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창조 방식은 왜 특별했는지요?
[질문]
하나님은 사람 이외에는 모두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사람만 특별히 흙으로 직접 빚어서 지으셨다고 배웠습니다. “말씀으로 창조하셨다”와 “흙으로 지으셨다”는 이 둘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창조와 지으심은 동등하고, 생기를 불어 넣어주시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창조 됨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
[답변]
질문에 답변드리기 전에 먼저 아셔야 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성경의 창조 기사는 과학 논문이나 신문 기사 같은 정밀한 보고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온 세상을 창조하신 전체적인 개관과 그 순서를 기술하면서 창조의 의미와 목적을 밝힌 것입니다.
그 전에 성경부터 인간이 이 땅에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특별히 죄에서 구원받아서 그분의 백성으로서 그분과 영적으로 충만하게 교제 동행하는 데에 부족함이 전혀 없게 해주는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를 계시한 책입니다. 쉽게 말해 하나님의 관점에서 인간이 꼭 알아야 할 영적 진리만 기록한 것입니다.
영적 진리를 계시한 책이라 당연히 상징과 비유 같은 문학적 기법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바꿔 말해서 하나님은 인간의 이해 수준에 맞춰 주기 위해서 인간의 언어로 당신의 뜻을 알기 쉽게 표현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든 신자는 성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해선 아래 링크에 소개한 책을 꼭 사서 공부해 보시길 강력히 권면드립니다.
이런 맥락에서 창세기 1장은 피조세계 전반을 순서대로 질서 있게 창조했다는 개략적인 진술입니다. 창세기 2장은 인간의 창조와 의미를, 또 결혼 제도의 제정에 관한 각론적인 진술입니다. 비유하자면 1장은 공장 전체를 건설한 순서와 일정을 먼저 설명한 후에, 2장은 공장의 핵심 부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었다고 한번 더 설명한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1장과 2장 둘 다 과학적 보고서가 아니므로 단순히 문자적으로 접근해선 안 되며 싱징과 비유 등의 기법이 사용되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우선 하나님이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해서 인간처럼 소리를 내어서 명령했다는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전지하신 하나님이 당신의 완벽한 계획, 뜻, 목적 등을 미리 마련하고서 전능하신 당신의 권능으로 완벽하게 그대로 실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뜻을 확정한 후에 당신의 의지로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스스로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요컨대 말씀으로 창조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완벽한 뜻과 계획대로 당신께서 완벽하게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창조는 하나님이 당신의 완전하신 권능과 완벽하신 계획에 따라서 “무(無)에서 유(有)를” 실현해 낸 것입니다.
당연히 인간의 창조도 그러합니다. 말씀으로 창조했다는 명시적 언급만 없다 뿐이지, 당신의 완벽한 계획과 뜻이 있었으며(창1:26~28) 그대로 완벽하게 창조하셨기에 당신께서 심히 만족하셨습니다.(창1:31)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창조했다."는 것도 문자적으로 진흙으로 빚었다고 보시면 안 됩니다. 흔히들 생각하듯이 미켈란젤로의 조각품처럼 흙으로 형상을 조성해 낸 것이 아닙니다. 흙이라는 원어에 ‘먼지’의 뜻이 있듯이 당신께서 미리 창조해 놓은 물질, 즉 모든 원자를 인간에 맞게끔 정확하고도 완벽하게 조합해서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인간의 창조에 대해서만 따로 부연 설명을 하고 특별하게 표현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경륜에 의하면 모든 피조물 중에 인간은 특별한 위치, 신분, 특권을 갖고 있기에 다른 피조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창조했다는 뜻입니다.
"코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는 것"도 그런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여기서 ‘생기는 단순히 호홉, 생명을 뜻합니다. 다른 모든 동식물도 하나님이 생명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모든 생물은 단순히 말씀으로 창조하셨으나, 인간만은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라고 창조의 방식을 다르게 표현한 것은 인간에겐 특별한 목적을 부여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른 모든 동식물에겐 단순히 “생육하고 번성하라”(창1:21)는 복만 주셨습니다. 다른 생물은 생존과 번식만 하면 되므로 하나님은 각 종류별로 그러기에 적합한 기초적인 지능과 스스로 계획 통제하지 못하는 생물학적 본능만 부여했습니다. 반면에 인간을 창조한 목적과 또 부여해 준 축복은 ‘생육과 번성’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창1:26) 한마디로 쉽게 설명하자면 하나님은 당신을 대리하여 이 땅과 그 안에 모든 피조물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다스리게 할 목적으로 인간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인간이 당신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만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살아갈 물질계에 당신의 실체를 직접 드러낼 수는 없습니다. 어떤 물질계도 그분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영이신 그분은 인간과 영적인 교통으로 당신의 뜻을 계시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만 따로 당신과 소통이 가능한 영적인 존재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당신의 형상과 모양을 닮게 만드셨다는 뜻이 여럿이나, 가장 기본적인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흙으로 지으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인간만 영적 존재로 만들었다고 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주일 학교 학생들에게 쉽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어떤 동식물도 하나님을 자기 이성으로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나, 인간만은 그분의 실존하심과 이 땅을 다스린다는 사실을 믿음이나 종교와 상관 없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신자도 자기 힘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큰 고난이 닥치면 기독교와 이름이 다르지만 절대자 ‘하느님’께 기도하지 않습니까? 창세기 2장에서 인간이 다른 생물과 다르게 창조되었다는 가장 기본적인 뜻은 그래서 인간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존재로 지어졌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결론 내리자면 질문자님의 “창조와 지으심은 동등하고, 생기를 불어 넣어주시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창조 됨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라는 말씀이 바로 정답입니다.
(2/18/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