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1:5-6) 솔로몬이 이스라엘 타락의 원흉이다.
“때에 학깃의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높여서 이르기를 내가 왕이 되리라 하고 자기를 위하여 병거와 기병과 전배 오십 인을 예비하니 저는 압살롬의 다음에 난 자요 체용이 심히 준수한 자라 그 부친이 네가 어찌하여 그리 하였느냐 하는 말로 한 번도 저를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더라.”(왕상1:5-6)
다윗 왕이 나이 들어 기동하기 힘들고 판단력도 흐려질 때에 여러 아내 중의 하나인 학깃의 아들 아노니야가 반역을 도모합니다. 스스로 높여서 왕이 되려고 왕자들과 신하들을 모아서 성대한 잔치를 벌였습니다. “압살롬의 다음에 난 체용이 심히 준수한 자”였다면 나름 그럴만한 소질과 능력을 갖추었던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통상적으로 영웅들이 자기 과업을 이루느라 바빠서 자식양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오히려 악한 아들이 나타나거나, 영웅호색이라고 처첩을 여럿 두어 왕자들 간에 다툼이 종종 일어납니다. 다윗은 두 경우에 다 해당됩니다.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고 했듯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 칭찬받은 다윗도 인간적인 결점이 있기는 우리 같은 범인과 하등 다를 바 없었습니다.
구약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에 직접 개입해 통치한 기록이지만 그 간섭 중에 아주 석연치 않는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솔로몬을 다윗 왕의 후계자로 세운 것입니다. 그가 이스라엘을 인근 나라들에게 조공을 받을 정도로 최강국으로 발전시켰으나 그 대부분의 조치가 하나님의 뜻을 위반한 인간적 수단에 따른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잘못은 우상숭배가 공식화되었고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나라가 멸망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입니다. 차라리 다윗이 한 번도 야단치지 않았던(6절)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다면 사정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이 솔로몬을 택해 왕이 되게 했다면 이스라엘에게 병 주고 약 준 셈이지 않습니까?
아도니야 또한 의로운 왕이 될 만한 자격이 없었고 하나님의 뜻과도 전혀 무관했습니다. 우선 스스로 왕이 되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지도 않았고 부왕의 지명은커녕 신하들의 자발적인 추대도 없었습니다. 잔치에 병거 기병 호위병들로 무장한 것은 무력을 과시하여 협박하려는 의도입니다. 모든 동생과 유다 모든 신복들은 청하면서 솔로몬은 청하지 않았습니다.(9,10절) 아버지이자 왕인 다윗의 마음이 누구에게 가있는지 모든 신하는 물론 자기도 잘 알고 있음에도 대놓고 아버지 뜻을 거역하겠다는 뜻입니다. 아버지가 야단 한 번 치지 않은 총애를 악용하여 불효 불충하려는 자를 하나님이 쓰실 리는 없습니다.
아도니야든 솔로몬이든 아니 다윗이라도 하나님의 의의 기준에 합격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의 일은 당신께서 이루실 뿐입니다. 그분은 원대하고 영원한 계획에 따라 이 세상과 전 인류를 대상으로 당신의 뜻을 실현해 나갑니다. 솔로몬이 애굽에서 말을 구매하고, 전차를 생산하고, 재정적으로 부강케 하며, 아버지 다윗의 본을 따라 처첩을 두어 아들의 난이 일어나고 결국은 나라가 두 동강이 난 것이나, 처첩의 나라와 민족들의 우상이 수입되어 영적으로 타락하게 만들도록 허락한 것도 그 배후에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럼 그런 상태에서도, 아니 그런 상태일수록 인간들이 특별히 신자들이 영적으로 제대로 분별하고 반응하라는 것이 그분의 뜻입니다. 그분은 신자가 자신부터 더욱 거룩하게 성장하여서 그리스도의 빛을 어떻게 더 많이 비추어내느냐에만 관심을 두시고 그렇게 되도록 역사를 주관하고 계십니다. 바꿔 말해 신자의 주변에 온갖 고난 박해는 물론이고 영적으로 시험 유혹 갈등 분투하게끔 하는 여건을 그분이 마련하신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저지른 잘못의 책임은 분명히 그에게 귀속됩니다. 일반 신자는 솔로몬의 잘못과 하나님을 별개로 구분해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특별히 자신의 신앙생활에 솔로몬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이가 잘못한 것은 아무리 그것이 나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큰 것이라고 해도 하나님 잘못이 절대로 아닙니다. 대신에 다시 강조하지만 내 자신부터 완전하고 절대적 선이신 하나님 그분 안에서 바로 서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벗어나지 말고 거해야 합니다.
솔로몬의 잘못과 죄가 자신의 책임이긴 하지만 그것까지 하나님의 광대하신 주권과 섭리 안에 들어있는 것도 분명한 진실입니다. 따라서 그런 외부의 잘못들이 있을수록 하나님을 더욱 깊이 세밀히 온전히 알아서 반응하는 것은 신자의 몫입니다. 신자가 범사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분석해서 판단하는 실력이 믿음이며 그런 실력을 쌓아갈수록 그 인생은 풍요해집니다. 반대로 그분의 시선에 자기 안목을 제대로 못 맞추면 평생을 율법적인 종교에만 붙잡힌 메마른 인생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6/17/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