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님 그리는 노래(思耶蘇曲)

조회 수 218 추천 수 0 2015.08.14 16:23:07

 

 

 

<제1: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미쁘신 하늘 뜻을 이 땅 위에 펼치실 때

나의 님은 정성 다해 이 내 몸을 만드셨네.

 

진흙 빚고 생기 넣어 형상 따라 지으시니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나의 님을 닮았어라.

 

에덴동산 풍요 속에 님과 함께 누릴 행복

미쁘신 뜻이어라 어찌 아니 감사하리.

 

그 명령을 준행하며 영원 삶을 살렸더니

오호라 슬픈지고 사단 유혹 넘어갔네.

 

선악 열매 먹은 후에 사망에게 종이 되어

복된 낙원 쫓겨나고 험한 세상 유리하니

허망할사 인생이라 내 님 얼굴 뵐 길 없네.

 

꿈결 같은 그 시절이 새록새록 그리워져

복락원을 바라보며 소망으로 간구하나

한번 떠난 주님 존전 돌아갈 길 막혔어라.

 

땅바닥에 주저앉아 꺼질 듯이 한숨 쉬며

이 내 몸을 돌아보니 나는 과연 누구런가?

 

나는 본시 흙이로고 쓸모없는 먼지로세

벌레같은 지렁이라 예쁨일랑 전혀 없네.

 

하염없이 눈물 흘려 애통한 맘 달래려도

누가 있어 이 내 마음 위로하여 주실건가?

 

절통한 맘 더욱 깊어 소망마저 끊어지고

고달플사 인생살이 가시밭길 열렸어라.

 

사랑이신 님의 마음 만 갈래로 짖어지니

이대로는 둘 수 없다 새로운 뜻 펼치시네.

 

방황하는 인생 모습 애처롭고 가련하니

대속으로 영생 주는 신비한 뜻 세우시네.

 

천지 창조 아드님을 인생으로 보내시사

연약하여 못 다 이룬 구원 역사 이루시리.

 

“네가 가서 저들 인생 온 몸으로 사랑하여

주홍 죄악 다 속하고 모두 내게 데려오라.”

 

“아버지여 보내소서 기쁨으로 이 땅 가서

십자가를 지고라도 일심으로 사랑하고

내게 주신 한 영혼도 잃지 않고 인도하여

하늘나라 넘치도록 풍성하게 하오리다.”

 

“죽어가는 인생에게 영원 생명 주시려는

아버지의 거룩한 뜻 한결같이 행하리니

아버지여 이제 나를 이 땅으로 보내소서.”

 

 

 

<제2: 사역과 대속>

 

만유 영광 나의 님이 이 땅 오신 모습보소.

 

천지 만물 주인 오심 춤을 추어 환영하고

그 영광을 찬양하며 영접함이 옳을진데

세상사람 하나같이 눈 찌푸려 거절하네.

 

구중궁궐 어디 두고 말구유에 오셨는고?

비단 강보 어찌 하고 누더기를 덮으셨나?

 

사람 모양 입으시매 아름다움 하나 없어

머리 둘 곳 없는 고로 하늘이불 가려 덮고

발 씻을 곳 찾으려고 고을마다 돌아보네.

 

세상 자랑 얻기 위해 이 땅 온 것 아니리니

하늘 뜻만 가슴 품고 순종으로 길 가시네.

 

멸망 백성 구원하여 영원 생명 전하고자

애절한 맘 사랑의 맘 차고 넘쳐흘렀어도

찾는 이는 죄인 세리 왕후장상 하나 없네.

 

“병자 위한 의원이라 죄진 자들 모두 오라.

아픈 너를 치료하고 붉은 죄를 사하리라.”

 

세상 영광 받을 생각 호리라도 없이하고

풍성하신 그 사랑만 아낌없이 주시도다.

 

삼년 공생 하신 일은 갚을 길이 없으련만

무지할사 인생들아 님께 행한 일 좀 보소.

 

갈보리 언덕 위에 십자가를 세워 놓고

손과 발 못을 박고 창과 칼로 찔렀구나.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형벌 받으시나?

자기 백성 사랑하심 그 때문에 달리셨나?

 

이러 저리 생각해도 그 죄목을 알길 없어

가슴 찢고 눈물 삼켜 십자가만 바라보네.

