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은 하루에 열번 이상, 심지어 자다가도 서너번씩 화장실로 가야하는 괴로운 생활을 몇개월씩 지속해야 하는 몹쓸 병입니다. 심한 몸살에 걸린 듯한 오한과 참을 수 없는 두통, 무기력과 짜증 또한 덤으로 옵니다.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합니다. 뚜렷한 원인도 모르고 완치 또한 없기에 그냥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견뎌내는 길 뿐입니다.
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을 먹어도 좀처럼 낫지를 않습니다. 앓을 만큼 앓고 난 뒤에야 증상이 사라지는데 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일이년 정도 호전되었다가 어떤 계기로든 다시 도집니다. 증세가 심할 때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서 직장을 잃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병이 저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축복이 되었습니다. 오십이 넘도록 죽기살기로 마셔대던 술을 끊게 해주었고 맑은 정신으로 성경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말씀을 상고하는 것이 세상 무엇보다 큰 기쁨과 즐거움임을 알게 해주었고, 참으로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소망임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누구든지 고난은 피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혹 상황이 더 나빠지더라도 아주 바닥까지는 내려가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고난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하려 애쓰고, 최악의 경우 피할 길을 예비해두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고난이 함께 하지 않는 삶은 어찌 보면 저주받은 삶입니다.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고난을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사업도 망하고, 일마다 막히고, 망신살까지 뻗쳤지만,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사랑이고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랑으로 생명과 삶을 주시고, 사랑으로 새 생명을 소망하게 하시는 주님의 한량없는 은혜 앞에 이 악한 죄인은 오직 감사할 뿐입니다.
기호님 저 또한 이런 저런 인생의 실패와 고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제가 말씀의 사역을 하는 데에, 그 전에 한 신자로서
그런 실패와 고난이 없었다면 주님과 온전한 교제를 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리라 확신하므로
도리어 감사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귀한 나눔이 방문자 모두에게 은혜로운 울림이 되리라 믿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