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질문 한 가지 더 드립니다.
앞 부분에 요약된 <정황설명과 질문요지> 만으로도 질문의 핵심은 충분히 표현됩니다.
아래 부분에는 제 나름대로의 추론 내용입니다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습니다.
목사님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샬롬.

<정황 설명>
○ 마2:1-23 및 눅2:1-39절은 예수님 탄생 시점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내용은 그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즉, 마태복음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누가복음은 할례와 결례도 행하며 심지어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인사까지 받는 등 무척 느긋한 느낌이 듭니다.
  ○ 4복음서가 서로 보완적 의미를 지님은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이해는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추정해 보았으나 만족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 스스로의 능력으로 추가적인 추론이 불가능함을 인정한 이상, 보다 영성이 뛰어난 분들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입니다.

<질문 요지)
  ☞ 어찌하여 양 복음서의 상황묘사가 상이합니까? 주님의 애굽 피난은 1회적인 역사적 사건인데, 왜 이처럼 상반된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피난 시기는 언제인가요? 갓 태어난 직후인가요? 아니면 수개월 또는 수년 후인가요?


     ㅇ        ㅇ        ㅇ        ㅇ        ㅇ
(보충 묵상)

                                          주님의 애굽 피난 시기는?
                                          [본문 : 마2:1-23, 눅2:1-39]

▣ 들어가기
   ⊙ 주님 탄생기사를 다루고 있는 성경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입니다. 그런데 마태와 누가는 각각 상이한 관점에서 탄생시점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4권의 복음서는 상호보완적입니다. 4권을 다 합쳐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관련된 사실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 그러나, 오늘 생각해 보려고 하는 내용은 그러한 일반적인 설명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 같아 곤혹스럽습니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만 합니다. 성경 비평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는 구절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 그것은 바로 주님께서 헤롯의 박해를 피해 애굽으로 피하셨던 시기에 관한 것입니다. 마치 성경의 오류인 것처럼 보이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나름대로 추론을 해 봤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상황
   ⊙ 마태복음 2장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 1절 : 주님이 탄생하시고 별을 보고 동방 박사들이 예루살렘의 헤롯 왕을 찾아와서 유대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시냐고 질문함.
     ○ 2-6절 : 헤롯이 학자들에게 메시야 탄생 예언 장소는 베들레헴이라는 자문을 들음.
     ○ 7-12절 : 베들레헴을 방문한 박사들이 주님을 경배하고 천사의 지시에 따라 헤롯 왕 몰래 고국으로 돌아감.
     ○ 13-15절 : 천사가 나타나 헤롯의 음모를 알려주고 애굽으로 피난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요셉과 마리아는 주님을 데리고 애굽으로 내려감.
     ○ 16-18절 : 상황을 눈치 챈 헤롯이 2세 이하 어린이를 모두 학살함.
     ○ 19-23절 : 헤롯 왕 사망 후, 애굽으로부터 귀국하여 나사렛에 정착함.
   ⊙ 누가복음 2장의 내용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 1-20절 : 베들레헴에서 주님이 탄생하시고 목자들이 경배함.
     ○ 21절 : 8일 만에 할례를 행하고 이름을 ‘예수’라고 지음.
     ○ 22-38절 : 율법에 따라 성전에서 결례를 행하고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을 받음.
     ○ 39절 : 율법의 모든 조건을 필하고 나사렛으로 돌아감.

