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8:1,2 사망의 법이 무엇인지요?

조회 수 841 추천 수 22 2011.03.25 05: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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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의 법이 무엇인지요?


[질문]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니라"(롬8:1,2)는 말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인터넷 상의 어떤 카페 주인은 사망의 법이 모세의 율법이라고 하던데요. 구원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구원받는 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구약의 율법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어 그대로 죄 가운데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봐도 정죄함이라는 말이 있어서 죄와 사망의 법이 구약의 율법 같습니다만...

[답변]

그 법(the Law)과 한 법(a law)


이 구절은 “그러므로”라는 접속사로 시작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의 결론 격으로, 혹은 그와 연계하여 진술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 구절 전체의 뜻은 물론 “생명의 성령의 법”과 “죄와 사망의 법”이 무엇인지는 7장과 연결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정확한 해석인지 여부는 이어지는 구절과도 비교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  

로마서, 특별히 7장에는 '법'이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 자칫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율법'과 '법'을 구분해 번역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동일한 율법의 의미라면 구태여 바울이 법이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할 리 없습니다.

영어 성경과 대조해 보면 조금 더 확실한 구분이 가능합니다. 7장 1절에서부터 14절까지 우리말로 율법으로 번역된 경우는 전부 정관사를 붙여서 "the law"라고 표기합니다. 즉 시내산에서 모세가 받은 바로 그 율법을 말합니다.

중간쯤 8,9절에서 우리말 개역성경에 ‘법’으로 번역된 단어도 사실은 the law입니다. 왜 이 부분만 헬라어나 영어와 달리 단지 ‘법’이라고 번역했는지 구체적 사정은 모르겠습니다. 개역성경을 번역할 때에 한자성경을 참조했기 때문인지, 혹은 죄와 법 사이의 원론적 관계를 강조하려고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율법이 없으면 죄를 모른다고 하거나, 법이 없으면 그렇다고 해도 그 뜻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다 7:21에 와선 부정관사가 붙은 “a law”가 나타납니다. 앞에서 계속 인용해온 어떤 특정한 법 즉, 모세 율법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법(法)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바울이 산헤드린 공회원이나 대제사장이 되어 새로운 법률이나 계명을 제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세 율법에 속한 한 가지 계명만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성화를 막는 죄의 법

“21)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22)내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23)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도다 2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25)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7:21-25)

‘법’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한절씩 살펴봅시다. 먼저 21절에서 깨달은 “한 법”은 “선을 행하고 싶지만 자기 속에 함께 악이 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예수 믿은 후에도 죄의 본성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바로 “한 법”입니다.  

그런데 속사람은 “하나님의 법”(22절-모세 율법 혹은 하나님의 계명을 통칭한 하나님 뜻)을 기꺼이 따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지체 속에서 다른 법(23절- 여기선 21절에서 말하는 공존하는 바로 그 악)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21절의 법은 내면이 악하게 흘러간다는 하나의 “영적 원리”라면, 23절의 다른 법은 공존하는 “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태여 이렇게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둘 다 단순히 죄의 본성이라고 생각해도 의미에 차이가 없고 또 이해하기 더 쉬울 것입니다.    

그 한 다른 법과 싸우는 23절의 “마음의 법”은 예수를 믿어서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게끔 변화된 바울의 내면입니다. 주님 안에서 주님을 따르려는 새로운 영적 자세를 “마음의 법”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법(속에 공존하는 악)이 그 마음의 법을 이겨서 “죄의 법 아래로 사로잡아 온다.”(죄의 본성이 죄를 짓게 만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문단에서 말하는 법은 모세오경처럼 명문화된 계명이나 법규가 아닙니다. 자기 내면의 영적 흐름인데 특별히 자기 소원과는 다르게 반대로 가려는 편향성이 있고 또 의지의 통제를 넘어서는 일종의 강제력이 있다는 의미에서 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죄의 법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도다.”라는 표현이 너무나 적절하지 않습니까? 죄의 본성이 자기를 사로잡아서 죄를 짓게 되는 것을 빤히 보고 알기에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곤고한 사람이자 사망의 몸이라고 한탄한 것입니다. 요컨대 로마서 7:14-25는 구원 받은 후에도 남아 있는 죄의 본성과의 싸움 즉, 성화에 관한 설명입니다.

