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고 형편이 더 나빠진 까닭은

조회 수 1604 추천 수 182 2008.04.08 03:28:20
“그 날 저물 때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니 저희가 무리를 떠나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가매 다른 배들도 함께 하더니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부딪혀 배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시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가로되 선생님이여 우리의 죽게 된 것을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이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시니 저희가 심히 두려워하여 서로 말하되 저가 뉘기에 바람과 바다라도 순종하는고 하였더라” (막 4:35-41)

오직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인하여 성경 속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진리임을 깨닫게 된 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기에, 전 당연히 앞으로의 삶이 순풍에 돛 단듯할 것이며, 과거 하나님을 몰랐기에 저질렀던 실수와 잘못이 이젠 바로 잡아질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착한 일 하면 상 주시고 나쁜 일 하면 벌 주시는 하나님으로 알고 있었던 제겐 어쩌면 당연한 기대였습니다. 게다가 많은 교회들이 예수를 믿기만 하면 복 받고 모든 염려와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노라고 뒷받침해 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해할 수 없게도, 제 형편은 예수 믿기 전보다 더 나빠지는 듯했습니다. 당황한 전 울며 따졌지요, 제 이전 잘못들 다 용서해 주신다 하지 않으셨냐고, 이젠 정말 하나님 잘 믿고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느냐고, 그런데도 왜 예전에 없던 이런 어려움들이 닥치게 내버려 두시고 해결해 주시지 않느냐고. 정말이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위 본문을 읽게 되었는데, 바람과 바다를 잠잠케 하신 예수님에 대한 제자들의 의문과는 달리 (“저가 뉘기에 바람과 바다라도 순종하는고”) 저는, 제자들이 광풍을 만나 죽게 되었다는 그 사실 자체에 의문이 생기더군요. 아니 예수께서 함께 계신데 어떻게 광풍이 일 수 있던 말인가? 그때까지 제가 알고 있던 바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는 의문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본문을 찬찬히 읽어 보니 더 이상했습니다. 바다 저 편으로 가자 한 것은 제자들이 아니라 예수셨습니다. 당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이 생떼를 써서 마지못해 예수께서 따라 나선 것이 아니라, 잠자코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주문하셨고, 제자들은 그 말씀에 순종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잠잠하던 바다에 느닷없이 광풍이 불더니 큰 파도가 일어나 배로 들어와, 그 노련한 뱃사람들이 감당 못할 상황이 발생하다니요? 더욱이 예수께선 저희가 죽게 된 것을 돌아보지 아니하시고 그 상황 속에서 단잠을 자고 계시다니,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옳단 말인가요?

저는 그날 깨달았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예수 믿기만 하면 만사 형통한다는 것은 헛소리고 사기란 것을. 오히려 제자가 되면 멀쩡하던 나의 삶에 광풍이 일 수 있다는 것을. 죽게 되었노라고 예수님께 살려 주십사 매달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예수님께선 나의 인생에 광풍을 없이 해 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 광풍 속에서 나와 함께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나는 광풍 속에서도 주님처럼 단잠을 자지는 못할지언정 두렵고 불안하더라도 주님을 믿고 버텨야 한다는 것을.

그 깨달음으로 저는 제 삶의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제게 어려움이 있는 까닭은 주님께서 절 제자로 받아주신 증거이며, 그것을 통해 제게 당신이 누구이신지 보여 주시고자 함이며, 절 당신의 사람으로 단련시키기 위함이라 믿으니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제 삶엔, 여전히 예기치 않았던 그리고 때론 이해할 수 없는 광풍이 불고 파도가 일고 그때마다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주께서 저와 함께 계심을 굳게 믿고 있기에 제 마음이 요동치 아니합니다. 앞으로도 시련은 그치지 아니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시련의 횟수와 크기만큼 제 속사람이 강건해지고 제 성품이 예수님을 닮아 갈 것을 압니다. 그렇기에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또 다른 시련을 기다립니다.

2008. 4. 7.

정순태

2008.04.08 11:38:11
*.75.152.117

정말 그렇지요? 유상 집사님!
바른 신앙 연륜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참,
덕분에 목사님도 뵙고
귀한 설교도 잘 들었습니다.
종종 기회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구요~~~!!! 샬롬!

작은자

2008.04.12 23:32:37
*.7.13.27

멋집니다 ^^
유상님의 글이 제겐
남의 이야기로 안들리니 어찌된일인지요 ^^ㅎㅎㅎ

예전에 이렇게 말한적이 있습니다
예수 믿으면 완전히 망한다고요~

성경에 등장한 인물보라고요^^
특히 제자들을 보라고요

거기 어디 멀쩡하게 성공한 제자 있었느냐고 말이죠^^
그게 정상이라고 그랬다나 어쨌다나

^^
귀한 묵상에 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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