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17:19-27 멸망당할 목이 곧은 백성이란? 10/22/2017
“안식일에 짐을 지고 예루살렘 문으로 들어오면 내가 성문에 불을 놓아 예루살렘 궁전을 삼키게 하리니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다 할지니라.”(27절b)
예레미야 선지자는 도무지 회개치 않고 도리어 자기를 거짓 선지자로 몰아가는 유다 백성들을 열 배의 재앙을 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17:12-18)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인데 언뜻 보면 너무 싱겁고 약한 반응인 것 같다. 이스라엘이 안식일만 잘 지키면 벌을 안 내리겠다고 한다. 안식일이라면 유대인들이 지금도 거의 목숨 걸다시피 철저히 지키는 규정이지 않는가? 무엇보다 하나님이 당신의 분노를 예레미야에게 채워서(15:17) 당신께서 먼저 그들의 악과 죄를 배나 갚겠다고(16:18) 하지 않았는가? 하나님의 긍휼이 너무 커서 심판의 기준과 조건을 대폭 완화시켜 주시려는가?
그분의 광대한 긍휼은 도저히 측정이 불가능하다. 그런 맥락에서 당신을 떠나지 않았다는(17:13) 최소한의 증거를 보이라는 뜻이긴 하다. 그런데 안식일을 지키라 하지 않고 안식일에 짐을 지고 예루살렘 성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 오늘날 신자들이 주일을 거룩히 지키는 일을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과 일치시키지만 본문은 다르게 말한다. 성수주일 계명을 주신 하나님의 목적이 예배의 준수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어떤 일도 하지 않고”(22절)라고 해서 예배 후 외출도 하지 말고 집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 응답의 초점은 “짐”에 있다. 짐은 장사할 물건이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결국 주일에 장사만 하지 않아도 심판은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갖 죄악으로 타락하고 심지어 자녀들을 산 채로 불에 태워 우상 신에게 바친(19:5) 것까지 면제해주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주일에도 장사할 만큼 자기들 주인으로 당신 대신에 돈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그 모든 죄악이, 심지어 자녀를 우상 신에게 바치는 것도 돈을 밝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상 신들은 오직 풍요와 다산을 약속한다. 거룩한 삶을 살며 거룩한 공동체를 세워서 모든 이들로 함께 참여시키라는 요구는 전혀 하지 않는다. 오직 돈만 많이 주겠다고 그것도 실현 불가능한 약속만 하는 것이 우상들이다.
나아가 안식일에 장사하는 자들을 “목을 곧게 하여” 듣지 아니하는 자들이라고 했다. 안식일 계명을 준행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을 꼿꼿이 세웠다는 것이다. 하나님보다 자기를 더 높이려는 생각뿐이다. 안식일을 안 지키면 혹시 하나님께 벌을 받지나 않는지 두려움이나 죄책감조차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아주 당당한 모습으로 안식일에 장사하려고 성문을 출입했다. 돈 버는 일 때문에 하나님을 완전히 내팽개쳤다. 종교계명 잘 지키는지 여부가 심판의 기준이 절대 아니다. 우상을 따르는 자는 물론 여전히 돈을 주인으로 삼아 자기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여호와를 찾는 자도 당신의 말씀대로 배의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구약성경의 여호와 하나님도 잘 믿으면 현실적 복을 주신다고 말씀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적 복을 전혀 받지 못하더라도 오직 당신만 주인으로 삼으라고 하신다. 그게 안식일을 바로 지키는 뜻이다. 작금 주일을 아주 경건하게(?) 지키는 기독교인들 중에 하나님의 배의 심판을 면할 수 있는 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