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후3:16과 고전7:12가 모순되지 않나요?

조회 수 41 추천 수 0 2023.11.28 17:21:45

딤후3:16과 고전7:12가 모순되지 않나요? 

 

[질문]

 

바울은 딤후 3:16에서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적힌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고전 7:12에서 바울은 “이는 주의 말씀이 아니라 나의 권면이다”라고 하면서 결혼에 대해서 권면합니다. 그러면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 싶어서 아래와 같은 의문이 생겼습니다. 

 

1. 사도바울이 딤후 3:16에서 말한 '모든 성경'은 70인역 구약성경만을 의미합니까? 성경의 저작 시기와 정경화 시기를 비교해 보면 그렇게 여겨집니다. 

 

2. 딤후 3:16이 '신약성경까지 포함하는 것을 의도하고 서신을 쓴 거라면' 바울은 후대에 자신의 편지와 서신이 '성경 말씀'으로 채택될 것을 미리 알았다는 건가요? 아무리 사도라도 나중에 내 서신이 성경으로 인정될 것이라는 일종의 무당과 같은 예지능력으로 미리 알고 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3. 위의 2가지 질문에서 바울의 진심이 모순되지 않으려면, 고전 7:12에서 "이는 주의 명령이 아니라'고 적은 부분은, 자신의 서신들이 300년 뒤 카르타고 회의에서 딤후 3:16에서 자신이 적은 '모든 성경'에 포함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은 글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답변] 

 

고대에는 책을 저작하고 복사하려면 일일이 손으로 전부 써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서 아주 희귀하고 고가였습니다. 일반인들은 책을 구해서 읽을 형편이 전혀 되지 못했습니다. 유대인들도 구약성경을 양피 두루마리로 제작해 회당에 비치해서 함께 읽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성경을 암송하면서 배워나갔고 히브리어 특유의 운율이 암송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구약성경에는 같은 내용을 중복해서 기록하거나 비슷한 의미의 표현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암송에 편리하게 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지금 같은 형태의 신구약 성경 66권을 신자들이 구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종교 개혁 이후에 쿠텐베르그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함으로써(1445년) 비로소 가능해진 일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신약성경에서 성경이라고 말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도 그러하지만, 전부 구약성경을 뜻합니다. 사도들이 신약에 인용한 성경 본문도 거의 전부가 구약성경의 헬라어 역본인 70인 역이었습니다. 신약성경은 약 AD 50년경 이후부터 90년 초반 사이에 저작되었습니다. 예수님 승천 직후에는 사도들을 비롯한 일 세대 신자들이 십자가 사건의 목격자였거나 직접 증인으로부터 복음을 전해 들었기에 지금보다 더 원색적이고 생생한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 세대 동안에는 신자들의 간증이 바로 복음의 가르침이었기에 굳이 신약성경 저작의 필요성이 없었습니다. (요일1:1-3)

 

그러다 점차 유대주의자나 영지주의자 같은 이단들로부터 복음의 진리를 방어해야 하고,  일 세대 교인들이 사라지면서 주류가 되어가는 이 세대 교인들에게 십자가 구원 진리를 정확히 가르쳐야 하고, 점점 심해져 가는 외부로부터의 박해에 맞서 싸워나가게 할 필요성에 따라서 신약성경을 저작했습니다. 

 

바울은 13권의 서신서를 저작했고 디모데후서를 처형 직전 로마 감옥에서 67년경 제일 마지막에 저작했을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가 지은 책이 전부 서신서라 이미 각 교회나 개인에게 발송했으며, 교회들끼리 필사해서 서로 나눠보고 있었습니다. 바울이 감옥에서 이 서신을 저작할 때 자기 서신서 13조차도 모든 정황상 다 참고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요한 1-3서와 계시록은 아직 저작되기도(AD90년경) 훨씬 전입니다. 쉽게 말해서 신약성경의 저자들인 사도들조차도 신약성경 전체 27권을 소지는커녕 다 읽지도 못했었고 어떤 서신들이 어떤 교회에서 회람되고 있는지도 정확히 몰랐을 것입니다. 물론 초대 교부들이 어떻게든 그런 서신들을 전부 수집 보관 승계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질문 1에 대한 답변. 

