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부활 후 유대 당국의 반응은? 

 

[질문]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주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교 지도자들의 반응이 성경에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주님이 당신을 따르던 무리에게만 비밀리에 나타나셨다 하더라도 부활 소문이 퍼질 수밖에 없었을 텐데도 말입니다. 유대나 로마 당국이 그런 소문을 막거나 제자들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언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순전히 믿으면 되는데 혹시라도 불경한 의심인가요? 

 

[답변]

 

결코 불경한 의심이 아니며 오히려 흔히 생각하지 못하는 차원을 예리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계시하신 영적 진리를 집대성한 책이자, 현대와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너무 떨어진 고대 사건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오늘날의 신자가 접근 이해하기 쉽지 않고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기 마련입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려거나 개인적 호기심만 채우려는 의심은 잘못이지만, 성경의 진리를 정확히 알고 싶은 질문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말씀하신 것 같은 성경이 침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심코 넘어가지 말고 전후 맥락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성경의 관련 구절들을 비교 대조해야 하며 당시의 상황에 관한 구체적인 탐구도 병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성경 속의 인물들도 우리와 성정이 같으며 인간이 겪게 되는 일상적 사건들을 접해 우리와 비슷한 반응을 했을 것이므로 그들의 입장에 우리를 대입해보면 합리적이고 개연성 있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 40일간(행1:3) 제자들과 교제하고 말씀으로 양육하시다가 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열두 제자와 자기 형제들 외에도 마지막에는 500여 형제에게 일시에 나타나 보이셨습니다. (고전15:6) 승천하신 후에도 바울을 직접 만나주셨고(행9장), 그 전에 스데반의 순교 현장에 함께 하셔서 그를 천국으로 영접했습니다.(행7:55, 56) 

 

성경은 부활하신 주님이 주로 제자들의 모임에 나타나셨다고 기록하지만, 바울이 제자나 사도가 아니라 500여 '형제'라고 표현했으므로 그중에 유대교 지도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당시의 유대 사회에선 도무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빌라도 총독에게도 이미 보고가 들어갔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을 지키던 군병들이 그 시신이 없어졌다고 하면 당시로선 큰 벌을 받을 수 있는데도 대제사장에게 이실직고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겪은 절대적 사실이었기에 큰 곤욕을 치르더라도 그렇게밖에 보고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두 명 이상의 성인 남자의 증언은 법적 효력을 갖는데, 여러 파수꾼의 보고가 일치하니까 대제사장과 관원들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셉의 무덤에서 예수님의 시신이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만은 확실했습니다. 

 

그 보고를 받은 대제사장은 군병들에게 돈을 주고서 그들이 자고 있는 동안에 제자들이 와서 시신을 훔쳐 갔다는 소문을 내라고 당부했습니다. 무덤을 지키라는 것은 빌라도의 명령이었으니까 그에게 벌을 받지 않도록 자기들이 잘 말해주겠다고 다독거렸습니다.(마28:14) 

 

그런데 만약 유대교 지도자들이 공식적으로 나서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추적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부활 사실을 인정해주는 셈이 됩니다. 나아가 만약 실제로 부활 주님을 만나면 그 큰 권능 앞에 자기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도 도무지 대책이 안 서서 아주 난감했을 것입니다. 자기들은 십자가에 예수님을 죽임으로 모든 사태가 끝이 났다고 안심했는데, 실제로 부활했으니 그 사실만 듣고도 큰 두려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굳이 주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선동한 까닭은 나무에 달려 죽으면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것이라는 율법 말씀(신21:23)을 실천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유대 대중들로 예수님의 메시아 됨을 부인시키고 오히려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자로 각인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공식화시키면 자기들의 재판과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백성들을 유도한 일들이 전부 거짓 모함이었다고 드러납니다. 정작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자들이 주님이 아니라 유대교 지도자 자기들임을 자인하게 되는 꼴입니다. 

 

빌라도 총독도 부활 사실에 대한 보고는 받았을 것입니다. 대제사장들은 약속대로 군병들이 파수를 잘못 선 것이 아니라고 변호해주었을 것입니다. 빌라도도 군병들이 자기 목숨이 대신 날아갈 판이라 게으르게 누워 잤을 리 없다는 사실도 잘 압니다. 그 또한 예수 부활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으면 마찬가지로 십자가 처형을 최종적으로 명령한 자기 잘못이 입증되니까 유대교 지도자들과 함께 쉬쉬하며 아예 무시하기로 결정했을 것입니다. 그는 처형 전부터 예수님에 대해서 두려움과 존경심을 함께 갖고 있었으므로 더더욱 겁이 나서 함부로 나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로마 황제에게 불법한 재판과 불의한 판결이었다는 참소가 올라가는 것도 염려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굳이 나서서 떠벌릴 일도 아니었습니다. 비록 주님은 부활하셨으나 여전히 유대나 로마 당국으로부터 해를 당할까봐 두려움에 떨면서 숨어 다녔을 것이므로, 유대교 지도자들이나 일반 백성의 반응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이 계속 함께 계셨다면 다시 힘을 모아서 유대 당국과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거나 십자가 처형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시도해 봤겠지만 주님이 잠시 잠시 만나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제자들이 유대나 로마 당국에 복수하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니었습니다. 대신에 예수님은 주로 제자들이 있는 곳에 나타나셔서 그들을 위로하고 성령의 권능을 덧입혀 주신 것입니다.(요20:19-23 참조) 제자들도 주님과 교제하는 일이 너무 좋고 시간이 모자라서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을 것입니다. 

 

성경에 유대와 로마 당국자들의 반응에 대한 기록이 없는 이유는 사실상 복잡하게 따질 것도 없습니다. 성경 저자들이 따로 설명할 내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다는 일에 힘을 합친 모든 자들은 그저 두려움에 떨면서 혹시라도 주님으로부터 벌받을까 전전긍긍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마지막에 그들마저 자기들이 하는 짓을 모르니까 용서해주는 기도를 하셨듯이, 부활 후에도 오직 교회와 사도들을 세우는 일에 몰두했던 것입니다. 당신의 원수마저 십자가 복음으로 초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마지막 승천의 현장에는 주님이 지상명령을 재확인시키고 성령이 오실 것을 기다리며 기도하라고 명하기 위해서 제자들만 참여시켰습니다.(행1:4-11) 그러다 오순절 성령이 임하자 제자들이 권능을 입고 두려움에서 벗어나 담대하게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십자가 복음을 온 천하에 당당하게 선포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 후부터 오순절 성령 강림까지는 부활 주님이 다스리는 나라는 참 생명의 기쁨과 평안으로 가득 찼던 반면에, 반대편 유대와 로마 당국과 그 추종자들의 나라에는 흑암 속에서 염려와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5/1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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