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 돈 낭비는 일종의 신성모독(?)

조회 수 2390 추천 수 324 2007.02.02 14: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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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필립 얀시의 고찰
“내 눈이 주의 영광을 보네”(좋은 씨앗사 간, 홍종락 옮김) 중에서 발췌함



돈은 보이는 세계에서 강력하고 매혹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돈만 있으면 혼잡한 레스토랑에서도 신기하게 식탁이 차려지고, 보잘것없는 추남이 아름다운 여인과 사귀면서 성관계를 거래할 수도 있다.  

예수님은 돈을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보셨다.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손에 잡히는 보물로 가득한 사회에서 사는 우리에게 일종의 경고와도 같다. 그분은 돈을 사악한 영적세력, 하늘나라에 대항하는 맘몬 신으로 묘사하셨다. 예수님은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돈의 위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건 하라고 심지어 모든 소유를 줘 버리라고 촉구하신다. 나는 돈에 대한 자크 엘롤의 선동적인 책 “돈과 권세”를 읽고 그의 몇 가지 제안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는 우리가 돈의 가치를 모독하고, 그 영적인 힘을 약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극단적이긴 해도 지폐 다발을 낯선 사람에게 줘 버리거나 공중에서 복잡한 도로를 향해 뿌려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했다. 그런 제안을 접했을 때 나는 터무니없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경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맘몬의 영적인 권세에 이미 굴복하고 있었다는 단서였다. 나는 돈 낭비를 일종의 신성모독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하늘나라를 섬기는 데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누군가에게 돈을 주면서도 그 요점을 놓치고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 정확하게 얼마나 기부해야 할지 염려했다. 나는 가장 효율적이고 투자대비 최대의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자선단체를 골랐고, 당연히 세금공제 영수증과 감사카드를 기대했다. 그러한 고자세의 계산된 기부는 성경의 가르침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즐겁게 흔쾌히 바치라고 말한다. 바치는 행위가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내 돈을 내어줄 때 돈을 둘러싼 신비한 마력이 깨어진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돈을 철제 금고와 비밀 장소에 쌓아둔다. 그러나 무작정 내어줄 때 돈은 풀려나고, 경쟁과 대차대조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은혜로 나타난다.  

시카고 시내에 살 때, 나는 어렵게 지내는 사람들을 몇몇 알게 되었는데 그들을 돕는 일은 합리적인 나의 기부 계획에 들어맞지 않았다. 가난한 노인들 틈에서 일하는 아내는 종종 집에서 쫓겨나거나 전기가 끊기기 직전인 노인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100달러 정도면 그들이 또 한 달을 버틸 수 있겠지만, 정부 기관이나 꼼꼼한 감사를 받는 자선단체가 그들의 어려움에 신속히 대처해주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봉투에 오십 달러나 백 달러 지폐를 넣어서 “당신을 아끼는 누군가로부터”라는 익명의 쪽지와 함께 슬쩍 그 집 현관 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처음 몇 번은 그 돈이 제대로 쓰인다는 보장도 없이, 세금공제 영수증도 받을 수 없게 그냥 돈을 내어주는 일이 마치 벌 받은 행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곧 나는 그러한 느낌 자체가 불경이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엘룰의 말처럼 나는 신의 지위에 오른 돈을 우습게 여기고 나를 누르는 돈의 지배력을 깨트릴 필요가 있었다. 돈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이 하늘나라에 투자하라고 내게 맡기신 재화로 볼 필요가 있었다. 그곳은 영원한 배당금을 주는 유일한 나라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에게 아무도 모르게 주라고 말씀하셨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나는 보험 증권을 사지 않으면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텔레비전 광고 모델들의 진지한 경고를 비웃는 법도 배워야 했다. 또한 '포춘' 지와 CNN의 경제 관련 프로그램들을 포르노 대하듯 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 두 가지가 내게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돈은 내게 음욕이나 교만과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 돈은 나를 마술사처럼 사로잡고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으로 유혹한다. 그리고 돈은 음욕과 교만처럼 내가 결코 ‘졸업할 수’ 없는 평생의 싸움터가 된다. 돈은 인격적인 힘이다. 사실 돈은 신이다. 예수님은 돈을 그렇게 부르셨다.

가난한 사람은 질투심과 싸워야 하고, 부자는 탐욕과 씨름한다. 나는 가난하게도 살아봤고 부유하게도 살아봤는데, 돈은 두 상황 모두에서 강력한 유혹이 된다. 돈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두 세계 사이의 충돌이 벌어지는 치열한 전장이다. 존 웨슬리는 집이 불타버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런 반응을 보였다. “주님의 집이 불탔다. 내가 책임질 일이 하나 줄어들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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