 

이런 상황에서 딤후3:16이 말하는 ‘모든 성경’은 당연히 구약성경을 말합니다. 나아가 구약성경에도 십자가 복음이 충분히 계시되어 있습니다. 복음을 바울이 어떻게 정의합니까?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롬1:2) 여기서도 성경은 구약성경을 뜻하는데 구약에 계시 된 메시아에 대한 지식에 능통하고 그대로 실현된 예수 십자가 사건을 알면, 하나님의 구원 진리인 은혜의 복음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구약시대에도 예수를 믿어서 구원받은 것입니다. 

 

질문 2에 대한 답변. 

 

바울이 나중에 내 서신이 성경으로 인정될 것이다'라는 일종의 무당과 같은 예지능력으로 미리 알고 쓴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자기 생각과 체험과 믿음에 바탕을 두고서 당시의 교인들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복음을 각 교회와 개인의 형편에 맞게끔 서신을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성경 저작의 전 과정을, 정확히 말해선 그의 신앙 체험과 더 나아가 인생 전반을 성령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하셨습니다. 성령의 영감의 권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셔야 합니다. 저자에게 기계식으로 ‘받아쓰기’ 시킨 것은 아니나 하나님은 각 저자에게 필요한 책을 저작하게 하면서 그에 합당한 영적 진리를 성령의 영감으로 충분히 계시해주셨습니다. 

 

예컨대 후대에서 볼 때는 다윗이 주님의 십자가 처형을(시편 22편), 이사야가 수난받는 종의 의미를(사53장) 마치 현장을 본 것처럼 생생하게 기록했으나, 본인이 예수님에 대해 예지능력이 있어서 그렇게 기록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들도 당시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믿음을 고백한 것이나, 자기도 모르게 성령의 인도에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예언 형식으로 대언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성령으로 거듭날 때 “바람이 불매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고 성령의 역사를 설명했습니다. 우리도 불신자 때는 예수가 이유 없이 너무 싫다가, 교회 출석하고서 어느샌가 하나님께 특별히 축복받은 것이 없는데도 이유 없이 너무 좋아지는 것도 성령의 놀라운 권능입니다. 예수 믿은 것부터 성령님의 초자연적 간섭에 의한 기적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절대적 구원 진리를 계시해줄 성경을 저작, 보존, 정경화, 번역 등의 과정을 주관하는 성령의 역사가 소홀히 이뤄질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질문 3에 대한 답변. 

 

고전 7:12에서 이는 주의 명령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의 권면을 적은 것도 질문 2의 답변처럼 그 서신이 정경에 포함될 줄은 바울은 사전에 전혀 몰랐습니다. 삼백 년 후의 카르타고 회의의 결정에 따라 딤후 3:16에서 자신이 적은 '모든 성경'에 고린도전서도 포함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것입니다. 신약성경 저자들 모두가 자기가 저작한 책이나 편지가 나중에 정경화 되리라고는 아무도 미리 점쟁이처럼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오직 십자가 복음의 진리를 당시의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최대한 정확하게 알리고 가르치려는 목적으로만 기록한 것입니다. 서신서 중에는 개인에게 복음으로 권면하는 사적인 편지도 있지만 그것 역시도 성령의 영감으로 저작된 것입니다. 

 

고전 7:12는 당시에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했다고 여기는 상황에 적합한 바울의 개인적인 가르침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처녀가 결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와는 위반되며 오직 주님의 재림이 임박할 때만 고려해볼 만한 권면입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성령이 역사하여서 그렇게 저작했으며 나아가 성경에 그런 점을 밝힌 채로 기록하게끔 인도했다고 봐야 합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로 모든 세대에, 지금도 그러하지만, 거짓 재림 예수들이 나타나거나, 임박한 종말주의자들이 결혼하지 말고 모든 재산 팔아서 교회에 바치고 교회와 결혼하라고 잘못 가르칠 것을 성령님은 이미 다 아셨던 것입니다. 바울의 개인 생각이지만, 성령이 마침 그런 생각을 하게 했고 또 개인 의견이지만 그 서신에 포함시켜서 후대 사람에게 경계시키려는 뜻이었습니다. 저작 당시로선 누차 강조하지만 바울 본인은 성령의 그런 뜻은 몰랐고 그 서신이 정경화 될 줄도 몰랐습니다.

 

(9/2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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