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하란 체류 40년설
☞ 본문 : 창31: 38 및 41(내가 이 이십 년에 외삼촌과 함께 하였거니와 외삼촌의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낙태하지 아니 하였고 또 외삼촌의 양 떼의 수양을 내가 먹지 아니 하였으며.....내가 외삼촌의 집에 거한 이 이십 년에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외삼촌의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을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값을 열 번이나 변역하였으니)
▣ 들어가기
◉ 일전, 창38:1절에 나오는 “그 후에”라는 단어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하여 목사님께 질문을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으로부터 직접적인 답변을 듣지는 못했으나 다른 형제님께서 처음 접하는 매우 흥미로운 자료를 제시해 주신 바가 있습니다.
◉ 그 자료의 요지는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야곱의 하란 체류기간 20년은 잘못된 것으로서 성경의 증거에 의하면 40년간 체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처음 접하는 주장이라 큰 기대를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신학지식이 부족한 평신도의 한계로 말미암아 옳고 그름을 판정할 수는 없지만, 그 주장도 나름대로의 논리성을 지니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제시된 자료의 상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따라서 오늘은 제시된 자료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20년설과 40년설의 핵심 차이점
◉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창25장부터 창47장까지 폭 넓게 봐야 합니다.
◉ 20년설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으로서, 본문(창31:38 및 41)에 나오는 “이십 년”이라는 단어가 동일한 기간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야곱이 하란에 거한 기간은 총 20년이라는 것이지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잘 아는 내용입니다.
◉ 40년설은, 본문에 나오는 “이십 년”이 동일한 기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별개의 다른 기간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야곱이 하란에 거한 기간은 총 40년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 40년설의 추정과 저의 추정 비교 검토
◉ 지난번 나누었던 ‘야곱과 요셉의 나이 차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40년설이 추정하는 내용과 제가 추정한 내용(20년설 기준)은 논리상 일치되는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만, 세부적으로는 제법 차이가 납니다. 상세 내용은 생략하고 주요 차이만 요약하겠습니다.
(앞의 수치는 40년설에 의한 야곱의 추정 나이이고 뒤의 것은 제가 추정한 나이입니다).
○ 하란 이주 : 60세 / 76세
○ 결혼 : 67세 / 83세(7일 간격으로 레아 및 라헬과 결혼)
○ 루으벤 출생 : 68세 / 84세(나머지 아들들 출생년도는 생략)
○ 일차 봉사 : 74세 / 미언급(7년씩 2회)
○ 20년 봉사 : 94세 / 미언급
○ 요셉 출생 : 91세 / 91세(40년설 : 새로운 20년의 제17년차에 출생)
○ 양 떼 봉사 : 100세 / 96세(40년설 : 34년 이후부터 6년간 봉사했다는 의미)
○ 가나안 귀환 : 100세 / 96세
✳ 양 견해는 모두 허용오차를 1-2년 정도로 간주하여 추정한 결과들입니다.
◉ 20년이라는 격차(추가하든지 제외하든지) 외에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40년설은 20년설이 지니는 오류(?)로써 ‘84세에 맏아들을 낳은 사례가 성경에는 없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비록 맏아들이 아니더라도 야곱의 선후대 중에서 100세를 훨씬 넘은 나이에 자식을 낳은 사례는 많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147세(저의 추정입니다) 이후에 서자 6명을 낳은 것 같고, 데라도 130세(역시 제 추정입니다) 이후에 아브라함과 나홀을 낳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야곱이 84세에 맏아들을 낳았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 20년설의 난점(?)
◉ 정설로 인정되는 20년설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내용입니다만 이 이론에도 미비점은 있습니다. 저의 의문인 창38:1의 ‘그 후에’와 별도 묵상인 ‘야곱과 요셉의 나이’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20년설로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설명 곤란한 중요한 부분은 2가지입니다.
