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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독교
| 現代文보기 | 原文보기 | 성서조선 第 93 號 (1936年 10月)
교회에 관계된 이는 우리를 떠보기 위하여, 또는 공격하기 위하여 무교회론을 말한다. 무교회주의자로 자임하는 이는 동정을 구하거나, 또는 자기를 과장하기 위하여 무교회론을 열렬히 변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를 믿는 자이지 결코 무교회를 신봉하는 자가 아니다.
우리 흥미의 중심은 예수와 성서에 있지, 교회에는 있지 않다. 교회에만 기독교적 구원이 있다고 고집하는 이를 만날 때에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프로테스트(protest) 할 뿐이다.
만일 교회론으로 우리에게 도전하는 이가 없을진대 우리는 무교회론을 입에 담을 심산이 없는 자이다. 교회가 기독교의 정도에서 탈선하였을 때에 바른 기독교를 말하려고 하다 보니 무교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지 우리가 사모하는 것은 단순히 그리스도와 그 복음과 성서일 뿐이다.
신앙의 객관성을 부르짖는다면 결국은 대다수의 기독교도가 기도하는 모습대로 나도 기도해야 하겠고, 대다수의 신도가 가지는 신조를 나도 추종해야 하겠고, 대다수의 현대 신도들이 사는 방식을 나도 본받아야 하겠고, 결국은 천주교도에까지 이르러야 신앙의 객관성이 가장 농후할 터이니 이는 우리가 차마 견디지 못할 일이다.
우리가 하는 기도는 어떠한 틀에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은 전세계의 기독교 신도가 지닌 대로 온건하고 타당한 신조를 받아 들이기 위하여 믿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살림이 비록 어제나 오늘이나 땅에 붙어 날지 못하는 벌레와 같은 살림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은 현대 조선 기독교도의 대다수의 살림을 부러워하여 시작한 일이 아니다.
현대 기독교 열국의 프로테스탄트들을 목표로 하고 출발한 걸음도 아니다. 하물며 천주교나 유태교에 관심을 둔 것이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말하는 우리의 고답적 태도를 힐난하기 전에 우리는 각자의 신앙의 입장을 반성하여 볼 것이다. 만일에라도 그리스도 말고 다른 성도들이나 교회들의 공통점과 객관성에 부합하기를 목적한 신앙생활이 있었다면 차라리 기독교라는 이름에서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의 신앙은 비록 주관적이라는 비난을 받을망정 그리스도의 신앙, 그리스도의 살림만이 유일한 목표이다. 설혹 틀린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리스도를 향하여 계속 약진 한다면 그것이 주관적 신앙이라도 만족하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봐 가면서, 객관적 요소에 타당하도록, 그렇게 한가한 노력을 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다.
오직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