바울의 고향인 다소 지방에는 살인자를 살인한 시체와 함께 묶어서 같이 썩어서 죽게 만드는 벌을 주었다고 합니다. 바울은 구원 후에도 내면의 죄의 본성이 자신을 죄의 법으로 사로잡아 가는 영적 실패의 처참함을 그 사형 제도를 연상하며 비유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자기 속에 있는 악이 자신을 죄의 법으로 사로잡아 가는 것에 대해 너무나 큰 영적 비참함을 절감한다는 표현인 것입니다.

생명의 성령의 법과 죄와 사망의 법

그런데 그 사망의 몸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의미를 잘 새겨야 합니다. 단순히 바울이 구원 받기 전의 상태이기에 구원을 갈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또 구원 후에 자기 소원과 달리 자꾸 죄를 짓게 되니까 구원이 취소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살펴본 대로 문맥의 흐름상으로는 구원 후에도 죄의 본성에 질 때가 많은데, 그 본성을 이기고 성화를 이루려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건지심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그리스도가 곤고한 바울을 건질 수 있습니까? 우선 그리스도 안에서 결코 정죄함이 없다(8:1)고 합니다. 영원한 구원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 복음은 예수 믿기 전의 죄뿐만 아니라 믿은 후의 모든 죄도 비록 징계는 줄지언정 영원한 형벌에서 면제해 주십니다. 자신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는 어떤 영적 실패에도 너무 큰 죄책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있음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 신분과 정체성은 영원토록 수정되지도 취소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망나니처럼 마음 놓고 나쁜 짓을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에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신자를 해방했음을 아셔야 합니다. 질문하신 구절인데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먼저 기초적이고도 간단한 해석입니다. 생명의 성령의 법은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믿는 것입니다. 또 죄의 사망의 법은 모세 율법을 말합니다. 이는 이 구절이 7:1-13까지의 말씀도 받는다고 보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계명이 되어야 할 율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함으로 인해 오히려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7:10-13) 바울이 7:1-13까지는 과거 시제로 표현했듯이 율법의 의를 도무지 이룰 수 없어서 사망의 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예수 믿기 전의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는 믿음은 율법으로 인한 정죄함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 생명을 주는 성령의 거듭남으로 인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의 형벌이 면제된다는 것입니다. 죄 없는 독생자 예수를 십자가에 죽이어서 모든 율법의 요구를 완성시켰다는 것입니다.(8:3,4)

두 번째 뜻은 위에서 설명 드린 대로 구원 이후에도 계속해서 죄의 본성에 지고 있는 비참한 영적 실패를 이겨낼 수 있게 한다는 뜻입니다. 구원 이후의 범죄를 나타내려 현재 시제로 표현한 7:14-25의 내용과 연결된 의미입니다. 마음의 법에 좌정하신 성령의 인도에 따르면 범죄로 사망에 빠진 듯한 몸(육체가 아니라 신자의 전인격체를 말함)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 글의 논리적 구조상 조금 더 자연스런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절도 같은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영이 있는 자가 그 영의 생각을 좇아 행하면 곤고함과 사망 대신에 생명과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5-11절)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7:24를 다시 인용한 표현으로 성화를 실패한 비참한 영적 실태)도 살리신다고 했습니다.(11절) 또 그 이후 8장 마지막까지는 세상 어느 것도 구원 이후에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있는 신자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8:2절의 “생명의 성령의 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중생의 은혜와, 성화로 이끄는 성령의 간섭 둘 다를 의미합니다. 또 “죄와 사망의 법”은 율법의 요구를 이룰 수 없었던 예수 전의 영적인 사망 상태와, 구원 이후에도 남아 있는 죄의 본성 때문에 죄를 짓게 되는 신자의 영적 실태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바울이 7장에서 과거시제로 표현한 율법으로 죽었던 예수 전의 상태와, 현재 시제로 표현한 구원 이후의 영적 실패 둘 다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만이 그 해결책이라는 뜻입니다.  

3/2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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