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전2:15) 여자는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는가?
[질문]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딤전2:15)에서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는 부분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답변]
이 문답 사이트에서 거의 매 답변마다 강조하는 사항은 성경은 항상 앞뒤 문맥의 흐름에서 그 뜻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2:15 한 절에서만 뜻을 찾지 말라는 것입니다. 본문이 속한 2장 전체에서, 최소한 11-15절을 이어서 이해한 바탕에서 해석해야 합니다.
본문의 경우는 ‘그러나’라는 앞의 진술과 반대되는 뜻을 의미하는 접속사로 시작하기에 더 그래야 합니다. 그 반대되는 진술은 2:13-14절인데 그 구절 또한 ‘이는’이라는 앞의 진술을 보완한다는 뜻의 접속사로 시작하니까 또 그 앞의 9-12절의 내용을 살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그 앞의 9절은 ‘또 이와 같이, 8절은 ‘그러므로’, 3절은 ‘이것이’, 1절은 ‘그러므로’, 등등 모두가 접속사로 시작합니다. 바울이 특정 주제를 갖고 죽 이어서 논리적으로 변증해나가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디모데 전서 전체를 다 해석해야 하니까 말씀드린 대로 11-15절 범위에서만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질문하신 대로 본문에서 “그의 해산함으로”만 빼면 해석에 어려운 부분이 없습니다. “여자들이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구원을 얻으리라.”이니까 말입니다.
바울이 ‘그러나’라고 시작한 까닭은 앞에서 여자들이 구원을 얻지 못할 어떤 일을 말했지만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반증하려는 것입니다. 그 일은 바로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던”(14절) 것입니다. 최초의 인류가 타락한 첫째 원인이 이브가 사탄에 속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브는 심판 받아 마땅했습니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창3:16) 하나님은 선악과 금령을 어기고 당신을 대적해 타락한 인류 최초의 부부에게 먼저 찾아오셔서 짐승을 잡아 가죽옷을 손수 지어 입힘으로써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구원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에게 그 벌로 해산의 고통과 남편의 영적지도를 받아야 하는 벌을 부과했습니다. 아이가 잘못하면 부모가 용서는 해주되 그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체벌을 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녀에게 체벌을 가해도 부모 자식의 사랑하는 관계는 전혀 변함없듯이 하나님과 이브도 창조 때의 사랑의 관계가 동일하게 이어진 것입니다.
창세기3:16이 하나님은 이브에게 해산의 고통을 더 크게 함으로써 구원해주었다고 기록하듯이, 이 서신을 읽는 여성 교인들도 그와 동일한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이 신약의 여인들에게 아이를 해산하는 조건으로 구원을 주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브 이후의 모든 여성들에게 그녀와 동일한 구원의 은혜가 임한다고 강조하면서 창세기의 관련 기록을 회상해보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새삼스럽게 창조 때의 이브의 죄와 구원의 문제를 여기서 거론한 까닭도 ‘이는’이라는 접속사가 말하듯이 바로 앞에서 진술한 것 때문입니다.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11,12절)
여자가 교회에서 남자를 가르치는 것을 삼가야 하는데 그 이유를 이어지는 13, 14절에서 설명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담을 이브보다 먼저 지어서 가정의 대표자로 삼았고 또 이브가 원죄를 먼저 범한 죄인으로 남편을 부추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나님은 해산함으로 구원을 허락했다고 했으니까 예수 십자가의 은혜 안에 들어온 그분의 자녀라는 신분에선 남편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제는 왜 여자가 남자에게 순복해야 하는지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바울이 저작했지만 성령의 영감을 받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럼 하나님이 과연 남녀를 차별하는 것인지 의아해집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15절 자체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제가 앞에서 2장 전체를 이어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아래 구절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2절) 바울은 2:1-7까지 교인들이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권하면서 기도하는 중요 목적 중의 하나가 “모두가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남자 교인들도 분노와 다툼 없이 즉, 동일한 목적을 갖고 기도하라고 권했습니다.(8절)
그런 후에 “또 이와 같이” 여자들도 염치와 정절로 단장하고 선행을 하며 교회 안에서 남자를 가르치려 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9-12절) 마찬가지로 모든 교인들의 교회생활이 고요하고 평안해지려면 교회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을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교회에 질서를 세우라는 권면이지 남자와 여자를 차별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바울이 이렇게 오해 살만한 권면을 했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디모데가 사역하고 있던 에베소교회에 이미 어떤 여자들이 말썽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딤전5:11-15, 딤후3:9) 이 편지의 수신인인 특정 교인들의 특별한 상황을 염두에 둔 개별적 서신이었기에 본문은 여성차별과 무관합니다.
다지 강조하지만 이처럼 앞뒤를 연결해서 천천히 묵상해서 읽으면 문맥 안에서 거의 모든 의문이 풀린다는 점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4/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