◉ 먼저, 20년설을 기준할 경우, 루으벤(맏아들)으로부터 요셉(열한번째 아들)까지 낳는 데 소요된 총 기간은 약 7-8년 정도로 계산됩니다. 4명의 부인들(레아, 라헬, 실바, 빌하)이 낳았으므로 가능은 하지만, 레아의 경우는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레아는 처음 4명을 연년생으로 출산했고 일단 단산했다가 다시 3명(아들 둘 및 딸 하나)을 추가로 출산했습니다. 총 7명을 연년생으로 이어서 낳았다고 해도 빡빡한 기간인데, 중간에(어느 정도의 기간인지는 몰라도) 쉬었다가 낳았다면, 7-8년은 무척 부족한 기간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묵상할 때 레아는 중간에 약 1년 내지 1년 반 정도 단산했다가 7명을 연년생으로 낳았다고 가정하고 논리를 전개시켰던 것입니다. 매우 궁색한 설명인 듯 합니다만 달리 말씀드릴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
◉ 다음으로, 창38:1의 ‘그 후에’ 질문에 나와 있듯이, 유다의 자손들의 애굽 이주시의 문제점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야곱이 70명(또는 75명)을 데리고 애굽으로 이주할 때, 그 숫자에 포함된 유다의 직계는 총 6명입니다. 유다 자신과 아들 3명(셀라와 베레스와 세라) 및 손자 2명(베레스의 아들인 헤스론과 하물)이 그들입니다. 요셉이 형제들에 의해 팔려갔다가 재회한 기간은 22년이라는 것이 정설임에 비추어, 이 기간 동안 유다에게 있어서, [자신의 결혼→득남→아들들의 성장 및 결혼→아들 2명 사망→며느리 다말과의 관계로 인한 아들 2명 출생→늦게 낳은 베레스의 성장 및 결혼→손자 2명 출생→애굽 이주] 등 일련의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겠습니다. 특히 유다의 3남(죽은 2명 포함시) 셀라와 4남 베레스의 나이 ?! 汰甄? 무척 크다는 것(저는 약 20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을 고려한다면, 창46:12이 성립되기에는 너무나 짧은 기간이 됩니다. 무언가 다른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목사님께 질문을 드렸던 것이지요.
▣ 40년설의 장점(?)
◉ 20년설의 난점이 곧바로 40년설의 장점이 됩니다.
◉ 먼저, 야곱의 11명의 아들들의 출생시기가 무척 원만하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런 추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①레아는 우선 4명을 연년생 또는 불연속적으로 낳음. ②라헬의 질투에 의해 촉발된 빌하로부터 2명 낳음. ③빌하의 성공을 반발한 레아의 방책에 의해 실바로부터 2명 낳음. ④상당기간(10년 내지 20년까지도 가능) 단산되었던 레아가 다시 아들 2명과 딸 1명을 추가로 낳음. ⑤라헬이 비로소 요셉을 낳음】. 여기서 레아의 단산기간을 적어도 10년 이상으로 보아야 성경의 분위기에 적합하게 됩니다(창29:35 및 창30:19). 만약 이 추정이 타당하다면 야곱의 11명 아들들의 총 출산기간은 27년 내지 28년이 됩니다. 연수(年數)에 관한 약간의 오차는 고려치 않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무튼 20년설의 무리한 계산에 비해 훨씬 논리적인 추?! 隙막? 보여집니다.
◉ 다음, 애굽 이주 숫자에 포함된 유다의 직계가족에 대한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즉, 유다와 요셉의 나이 차이를 약 23-24세 정도로 본다면, 유다가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손자까지 볼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물론 이 경우라 하더라도 창38:1의 ‘그 후에’가 의미하는 사건은 ‘요셉이 팔려간 후에’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조건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 후에’라는 단어가 다른 어떤 사건을 지칭한다고 한다면, 40년설의 설명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할 것입니다.
▣ 그러면 어찌할 것인가?
◉ 사실 성경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다룬 문제도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저 편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20년설을 수용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으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가장 합리적인 이해에 도달하려 애써 보는 것이 성도의 마땅한 자세라 할 것입니다.
◉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40년설은 그런대로 가치 있는 제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제시된 40년설 자료에도 부족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84세의 나이에 맏아들을 낳기 곤란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반론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고, 그 외에도 지엽적인 계산 착오나 오타(?) 등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40년설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는 있으나(?), 자료에 기술된 내용만으로는 전적인 동의를 표명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평신도들의 한계를 되뇌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의 추정은 평신도에게는 너무나 벅찹니다. 그러니 이제는 말씀의 전문가들인 목사님들이나 신학자분들에게 부탁드리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됩니다.
※ 어떤 분은 애굽 이주 숫자(70명 및 75명) 문제를 다루면서,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유다의 자손들은 물론이요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므낫세와 에브라임의 자손들(행7:14의 5명이라고 추정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수용가능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 견해를 수용한다면 20년설의 두 번째 난점인 유다의 자손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하겠습니다.
◉ 따라서 저는 목사님께 다시 질문 드리는 것으로써 이 묵상의 결론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목사님, 40년설이 신학적으로 제기된 적이 있었는지의 여부와, 만약 있었다면 어떤 내용들이었는지, 또 만약 없었다면 목사님 개인의 견해는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