▣ 무엇이 문제인가?
   ⊙ 위의 요약 내용들은 성경 그대로 입니다. 뭐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요? 아닙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아주 심각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한마디로 말씀드려 이렇습니다. 마태복음의 기사는 그 느낌이 매우 급박합니다.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안 이후의 움직임은 템포가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어린 아이들이 학살당하는 등 그 결과가 무척 비극적입니다.
   ⊙ 이에 비해 누가복음의 분위기는 여유롭습니다. 할례도 하고 결례도 하고 축복도 받으면서 아주 느긋하게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애굽 피난사건도 없고 영아 살해사건도 없이 무척 평화로운 서술로 되어 있습니다.
   ⊙ 양 복음서가 풍기는 이러한 뉘앙스는 결코 쉽게 이해된다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 이해가 쉽지 않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마태와 누가가 기록한 시점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있는가?
   ⊙ 이 난제를 다룸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동방에 있던 박사들이 언제 밝게 빛나는 별을 처음 보았느냐는 것입니다. 박사들이 동방에서 별을 처음 본 시점은 아래와 같이 2가지로 추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첫째는, 주님이 탄생하시기 적어도 2년 전에 보았을 경우입니다. 주님 탄생 약 2년 전부터 별이 빛나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지만, 이 사건(별의 빛남)의 의미를 연구하느라 상당한 기간을 소모하다가, 드디어 유대인의 왕의 탄생과 관련된 징후임을 알게 됨으로써, 동방을 출발하여 주님이 탄생하신 후에 예루살렘에 도착했으리라는 추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추정의 장점은, 헤롯이 2세 이하의 영아살해를 명령한 것을 보다 원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 둘째는, 주님 탄생과 동시에 동방에서 별을 보았다고 가정하는 경우입니다. 하나님께서 주님 탄생과 동시에 박사들에게 별을 보여 주시고, 박사들은 이것이 주님의 탄생과 관련된 것임을 즉각 알게 되어(하나님의 특별계시로써 알게 하심), 곧바로 출발하여 수개월 이후(최소 40여일 이후)에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이 추정은 약간의 단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데, 그것은 이미 별이 처음 나타난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헤롯에 굳이 2세 이하의 영아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살해토록 명령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학자들의 연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워낙 왕위 보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헤롯의 개인적 성향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기간을 설정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어린아이들까지 살해했을 가능성이 점쳐 지기는 합니다.
   ⊙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동방에서 예루살렘에 도착하는데 소요된 시간입니다. 당시 교통수단을 고려할 때, 최고 속도로 여행한다면 수 주일 정도의 기간 내에 도착 가능했을 것입니다만, 별을 관찰하고 의미를 해석하고 다시 여행했다면 적어도 1-2개월은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날처럼 수 일 내에 동방으로부터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가능성은 없고, 적어도 수 주일 내지 수 개월은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시기입니다. 마태가 기술한 분위기에 따라 주님 탄생 직후(또는 40여일 이전의 시기)에 도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누가의 분위기대로 40여일 이후(할례와 결례 등을 다 행한 이후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누가는 호적 초기에 여행객이 많아 여관마저 부족했기 때문에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음을 기록하고 있지만, 마태는 박사들이 ‘집’에서 주님을 뵈었다고 함으로써, 다소간의 시차 추정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산모와 신생아가 함께 방에 누워 지내는 것은 길어야 1개월 이내이기 때문입니다.
   ⊙ 위에서 짚어 본 3가지 고려사항, 즉 동방박사들에게 처음 별이 나타난 시기와, 동방에서 예루살렘까지 이르는 데에 소요된 시간과, 예루살렘에 도착한 정확한 시기 등에 대하여, 양 복음서의 기록 내용만으로는 확정적으로 단언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난제의 핵심은, 앞에서 살펴본 2가지의 추정들(처음 별이 나타난 시기 및 예루살렘에 도착할 때까지의 소요시간)에 있다기보다는, 3번째인 ‘예루살렘에 도착한 시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건발생 경위
   ⊙ 앞에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생각해 봤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는 ‘박사들의 정확한 예루살렘 도착 시기’에 있다 할 것입니다. 별이 언제 처음 나타났느냐 그리고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데에 얼마의 기간이 소요되었느냐의 문제는 그리 큰 쟁점은 아닐 것입니다.
   ⊙ 이 난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핵심이 되는 예루살렘 도착 시기를 주님 탄생 40여일 직후로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은 사건발생 경위를 추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마태복음 기준) 주님 탄생 2년 전에 별이 나타났고 박사들은 그 의미 해석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가 드디어 의미를 깨달아 예루살렘으로 출발했거나 또는 탄생 직후 별이 처음 나타나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출발했다. 어느 경우가 되었든, 박사들이 예루살렘이 도착한 시기는 주님 탄생 약 40여일 이후였다.
     ○ (누가복음 기준) 요셉과 마리아는 호적을 위해 40여일 이상 기간 동안 베들레헴에 체류하면서, 그 기간 동안에 할례와 결례를 행했고 시므온과 안나의 축복도 받았다.
     ○ (마태복음 기준) 성전에서의 결례 직후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마태복음에 기록된 대로의 사건이 진행되었다.

▣ 나가기  
   ⊙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마태와 누가 복음에서 주님 탄생 시점의 사건들에 대한 설명에 다소의 의문점이 있음은 사실입니다.
   ⊙ 그러나 양 복음서의 기록상의 의문에 대해 더 이상의 추론은 힘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추정은,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종합하여, ①먼저 마태복음의 상황이 일어나고, ②누가복음의 상황이 이어졌으며, ③마지막으로 누가복음 상황에 곧이어(즉, 주님 탄생 후 약 40여일이 지난 후에) 마태복음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해결의 의문으로 남겨 둘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좋은 견해가 있으시면 나누어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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