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에 반발만 생깁니다. 

 

[질문]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15년 가까이 다녔는데도 최근 영적으로 아주 완악해졌습니다. “너는 죄인이며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용서받을 수 있다.” 또는 “하나님이 가장 지존하시고 공의로우시고 토기장이에게 모든 주권이 있듯이 하나님에게 주권이 있다.” 이런 취지의 설교를 들을 때마다 너무 불합리하다는 반발이 생깁니다. 이상한 자존심이 발동하며 예수님과 하나님을 멀리하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저의 영적 상태를 곰곰이 따져본즉 저는 나보다 높은 존재가 있는 것을 싫어하는 하나님과 원수 된 악인임 깨달았습니다. 정말 두렵고 떨리는 일이라 요즘 매일매일 울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납작 엎드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저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만 할 뿐, 하나님이 저를 어떻게 처분하시든 이제는 순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목사님의 옛 칼럼에서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죄악 된 행위 자체는 당장에 문제삼지는 않습니다. 행동 한 두 개 뜯어 고치기보다는 죄인을 의인으로 바꾸시길 원하십니다. 그러기 위해 오래 기다리시며 때로는 강권적으로 역사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것은 참고 기다려 주시지만 하나님을 알면서도 고의로 배반하거나 아예 당신의 권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는 자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성령을 훼방하는 죄는 결단코 용서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성령을 훼방하는 죄를 저질렀을까 고민입니다. 모태신앙을 가지고 하나님을 알고도 하나님을 비방하는 생각은 하나님을 배반하거나 그 권위를 해치는 것이 아닌지 크게 두렵습니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질의한 내용은 훨씬 길지만 읽기 편하게 요점만 살려 축약한 것입니다.)

 

[답변]

 

지금 염려하며 두려워할 상태가 아니라 영적으로 올바른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기뻐해야 합니다. 왜 그러한지 형제님이 설명하신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용서받을 수 있다거나, 하나님에게만 절대적 주권이 있다는 기독교의 가르침에 저의 이상한 자존심이 발동하고 하나님을 비방 거역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 두 자존심의 뿌리는 동일합니다. 내가 스스로 내 죄를 잘 통제 회개하여 의로워질 수 있는데 왜 꼭 예수님의 조건 없는 용서를 받아야 하는지 선뜻 수용이 안 되는 것입니다. 또 그래서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으로 구원을 주면 내 선한 공로는 없어지고 전혀 그렇지 못한 자들도 구원받게 되므로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아야 할 죄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누구나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오류입니다. 구원은 단순히 윤리적 종교적 잘못들에서 용서받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상기 불만은 타당성을 가집니다. 윤리적 종교적 죄에선 사람마다 어쨌든 그 정도와 세기에서 분명히 우열이, 내면의 숨은 동기나 영적 실체에는 그렇지 않지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타 종교인들과 무신론자들이 갖는 개념입니다. 착하게 산 자가 천당 가고 악하게 산 자가 지옥 가야 옳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법을 어기는 악행을 했거나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으며 평균 이상으로 착하게 살았으니까 기독교식의 조건 없는 구원이나 절대적 택함은 아예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기독교인들이라면 누구나 갖는 도덕적 종교적 자존심입니다. 

 

성경은 바로 그런 자존심이 죄의 본질이자 구원받아야 할 죄라고 선언합니다. 제 설교와 글에서 계속 강조하듯이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서 나눠 먹은 것은 윤리적으로는 아주 선한 일입니다. 하나님이 없다고 가정하면 부부끼리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범한 죄의 본질은 마음의 상태가 자기 자존심을 내세우고서 하나님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고집하며 그분을 거부 대적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져서 그분을 대신해 이 땅을 통치할 청지기 직분을 받은 인간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순간 그 영혼이 파괴되어서 곧바로 공포심, 죄책감, 수치심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실질적인 영적 죽음이 임합니다. 그런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남에게 들키기 싫어서 온갖 세상의 것(가문, 학식, 건강, 권력, 명예, 무엇이든 동원해) 가리는데 겉과 속이 달라지므로 자신과도 분리됩니다. 또 모든 인간이 자기만 높이려 드니까 필연적으로 시기 분쟁 원한이 생기며 온갖 사회적 윤리적 죄들이 파생됩니다. 모든 인간은 자기 수치를 감추려고 남의 사소한 잘못을 지적하는 데 전문가가(그럼으로써 자존심을 높이고 자기는 의롭다고 자부 혹은 착각함)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로 형제를 욕해도 살인이고 마음으로 예쁜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어도 간음인데도 모든 인간이 스스로 아주 의롭다고 여긴다고, 최소한 남들보다 착하다고 착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간의 진짜 영적 실체를 밝혀 드러내 보이며 죄의 본질을 정확히 가르쳤습니다. 인간의 속에서 나오는 것이 전부 더러우며 하나님을 거부하는 인간 존재 전체가 죄의 덩어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받아야 할 죄의 본질입니다. 그러나 이미 죄의 덩어리가 되어 있는 인간 스스로는 그 본질적 죄에 대한 진정한 회심은 물론이고 윤리적 죄들에 대한 참된 회개도 불가능합니다. 

