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하 4:29-31) 게하시는 왜 치유하지 못했는가?
[질문]
왕하 4장을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라는 맥락으로 읽는 중에 궁금한 사항이 하나 생겼습니다. 게하시가 엘리사가 명하는대로 하였음에도 아이는 낫지 않았는데 왜 그러한지 궁금합니다. 그가 단순히 시키는 대로만 하고 기도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엘리야가 직접 나서야만 했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오늘날의 신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답변}
성경은 앞뒤 전체를 죽 연결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또 성경에 관한 의문은 성경 안에 답이 반드시 있습니다. 게하시가 정말로 엘리사의 명대로 했는데도 아이가 낫지 않았다면, 엘리사에게 하나님의 권능이 많이 부족하거나, 게하시를 욕 보이고 자기 능력만 남들 앞에 자랑하려는 거짓된 선지지가 됩니다. 게하시가 기도하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이지만, 그보다는 엘리사의 명령을 어긴 점이 따로 있었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엘리사가 "네 허리를 묶고 내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라 사람을 만나거든 인사하지 말며 사람이 네게 인사할찌라도 대답하지 말고 내 지팡이를 그 아이 얼굴에 놓으라고"(29절)고 명했습니다. 그 다음의 성경 기록을 보면 게하시가 단순히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서 아이 얼굴에 놓았다고만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낫지 않았으므로 그 말씀의 다른 부분을 어겼다고 봐야 합니다. 성경에 어떤 기록이 있다는 것은 반드시 그 진술로서 강조하려는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허리를 묶고"와 "중도에 사람을 만나 인사를 하지 말라"는 명령은 둘 다 최대한 빨리 달려가라는 뜻입니다. 유대인들의 길다란 겉옷이 급하게 행동할 때 불편하기에 달려가려면 허리를 묶어야 하므로, 그 표현은 빠르게 달려가라는 관용어입니다. 중간에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도 시간을 절대 지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엘리사가 두 번이나 빨리 달려 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엘리사가 집에 도착해보니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게하시가 그 둘 중 하나를 혹은 둘 다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중도에 시간을 많이 지체했던 것입니다. 성경에 명시적으로 그런 기록이 없어도 앞뒤 모든 정황상 그것 외에는 아이가 치료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장의 기록을 보면 게하시는 주인의 명령을 우습게 여겼기에, 평소에도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습니다. 재물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주인 엘리사의 명령을 서슴없이 거역했으며, 그로 인해서 하나님께 벌을 받았습니다. (왕하5:20-27)
그러니까 수넴 여인의 아들에게 갈 때도 엘리사의 명령을 예사로 여기고서 뛰어가지 않았거나, 또는 만나는 사람들과 자기 자랑 투의 말을 했거나, 둘 다였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추정입니다. 게하시로선 하나님의 종의 명령을 어김으로써 한 번 실패했기에, 다시는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도 전혀 회개하지 않고서 또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큰 벌을 자초한 것입니다.
이 사건이 오늘날 신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그래서 간단하게 둘입니다. 첫째는 주님의 뜻에 오직 순전한 믿음으로 - 자신의 체면 위신 신분 위치 상황 여건 생각 감정 욕심 계획 등에 절대 구애 받지 말고 - 전적으로 온전히 순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어떤 이유가 되었던 순종하지 못해서 한 번 실패했다면 다음에는 그러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1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