 

사람들의 배신만도 뼈를 깎는 슬픔인데

아버지의 외면일랑 더욱 크신 아픔이라.

 

여섯 시간 그 큰 고통 사랑으로 참으시고

일곱 마디 말씀 속에 오신 뜻을 이루시네.

 

“모두 다 이루었다. 남김없이 이루었다.”

님의 선포 이 한 마디 누구 위한 외침인가?

님을 떠난 인생들은 아는 이가 하나 없네.

 

찢긴 마음 여인네들 눈물로써 님을 씻어

차디찰사 무덤 속에 님을 홀로 뉘여 놓고

돌이키는 그 발길은 어찌 이리 무거운고.

 

세상만사 일장춘몽 거품인양 허망하니

삼십 삼 년 님의 일생 남은 것이 무엇이랴.

 

 

 

<제3: 부활 승리하신 아들>

 

안식일 후 첫째 날에 새벽 미명 일어나서

향유 기름 준비하여 무덤으로 향할 때에

저 무거운 돌들일랑 어느 누가 굴려주리?

안타까운 한숨만이 여린 가슴 도려내네.

 

한 다름에 달려와서 무덤 앞에 이르르니

이게 무슨 조화인가 청천하늘 벼락인가?

가린 돌은 간 곳 없고 빈 무덤만 홀로 있네.

 

애절 원통 님의 시체 그 누구가 훔쳤는가?

폭포 같은 눈물 흘려 땅을 치며 통곡할 때

하늘천사 곁에 서서 놀란 말씀 전하시네.

 

“네가 찾는 너의 님은 사망에서 살아나사

너희보다 먼저 떠나 갈릴리로 가셨나니

어서 빨리 그곳 가서 그 영광을 뵈올지라.”

 

꿈이런가 생시런가 발걸음은 허공 밟고

허둥지둥 돌아가서 부활 소식 전하여도

어리석은 제자들은 이루신 일 알 리 없네.

 

살아 생전 님의 말씀 뇌리 속에 있건마는

눈 가리고 마음 닫혀 깨닫지를 못하누나.

 

“엠마오 길 가는 자여 이 내 말을 들어보라.

네게 들린 그 말씀은 바로 이를 이름이라.”

 

“천지 만든 나에게는 사망 권세 쓸모없고

영원 생명 내 것이니 내가 다시 살았노라.”

 

성경 말씀 풀어 줄 때 마음속이 뜨거워져

가던 길을 돌이켜서 예루살렘 돌아가네.

 

제자들이 모인 곳에 님이 다시 나타나사

연약한 맘 굳게 하고 새 언약을 주시건만

어둔 마음 소망 잃어 믿음조차 희미하네.

 

눌린 마음 무딘 발길 가까스로 추스르고

디베랴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고 살 길 막막하니 고기잡이 다시 하세.

 

그물 사려 뱃전 걸고 깊은 시름 잠길 때에

나의 님은 어디 가고 찬바람만 몰아치나.

 

세상 떠날 그때까지 빈 마음을 부여안고

그냥 저냥 살고 지고 되는 대로 살고 지고.

 

밤 맞도록 헛된 수고 빈 그물만 바라볼 때

그 바닷가 서신 님은 어디에서 뵌 분인가?

 

“바다 멀리 깊은 곳에 그물 다시 던지어라.”

그 말씀에 순종하여 많은 고기 올릴 때에

감긴 눈이 뜨여지니 이제 밝히 보이누나.

 

 

 

<제4: 부탁과 사명>

 

오호라 님이시라 면목없는 님이시라.

난 모르오 부인하던 바로 그 님 아니신가?

 

님의 얼굴 우러르며 지난날을 돌아보니

호언장담 하던 모습 민망하기 짝이 없고

겨자보다 작은 믿음 부끄럽기 그지없네.

 

쥐구멍이 있다하면 거기에나 숨을지고.

후회막급 이 내 심정 나의 님은 아실런가.

 

놀란 토끼 가슴마냥 콩당콩당 뛰놀 때에

내 님 손수 고기 구어 아침상을 준비하네.

 

눌린 마음 진정하고 숯불 가에 앉았으니

부드러운 님의 말씀 귓속으로 들려오네.

 

“사랑하는 아이들아 내가 택한 제자들아

너를 향한 나의 사랑 크고 깊고 높고 넓어

이 세상을 넘쳐 나서 하늘까지 닿았으니

너희들은 근심 말고 오직 나만 의지하라.”

