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결심을 다시 점검해보라.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당신과 당신이 지은 우주를 향한, 특별히 인간을 다루시는 뜻에 대해 직접 계시한 책입니다. 그분은 인간의 이해와 분석의 차원을 넘어서서 영원토록 자충족(自充足 Self-sufficient) 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사전 설명 하나 없이 바로 대놓고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한 창조주로 자존(自存)하시는 분입니다. 우주는 피조적이고 일시적입니다. 그래서 모든 피조물은 그 창조주에게 의존하며, 그분으로부터 그리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만 존재의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 안에서의 의미만이 모든 피조물의 존재 양식입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언제 어디서나 자기 존재의 근원이자 목적인 하나님만을 지향해야 합니다.
모든 피조물은 결코 자신의 피조성(creaturehood)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피조물의 피조성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홀로 한 분이신 능하신 자, 하나님 오직 그에게만 죽지 아니함이 있고 가까이 가지 못할 빛에 거하십니다(딤전6:15,16) 따라서 하나님을 제외한 모든 것은 다 죽게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신자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합니다만 그것도 너무 심각하게 따질 필요 없습니다.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와 목적이 하나님 안에 뿌리 박고 있는가만 보면 됩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 안에서만 의미를 찾고 그 의미가 실제 삶에 반영되면 됩니다. 도덕적, 종교적, 영적으로 아무리 큰 일을 하더라도 그 속에서 하나님이 직접 계시해 주는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면 그분의 영광이 드러날 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해가 바뀌는 새해 아침에 어떤 결단을 하십니까? 여러 거창한 일들을 소원하고 계획하며 또 그것들이 이뤄지도록 쉬지 않고 간절히 기도할 작정입니까?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올해의 내 존재, 내 삶, 내 인생이 작년보다 하나님 안에서 더 의미를 갖고 또 순간순간마다 자신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가 바뀐다는 것은 엄격하게 말해 죽음을 향해 작년보다 일년을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뜻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해 신자라면 신년 결심으로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잘 살려는 계획은 아무리 종교적 색채로 치장하여도 결국 자신이 목적과 의미가 됩니다. 그러나 잘 죽으려는 계획은 신자가 진정으로 자기를 포기했다면 하나님의 영광이 어떤 모습으로든 자연스레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잘 죽을 준비가 유서를 쓰고 묘 자리를 미리 보고 장례 비용을 저금하라는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하고 있고 또 계획하는 일이 천국에 갔을 때 하나님 앞에 자랑스레 꺼내 놓고 그분의 엄중한 심판의 잣대를 통과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는가 나아가 그분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일인가를 점검해보라는 것입니다.
우선 책상 앞에 작년에 이루지 못해 못내 아쉬워 큰 글씨로 적어 부쳐 놓은 것부터 이 기준으로 점검해 보십시오. 다이어트 하겠다, 성경 통독 하겠다, 사업을 크게 키우겠다, 다 좋습니다. 그 계획들이 하나님 앞으로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또 내가 잘 죽는데 필수적이라면 당당하게 더 크게 써 붙이고 매일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이 안 이뤄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12/31/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