성경을 비롯하여 신앙서적을 꾸준히 읽고 있으며 목사님들의 은혜로운 글을 통해 신앙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성경의 전체적인 맥락과 교리적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누가 복음에 대해 묻는다면 답변할 정도의 지식(?)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각론으로 들어가면 부끄러울 정도로 무지함을 절감합니다. 오래전에 구입했던 주석전집(그랜드종합주석)을 펼쳐 놓고 시간될 때마다 읽어나가지만 진도도 매우 느린데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잘 몰라 난감하기도 합니다. 평신도가 성경에 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조언을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답변]

많은 신자들이 성경공부를 체계적으로 해서 말씀을 정확히 알고 싶어 하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제대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미 이런 고민을 가졌다면 질문자님처럼 성경전권을 여러 번 통독했고 교회의 초신자성경공부나 제자훈련 등을 통해 성경과 교리에 관한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서 십자가 복음을 남들에게 전하거나 가르칠 정도는 될 것입니다. 그런 단계에서 신학교에 가지 않고도 개인적으로 할 수 있고 추가로 해야 할 공부를 간단히 몇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신구약 66권의 전체 구조와 각 권의 내용과 주제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정리해야 합니다. 예컨대 신구약관통시리즈를 읽고 배우거나 전문적으로 접근하려면 “신구약개론”서를 읽으면 됩니다.(아마도 이미 공부하셨으리라 믿습니다만...) 같은 맥락에서 “성경을 책별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 같은 관련서적도 구해서 보십시오. 이와 동시에 “성경해석학” 책을 꼭 읽어 보십시오.

성경주석전질은 각 책과 구절을 정밀히 해석할 때에 사전처럼 참고하는 용도입니다. 그것으로 성경공부를 하려면 말씀하신 대로 그 양이 방대해서 다 읽어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구절구절마다의 자세한 설명을 하나로 엮어서 본문 해석에 대한 정답으로 도출해 낼 수도 없습니다. 심도 깊게 성경을 공부하려면 주석은 반드시 참조해야 합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아닌 이상 주석이 붙은 성경(예, 톰슨성경, 오픈성경)을 구입해 본문을 관련주석과 함께 꼼꼼히 읽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이왕 성경에 관심이 많아 신학공부까지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목회자로 헌신하라는 소명을 받지 않은 이상 신대원에 정식으로 입학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입니다. 대신에 “신구약개론”과 “성경해석학” 과목을 청강만 하시는 방안을 강구해보시지요. 신학교를 가도 성경 66권 전체를 다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처럼 성경의 체계, 내용, 주제, 해석방안 등을 배워서 스스로 성령의 인도에 따라 평생토록 말씀과 씨름해야만 합니다.

성경구조와 해석법에 대한 이런 기초적인 뼈대를 세운 후에 기회가 닿으면 “조직신학”을 함께 공부하시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일반성도들에게 기초교리공부만 아니라 신구약개론과 성경해석학과 간략한 조직신학까지 가르쳐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이런 책이나 과목을 배운다고 자동적으로 성경을 잘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모든 말씀을 하나님 중심으로 읽고 또 읽고 묵상하고 또 묵상하되 신구약 성경 전부를 반드시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을 해석의 열쇠로 적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차 해석한 내용을 정통교리와 십자가 구원진리에 비추어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요컨대 성경해석의 비결은 본인이 부단히 노력하여 스스로 터득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읽고 또 읽고, 묵상하고 또 묵상하는 습관부터 들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샌가 성경을 보는 눈이 조금씩 열릴 것입니다.

2/16/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