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찌니라”(출20:3)
하나님이 인간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오직 당신만 섬기라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죄는 범해도 용서는 되지만 이 죄만은 용서가 안 됩니다. 가위 한국의 모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만 잘되면 다른 것은 다 깽판 쳐도 된다”고 말한 것에 비견 할만 합니다.
그러나 그와 똑 같은 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죄입니다. 이 둘은 사실은 서로 다른 죄가 아니라 동일한 죄를 표현만 다르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으니까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며 그 반대로 우상을 숭배하지 않으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첫 계명을 가만히 따져 보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형상을 닮아 이땅을 당신 대신에 다스려야 할 청지기인 인간으로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으면서도 또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너는 네게 … 있게 말지니라”고 했습니다. 너 스스로의 욕심과 계획에 따라 네 의지로 다른 우상을 함께 섬긴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대부분의 신자들도 오해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단순하게 하나님을 믿으면 복을 받고 믿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믿은 것에 추가로 보상 받은 것이 축복과 구원이고 반대로 믿지 않았기에 형벌과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지어 이미 하나님을 믿은 후에도 자꾸만 하나님을 또 다시 믿으려 듭니다. 한 번 믿으면 끝까지 같은 세기와 진심으로 그냥 단순하게 계속 믿어야 참 믿음입니다. 믿으면 복이 추가로 따라 온다는 생각이 완전히 굳어져 있기에 자꾸 더 세게 믿고 더 잘 믿으려고 합니다. 잘 믿는 것보다 추가로 따라 오는 복이 목적입니다.
아닙니다. 믿은 것이 바로 구원이며 믿지 않는 것이 바로 심판입니다. 예수님이 분명히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아니하므로 벌써 심판을 받은 것이니라”(요3:18b)고 했습니다. 예수를 믿지 않는 것 자체로 심판과 자동으로 연결되지 구태여 심사해서 다시 추가로 벌 줄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어떤 결론이 됩니까? 첫 계명이야말로 오직 신자에게만 주는 진짜 첫 계명입니다. 하나님을 이미 믿은 자에게 다시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말할 필요가 구태여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십계명은 불신자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불신자들이 흔히 나는 십계명을 어긴 적이 없다고 큰 소리 치지만 탐심에 관한 제 10 계명만 어긴 것이 아니라 사실은 첫 계명부터 위반한 것입니다. 아니 그들에게는 전혀 해당조차 안 되는 계명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신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지켜야 할 것이 바로 첫 계명이며 하나님도 신자를 향해 이 계명을 잘 지키는가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신자더러 기도 많이 하고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 드려라는 것을 첫 계명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신자라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또 신자가 된 후에는 어쨌든 기도와 예배는 잘 드린다는 것을 하나님도 아십니다.
그러나 어떤 종교적인 행위나 현실에서 믿음을 실천할 때도 결국은 그 본심이 항상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너희 속에 오직 하나님만이 절대적이고도 유일한 권능과 은총의 근원으로 모시고 있는가? 아니면 혹시 다른 것에 의지하고 있지는 않는가를 하나님은 가장 먼저 물어 보십니다. 기도하고 예배 드리고 성경을 볼 때나,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할지라도 가장 먼저 이 첫 계명을 제대로 지키는가, 자신의 본심이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가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많은 신자들은 솔직히 다른 많은 신들을 함께 섬기려 듭니다. 자기는 분명히 하나님을 섬기지만 그것도 제일 두렵고도 귀하게 생각하지만 때에 따라 다른 것도 의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시시한 문제까지는 간섭하지 않으신다, 혹은 이런 문제까지 하나님께 들고 나갈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하나님께 들고 나갈 수 없는 문제들은 거의 전부가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하나님을 잠시 외면하는 것입니다. 대신에 아주 크고 긴급한 문제가 생기면 또 하나님을 찾습니다. 세상의 수단이 완전히 소진되었거나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은 때만 하나님에게 의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평소 자기 실력으로 해치웁니다. 그러면 암, 부도, 대학입시, 직장선택 같은 일만 하나님의 일이고 나머지 모두는 자기나 세상 신들의 일입니다. 너무나 말도 안될 뿐 아니라 하나님께 이만큼 배역하는 일도 없습니다.
불신자는 제 10계명에 전부 걸리지만 신자는 심지어 첫 계명에서부터 걸립니다. 하나님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계명은 그것을 어겼을 때에 따라오는 징계도 가장 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이 계명만 잘 지키면 그야말로 나머지는 조금 깽판 쳐도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특하다고 봐준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실 제 1계명만 철저히 지키면 나머지 모두는 자동으로 잘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제 9계명까지는 자신 있는데 제 10계명이 문제니까 자기 속에 욕심을 줄이는 것에만 신앙 생활의 모든 포커스를 맞춥니다. 그것은 세상 사람이나 타 종교인들도 다들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일입니다. 신자는 달라야 합니다. 첫 계명을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내 속에 내 뜻과 계획마저 자꾸 없애려 들기보다 그것을 이뤄나가는 수단을 하나님 외에 동원하려는 습성부터 완전히 죽여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주시는 선한 소망으로 가득 차며 또 그 일을 이루시는 이도 하나님임을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자기의 뜻과 계획마저 잘 이루어지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에게만 순전히 의지할 수 있는 일이란 그 자체로 틀림 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실 선한 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자가 정작 평생을 두고 싸워야 할 신앙의 싸움은 내 속의 다른 신들을 죽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 말씀을 첫 계명으로 주셨습니다.
2/26/200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