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견인, 성경을 주신 이유

조회 수 91 추천 수 1 2021.10.21 02:38:50

신자가 흔히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식만을 사랑하시고 어여삐 여기시어 성령으로 인도하신다는 착각입니다.
그러나 창조주의 경륜은 미치지 않는 데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창조주의 권능이 도달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는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하나님께서 버려두신다는 표현을 씁니다. 이 말은 유기나 방임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있지만 창조주이신 그 분은 그러실 수가 없습니다. 당신께서 창조한 세상 모두를 당신의 뜻과 계획, 창조의 목적과 질서 안에서 다스리시며, 심지어 패역한 피조물을 당신의 품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우리로서는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정미함으로 인도하시는 그분께 유기나 방임이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입니다. 다만, 스스로가 피조물임을 깨닫지 못하고, 창조주 하나님은 물론 죄와 악으로 타락한 자신의 비참한 처지 역시 진실로 알지 못하여 끝까지 완악하게 창조주를 거부하는 피조물을, 목줄에 매인 개를 끌듯이, 억지로 끌고 가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창조주는 사랑으로 온 피조세계를 창조하셨고 오직 긍훌과 은혜로 다스리십니다. 이 세상이야말로 창조주께서 오래 참으시는 증거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한 대로 하나님은 모든 이가 구원받기를 원하시며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인내로 참고 기다리십니다.
성도의 견인이라는 표현은 완전히 타락하여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어떤 가능성도 바랄 수 없고, 심지어 소망을 갖는 것조차 불가능한 처지에 있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촛점이 맞추어진 것입니다. 구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시는 창조주만의 고유한 능력입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부자청년이 '모든 소유를 버리고 나를 따르라'는 말씀에 울상을 하고 돌아간 뒤,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면 과연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겠는지 묻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분명하게 답하십니다. '사람은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고.

일단 성도가 되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인도해주시니까 먼저 성도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창조는 모든 것을 아시는 창조주의 완벽한 뜻과 계획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지금 이 순간도 그 뜻과 계획 안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성도 이전과 이후의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참 믿음은, 하나님을 알기 이전의 모든 삶 역시 그분의 사랑과 긍휼과 은혜 안에서 이루어진 정미한 인도였음을 고백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알기 전에는 악했으나 이제는 믿음 안에 있기에 의롭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교회출석이나 봉사, 십일조나 헌금, 마음에 품은 생각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와 상관없이 우리는 전에도 악했고 지금도 악하며 앞으로도 악합니다. 아담의 후손으로 태어난 우리는 모두 사탄이 그 아비이며, 오직 악한 것만을 내어놓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자녀는 이스라엘이나 교회에 출석하는 신자만이 아닙니다. 모든 피조물이 창조주의 작품이자 자녀입니다. 다만 창조주를 진실로 원하지 않는 피조물은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신자든 아니든, 자기 스스로 창조주와 무관해진 것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자부하던 유대인들에게 쉼없이 선지자를 보내신 까닭과 오늘 우리에게 성경을 주신 까닭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선지자를 통해 유대인에게 주신 말씀은, 오늘 신자라고 하는 우리를 일깨우는 성경이 되었습니다. 헛되이 주를 찾는 유대인들을 향한 창조주의 탄식은 수천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자신은 유대인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책망과 경고는 예수님이 오시기 이전, 유대인에게만 해당된다고 오해합니다. 지금 나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기에 구원의 옷을 입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참 믿음과 진정한 소망에 대해 성경을 통해 날마다 우리에게 애타게 절규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면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삶은 다만 헛될 뿐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유다를 두고 하신 말씀 그대로 차라리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못한 삶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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