 

“세상에서 나를 울린 작디작은 내 양들을

네가 나를 대신하여 일심으로 보살펴라.”

 

“헐벗은 자 소자들을 정성 다해 먹여다오.

망해가는 저 영혼들 목숨 다해 구해다오.”

 

“찢어지는 내 마음을 저들에게 모두 전해

하늘나라 넘치도록 알곡 모아 들이거라.”

 

“네게 주는 나의 부탁 남김없이 행할 때에

세상 끝날 그날까지 너와 동행 할 것이니

염려 근심 내려놓고 담대하게 나아가라.”

 

눈물 감사 나의 주님 열심 충성 나의 사랑

내 님 말씀 크신 부탁 모두 모두 따르리니

약한 내 손 잡으시어 나를 인도 하옵소서.

 

작은 소자 한 영혼을 온 맘 다해 섬김으로

하늘 곳간 가득 채워 님께 기쁨 드리리니

빛난 보좌 앉으시사 영광 홀로 받으소서.

 

부름 받은 친구들아 우리 모두 땅 끝 가서

믿음으로 맡겨주신 그 소명을 다할지라.

 

하늘에선 영광 찬송 세세토록 울려나고

땅에서는 님의 은혜 영원토록 임하리니

이 한 목숨 다 받쳐서 헌신하고 충성하세.

 

내 님 안에 있는 약속 영원 생명 증표이니

두려움아 물러가라 나의 갈 길 막지 마라.

 

님의 부탁 지닌 나는 하늘 백성 군사리니

가슴 펴고 나아가리 권세 들고 나가리라!

 

 

 

 

※ 이 시는 감히 송강 정철 선생님의 사미인곡을 모방하여

예수님을 사모하는 정을 노래한 것입니다.

태양과 반딧불 같은 詩作法이 아니라

임금님을 향한 선생의 정신을

주님을 향한 나의 진심이 닮기 바라는

작은 소망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master

2015.08.15 06:16:07
*.63.152.149

우리 영혼을 울리고 깨끗케 하는 하늘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 소리

역시 집사님 답습니다. 감사.... 감사...

정순태

2015.08.29 02:25:34
*.254.188.184

목사님!

2주만에 로그인했습니다.

늘 주님만 바라보며 신앙생활하고 싶은데

삶의 무게로 인하여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인내해야겠지요.....................

master

2015.08.29 03:53:36
*.63.152.149

다른 칼럼니스트들은 다들 동면(?) 중인지라 2주만에 로그인이라도 저로선 너무 반갑지요.

인생살이가 갈수록 힘들어지니 바라볼 분은 오직 주님이요,

저 또한 그러니 그런 사람들끼리 주님 안에서 서로 위로하며 함께 일어서야겠지요.

감사 & 홧팅! 

김형주

2015.08.29 06:43:11
*.194.141.217

정순태 형제님, 반갑습니다.

이제 다시 뵐 수 있는 것인지요?

정순태

2015.08.29 20:02:04
*.254.188.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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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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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예, 목사님!

그렇게 하니까 바로 되었습니다.

요즘 하도 정신 없다 보니 지난번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ㅠㅠ

 

예, 김형주 형제님!

자주 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모저모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유상

2015.11.18 11:02:12
*.158.255.254

오늘에서야 이 명작을 대합니다. 성경 66권이 형제님의 4련의 시조에 다 녹아 있군요. 그 대단한 필력 앞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집니다. 님 향한 형제님의 사랑이 그만큼 애절하기 때문일 테지요. 필력은 형제님께 주신 은사이니 탐내지 않겠습니다만, 그 마음만은 감히 탐내고자 합니다. 남은 생 내내 제 마음 가득히 그 마음만이 온전히 채워지길 소망합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정순태

2015.11.20 03:30:47
*.101.85.154

유상 형제님! 수술 잘 되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형제님 글에 댓글로 썼듯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순조로이 회복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이 시는 한 5~6년 전에 썼던 것입니다.

당연히 명작도 아니요 대단한 필력도 아닙니다.

작은 믿음으로 성경을 상고하며 하나님을 그리고 싶었던 소박한 소망이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평하시는 형제님의 글을 보니

얼마전 모교의 총동창회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생각나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신앙글이 아니라 아주 가끔씩 쓰는 일반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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