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의 우상을 완전히 깨트리지 못하면?

 

[질문]

 

내 자신과 내 안에 탐심이 들어오거나 나를 높이고 자랑하려는 마음 등이 우상이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상숭배는 십계명의 첫째 계명을 위반한 것이니까 용서받지 못한다고도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죽기 전까지 성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죄와 싸우는 동안 내 안의 우상과 나를 우상으로 삼는 것도 주님 안에서 깨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죽기 전에 내 안에 우상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또 내 자신이 여전히 우상으로 남아있으면 그것으로 구원이 취소될 수 있나요? 머리로는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이 자꾸 불안하고 답답해집니다.

 

[답변]

 

이 문제는 성경 진리들이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생기는 혼선입니다. 비유하자면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데 대충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짐작은 되지만 정확하게 어떤 공식을 어디서부터 적용해야 할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 문제에는 세 가지의 가장 기본적인 기독교 교리를 적용해야 합니다.

 

첫째는 구원과 그 취소 여부에 대한 교리입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이 택하신 죄인에게 성령이 간섭하여 예수님의 십자가구원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해서 그분께서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인간의 어떤 선행 공로 자격 능력도 일절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이 주관하십니다. 인간의 개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의 구원이므로 태생적인 연약하고 타락한 본성은 그대로 둔 채, 예수님이 인간이 져야 할 죄 값을 십자가에 죽음으로 다 갚으셨기에 영원한 심판의 형벌에서 면제해준 것입니다.

 

말하자면 도덕적으로는 여전히 연약하고 불완전한 상태에 있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 실현한 공로에 의거해서 법정적인 차원에서 의롭다는 판결을 내려준 것입니다. 예수님의 의를 죄인에게 전가시켜서 의롭다고 칭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은 후에는 평생을 두고 성화의 노력을 해야 하나 어느 누구도 완성된 의인이 될 수는 절대 없습니다.

 

인간 스스로는 결코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하나님 쪽에서 독생자의 죽음과 맞바꾸어서 구원해주셨습니다. 신자가 된 후에도 인간의 태생적 본성을 스스로는 변화시킬 수 없으므로 성화에서의 상벌의 원리도 칭의 때와 달라질 수 없습니다. 성령으로 거듭나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신자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마찬가지 맥락에서 그 구원은 결코 취소되지 않습니다. (구원이 취소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에 대해선 본 사이트에서 여러 번 다뤘습니다. 성경문답 차례의 구원항목에서 관련 글들을 찾아서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는 구원은 죄에서 구원 받는 것인데 그 죄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으로 짓는 윤리적인 죄들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착한 자가 천국을 가는 행위 구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외면 배척 대적했던 영적인 죄에서 구원 받은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세상 모든 이가 구원 받아야만 할 원죄인데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윤리적 죄들은 바로 그 원죄로 인해서 파생되는 것입니다.

 

모든 자연인은 사탄에 미혹되어서 하나님을 찾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기에 영혼이 죽어 있는 상태입니다. 성령님이 그 영혼에 간섭하여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심어주어서 되살리고 당신을 일생을 두고 따르게 이끄는 것이 구원입니다. 영혼이 죽게 된 원인은 최초인간이 스스로 높아져서 하나님을 배척하고 자기가 세상의 주인이 되려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구원은 죄인의 스스로 선해지려는 노력이나 열매를 전혀 평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따라 죄의 본성은 그대로 두고 의롭다고 칭해 준 것입니다. 구원 후에도 자기를 세상에서 최고로 높이려 했던 원죄의 습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신자가 된 후의 성화는 단순히 죄를 범한 행동을 절제하고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며 아무리 그렇게 노력한들 불가능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던 자기를 중심에 두고 최고로 높이려는 옛 습성을 죽여야만 윤리적 죄들도 덜 짓게 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당신을 따르려면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신 까닭입니다.(마16:24)

 

요컨대 구원에서 칭의와 성화와 연결하여 죄를 이해할 때는 원죄와 그로 파생된 윤리적 죄로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에 링크한 글에서 구원과 죄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 놓았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우상숭배의 죄가 정확히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우상은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권능을 대신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어떤 것이라도 그분이 차지할 위치에 자리 잡게 만들면 그것이 바로 우상이 됩니다. 인생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하시며 인간에게 안전과 평안과 기쁨을 주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입니다. 그런데도 예컨대 재물이 자기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고 믿고 섬기면 돈이 우상이 됩니다.

 

십계명은 가장 먼저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출20:3)고 명합니다. 바로 이어서 우상을 깎아 만들어서 절하고 섬기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는 뜻은 하나님 앞에(before me) 두지 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면서 더 우선적으로 찾고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자가 가끔 자기 자신을 높이면서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탐욕과 뜻을 앞장세울 수 있습니다. 또 그로 인해서 설명 드린 대로 이런 저런 죄들을 범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사랑하며 믿고 따르겠다는 근본적인 마음의 바탕은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자신을 하나님보다 우위에 두거나 그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런 죄를 범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단지 일시적으로 옛 습성에 젖어서 알게 모르게 하나님보다 자신을 앞세웠던 것이며 또 그런 후에는 진정으로 회개합니다. 이는 우상을 숭배한 것이 아니라 단지 죄를 지은 것이며 이미 설명 드린 대로 그 때문에 구원이 취소되는 법은 없습니다.

 

하나님께 용서 받지 못하는 죄는 우상숭배(Idol Worship)인데 우상을 평생토록 자기 인생의 온전한 주인으로  모시면서 그것에 모든 가치와 의미는 물론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온전한 신자라면 그런 차원으로 자신을 우상으로 삼는 법은 없습니다. 때로 자신에게 져서 넘어질 수는 있어도 자신을 숭배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아직 구원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반면에 자신만이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이라고 믿고 그 주인 되는 자기만 섬기는 방식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불신자가 인간을 우상으로 숭배하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이 마지막 문장에서 ‘자신’ 대신에 돈, 자식, 명예, 외모 등을 대입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그것들을 우상으로 숭배하는 죄가 됩니다.

 

한마디로 질문하신 내용은 일시적으로 죄의 본성에 진 것이지 자기라는 우상을 숭배한 것이 아닙니다.  마치 사탄을 절대 숭배하지 않으나 사탄의 시험에 져서 때로 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죄는 모든 신자가 한 명의 예외 없이 죽을 때까지 그 세기와 빈도는 달라도 다 짓게 마련입니다. 전혀 염려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1/10/2022)

 

 

예수 믿은 후에 짓는 죄와 구원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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