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몇 년 전 뜨거웠던 '수저계급론'과도 연동되는데요.
누군가는 금수저로 태어나고 누군가는 비참하게 태어납니다.
저도 바리새인처럼' 내가 저들과 같이 않게 하심이 감사합니다' 라는 기도가 가증스럽다고 생각을 하고, 내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는 사람이라면, 그런 식으로
'내가 하나님께 선택받았기 때문에 부유하게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
라는 기도 자체가 아주 잘못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얘기할 때, 망대가 무너져서 죽은 사람이 너희보다 특별나게 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똑같이 너희과 같은데 그것은 단순히 accident에 불과하다
라고 말씀하신 부분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뒤집어서 말하면
'왜 하필 내가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 라는 억울함을 표출 할 수 있지 않나요?
사도 바울이 '질그릇이 자신을 만들어준 토기장이를 탓할 수는 없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왜 탓할 수 없는지는 논리적으로 밝히지 않아서 사실 이 부분이 납득이 안되서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어떤 철학자인가요
"우리는 세상에 원해서 나온 게 아니다. 태어남을 '당한 것'이다. 원치않게 세상에 던져진 것이다 "
라는 말을 했다는데, 신자 입장에서 굉장히 불편한 말임에도, 분명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선택하지 않은 일로 인해서 내가 당하는 불합리함에 대해서는 충분히 억울하다고 호소할 만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내가 어디 그런 막장이고 가난한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닌데 성경말씀에서는
'핑계댈 수 없다'
라는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서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이해되기가 참 힘드네요.
기독교 신앙은 현실에서 금수저냐 은수저냐를 구분하고 그 차이를 극복해나가는 씨름이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을 외면 배척 대적하던 자에서 성령의 역사로 인해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된 은혜를 받았기에 끝까지 그런 연합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금수저냐 은수저냐 따지는 것은 기독교 신앙과 전혀 무관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초대교회에선 노예와 귀족 왕족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가 되었음에도 금수저와 흙수저의 신분은 평생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두 주일(8/1, 8/8)의 설교(오병이어 기적시리즈 13/14)가 주신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것입니다. 천천히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