 

법이나 사회적 규범을 어긴 적이 없고 남들에게 잘못한 적이 없이 아주 착하게 살아가는 불신자들은 실제로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자기 내면의 실체를 완전히 까뒤집어 보면 생각보다 훨씬 악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속에서부터 온갖 악한 것들이 자기도 모르게 솟아 나올 것입니다. 간단하게 혼자 있을 때 생각의 흐름을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남들이 칭찬하는 선행을 하는 가운데도 진정으로 상대가 불쌍해서 아무 보상 없이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높여서 사람들로부터 칭찬받거나 최소한 자기는 남들과 다르다는 자존심으로 행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 당대에 바리새인들이 가장 겉으로 경건했으나 유일하게 예수님으로부터 저주와 야단을 맞은 사람들입니다. 

 

모든 인간이 죄의 덩어리가 되어 있기에 스스로는 하나님을 순전하게 찾지 않으며 심지어 윤리적 죄들마저 진정한 회개를 하지 못합니다. 성령이 역사하여 그 영혼이 거듭나게 해주는 길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이 택한 자에게 성령의 은혜가 임하면 새로운 피조물로 바뀝니다. 비로소 자신의 추악한 진짜 내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행동과 말을 넘어서 평소 생각으로 온갖 음란하고 거짓된 죄를 지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나아가 남들에게 의롭다고 칭찬받을수록 사실은 더 교묘하고 치사하고 음흉하고 영악한 모습으로 행동한다는 것까지 인식할 수 있습니다. 철학 윤리 종교로는 그 추악함을 해결하는데 아무 소망이 없다고 절감하고 예수님의 조건 없는 용서와 사랑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히 항복해야만 진정한 회개입니다. 요컨대 성령이 역사하지 않으면 스스로는 윤리적 죄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너무나 불쌍한 존재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기에 예수님의 조건 없는 용서를 순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지 못합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15년 가까이 다녔지마는 저는 이렇게 완악함에 있었고, 저의 말도 안되는 자존심을 죽여보려 무딘 애를 썼으나 저 스스로 하나님이나 예수님을 100% 가식 없이 진정으로 찾거나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 정반대에 있는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원수지고 나보다 높은 존재가 있는 것을 싫어하는 악인임을 보았습니다.” 

 

형제님의 이 고백은 사실상 바로 그런 진정한 회심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구원받을 죄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의 조건 없는 용서를 순전히 믿음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곧바로 형제님의 모든 죄가 예수님의 보혈로 깨끗이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죄의 덩어리인 형제님 존재 전체가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여집니다. 설교를 듣거나 말씀을 읽거나 기도하거나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묵상하는 중에, 형제님에게 가장 합당한 때와 방식으로, 순간적으로 혹은 점진적으로, 반드시 예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확신하고 눈물 흘리며 그분을 구주로 받아들이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믿음으로 십자가 은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단순히 모든 윤리적 죄들부터 용서받았다고 믿는 것이 아닙니다. 설명해드린 대로 성령이 간섭하면 여전히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상태인데도 형제님이라는 한 인격체 전부가 하나님의 자녀로 먼저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럼 정말로 하나님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맺어지는 것이며 그것은 세상 어떤 것으로도 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영적 실체를 정확히 발견해 나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순순히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히려 정반대의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정말 두렵고 떨리는 일이라 요즘 매일매일 울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납작 엎드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한 죄인이 절망의 상태로 떨어져야만 조건 없는 구원이 가능합니다. 절망적 상태가 아니면 여전히 스스로 회복해보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남은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마저 자기 자존심을 세울 여지가 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온전히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선해지면(윤리적 차원일 뿐이지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서두에 설명한 불신자들의 종교적 개념입니다. 

 

인간 전체가 완전히 죽었다가 새로 거듭나는 것이 기독교의 회심이자 구원입니다. 형제님은 분명히 옛 자아가 완전히 깨어지며 죽어가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에 살아나는 것은 스스로는 행할 수 없으며 예수님의 복음을 순전히 그대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현 상태로는 기도만 한다고 해서 또 의지적으로 개선해 보려 해서 되지 않고 자칫 더 절망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도덕성과 종교성으로 스스로 자존심을 죽이고 윤리적 죄를 범하지 않으려는 오염된 옛 자아로 회귀하는 너무나 어리석은 짓입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마음 속의 모든 짐을 완전히 내려놓고 순전히 예수님 그분과 그 십자가 사랑을 가슴 가득히 받아들이십시오. 

 

모든 인간에게 유일한 소망은 예수님과 그분의 십자가 구원 은혜뿐입니다. 그분이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예수님 저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고백하면서 간절히 기도하시면 성령의 역사로 생전 처음으로 온전한 평강과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과의 인격적 대면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정상적으로 좋은 과정을 향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성령을 훼방하는 죄도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성령이 하는 역할이 무엇입니까? 한 죄인의 영혼이 거듭나게 해서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받아들이게 하고 그 후로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도록 보호 인도해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신자에게서 실현되게 하는 것입니다. 성령을 훼방하게 하는 죄는 바로 그 일을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형제님은 자신이 절망적 존재이고 예수님에게 저를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를 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절대로 성령의 역사가 아니고는 자연인 상태의 죄인이나, 모태 신앙 같은 형식적 교인이(죄송하지만 형제님이 그렇게 표현했으니까) 스스로 도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형제님에게 성령이 이전보다 훨씬 더 충만하게 역사하고 있는 결과이지, 형제님이 성령을 훼방하는 죄를 범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런 생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오히려 성령의 역사를 방해하는 셈이 됩니다. 

 

시간 나는 대로 제 홈페이지의 예수님과 구원에 관한 글들을 천천히 묵상하며 읽어 보십시오. 아래의 성령 훼방 죄에 대한 글도 참조하십시오. 다시 강조하건대 이제는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기만 하면 됩니다. 

 

(2/14/2023)

 

 

성령을 훼방하는 죄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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