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가 갑질에 시달리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질문]

 

운동선수인 제 친구가 감독의 전횡과 폭력에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감독의 개인적 원한으로 시합 패배의 원인까지 덮어씌우며 말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폭력 행위도 서슴지 않습니다. 프로팀에 선발되지 못하게 온갖 훼방을 했으며 외부에는 거꾸로 친구가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음해했습니다. 한국 스포츠계의 특성상 처벌할 방법이 마땅찮습니다. 외부에 알려도 팀에서 쫓아내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 못 하게 막으면 그동안의 경력이 하루아침에 날아갑니다. 공권력에 의지해도 강자 편을 드는 것이 한국적인 현실입니다. 친구가 신자인데 감독에 대한 원한이 넘쳐 분노와 저주만 늘어갑니다. 어떻게 해야 그 감독이 전횡을 그만둘까요? 어떻게 해야 친구를 위로하고 하나님 가운데 있게 할까요?

 

[답변]

 

제가 구체적으로 해결책을 내놓기는 상당히 예민한 문제입니다. 감독의 후환이 두렵거나, 한국 실정대로 따라야 한다거나, 신자니까 끝까지 참고 용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의 선수로서의 장래가 달렸기에 본인이 책임지고 판단 결정해야 할 문제이고 제삼자의 의견은 이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자라고 모든 문제를 영적으로 경건하고 신령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오히려 이성과 상식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친구분이 택해야 할 옵션은 셋일 것입니다.

 

첫째 현실적인 장래 문제가 달렸기에 다음 팀이 결정될 때까지는 무조건 끝까지 참는다. 둘째 장차 선수 생명이 끝나고 다른 직업을 갖는 한이 있더라도 감독의 잘못을 끝까지 응징하겠다. 셋째 신자이므로 지금 팀에서건 다른 팀으로 가던 주님의 사랑으로 끝까지 용서하여 감독으로 자기 잘못을 깨닫게 만들고 서로 화해하도록 하겠다. 셋 다 ‘끝까지’를 강조했는데 일단 택했으면 결실을 거둘 때까지 준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첫째를 택한다면 제삼자도 무조건 끝까지 참아야 한다는 권면밖에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모순 불합리 불법적 요소가 있어도 직업과 생존이 걸렸기에 본인이 그렇게 택했다면 타인이 간섭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본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셋째를 택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결심을 했다는 자체로 아주 대단한 믿음입니다. 어떤 수치 멸시 고난 음해가 닥쳐도 참기로 했습니다. 오직 감독의 영혼이 불쌍하여 주님 사랑으로 용서하고 주께로 인도하겠다는 헌신입니다. 현재 이런 상태가 아니니까 논외로 칩시다.

 

결국에 남은 것은 둘째 해결책뿐입니다. 여전히 본인의 특별한 결단과 굳건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감독과의 오랜 싸움을 견뎌야 합니다. 그 과정 동안 하나님이 모든 것을 보호 인도해주시고 나아가 다른 좋은 팀에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합력해 선으로 이끄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다른 직업으로의 전환도 각오해야 합니다.

 

지금 그 감독은 분명 잘못을 범하고 있으며 폭행은 실정법을 위반한 형사적 죄입니다. 성경적으로도 그 죄악을 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스포츠계의 관행처럼 되었어도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아니 그럴수록 더더욱 문제를 제기해서 앞으로 전문 스포츠맨이 될 사람들이 이런 관행에 더 이상 피해 보지 않게 해야 합니다.

 

특별히 신자라고 사회 법원에 고발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Me too 운동처럼 여론을 동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확실한 증거와 증인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분명한 증거가 있다면 경찰이나 메스컴에서 외면 무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형제가 형제와 더불어 고발할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 너희가 피차 고발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뚜렷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 너희는 불의를 행하고 속이는구나 그는 너희 형제로다.”(고전 6:6-8)

 

상기 구절로 인해서 신자는 세상 법원에 고발하면 안 된다고 여기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바울은 주 안에서 형제인 성도끼리의 송사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송사하지 말라”는 것보다 “교회 안에 올바르게 판단해줄 사람이 없음을 꾸중”하는 데에(고전 6:1-5) 더 초점이 모입니다. 불의를 행한 자가 재물과 연고를 이용해 세상 권력을 등에 업고 거꾸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덮어씌우고 다른 교인들마저 속이는 짓을 야단친 것입니다. (8절)

 

그러나 신자가 교회 밖 세상에서 강도나 살인을 당했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친구는 이미 감독에게 인격 모독과 폭행을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죄악을 그냥 두고 보면 앞으로도 더 그럴 것이며 감독 본인을 위해서도 바르게 고쳐야 합니다.

 

평생을 노예제도 폐지에 바친 영국의 윌리엄 윌버포스의 예를 보십시오. 당시 노예를 많이 부리는 사람의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었고 또 부자였기에 교회에 헌금을 많이 하고 직분까지 맡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노예제도는 아무리 인간 사회가 큰 문제 없이 지속해 온 관행이라고 해도 성경적으로 큰 죄이므로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고 믿고 그 일에 헌신했습니다. 어떤 멸시 박해 고난도 무릎 쓰고 합법적 투쟁을 통해서 법을 바꾸었습니다.

 

말씀하신 스포츠계의 갑질도 이와 같은 성격입니다. 감독의 잘못을 고칠 수 있는 길은 1) 주님의 사랑과 2) 사회법의 강제력 둘밖에 없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인간적인 호소나 권면은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둘째 방안은 더더욱 피해자 본인이 믿음으로 모든 고난을 감수하겠다는 확고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친구를 위로할 방안을 물으셨는데 셋 중의 하나를 택하는 일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엡 4:26-27) 신자는 자신과 세상의 죄악에 대해 분을 내어도 되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예수 님도 성전의 장사치와 환전상은 물론 위선적인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단순히 징벌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바로 잡고 회개의 기회를 주려는 의도였습니다.

 

신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자신부터 분노 때문에 죄짓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물론 용서, 인내, 관용이 우선적이고 최선입니다. 서두에서 셋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는데 자기 책임하에 택했으니까 그 후로는 개인적으로 감독을 미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계속 미워하고 있으면 본인의 심령만 피폐해지고 그렇게 분노를 품고 있는 것 자체가 신자로서 하나님 앞에 죄입니다.

 

아무리 사랑으로 용서한다 해도 잘못과 죄악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감독 본인을 위해서도 바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로서 옆에서 어떻게 권면해야 좋을지 물었는데 일단 셋 중 하나를 택하고 그에 따라 자기 책임하에 그대로 열심히 행하라고 하십시오. 한가지 길을 택한 이상 그 형제님도 자신의 분노 원한을 죽여야 합니다. 그럴수록 현실적으로도 자기만 손해입니다. 어느 길을 택하든 친구라면 수시로 위로 기도해주고 현실적인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믿음의 종 윌버포스에게 신자 조력자들이 많았듯이 말입니다.

 

12/1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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