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에 따르면 요즘 한국에선 결혼해도 아기를 출산하지 않기로 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1991년에는 결혼하면 반드시 자녀를 가질 것이라고 응답한 부부가 90%였음에 반해 올해의 조사에는 그 수치가 58%까지 내려갔고 그래서 한 가구 당 자녀의 숫자도 10여년 사이에 2.1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들이 자녀를 갖지 않기로 하는 이유로는 나이 들어 결혼했으므로 서로 즐길 여유가 없다든지, 맞벌이 부부라 아기를 제대로 키울 시간적 여유가 없다든지, 자녀 양육하는 일에 구속 받지 않고 부부 둘이 평생을 사랑하며 살겠다는 등인데 한 마디로 자기들만 인생을 편하게 즐기겠다는 속셈이다.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이전 세대와는 비교도 안 되게 달라진 셈이다. 날이 갈수록 오직 자기밖에 모르며 남도 아니고 자기가 낳은 자기의 분신조차 귀찮아 하는 세대가 되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을 단순히 이기적이라는 잣대만으로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어떤 젊은 부부는 장래의 노후대책으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수고 때문에 노후에도 계속 고생할 것이고 또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반드시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도대체 지금 현재 돌아가는 세태가 불안하고 나아가 자식 세대에 어떻게 변할지 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부모의 수고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런 위험천만한 세상에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뜻이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라고 전도서 기자는 인생살이의 덧없음을 한탄했다. 인생 자체가 수고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그 모든 수고가 언제든지 아침 안개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세상의 것으로는 온전히 믿을 수 있는 노후 대책을 절대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재정전문가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당신의 노후대책은 어떻게 세워져 있는가? 겨우 자식을 갖지 않는 정도의 수준인가? 아니면 당신 만의 비밀금고 속에 숨겨둔 금 덩어리인가? 남들보다 뛰어난 학식이나 담력인가? 우리의 수고를 지켜보시며 때가 이르면 반드시 열매를 거두게 하시는 주님인가?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마6:30) 5/19/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