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34:7 아비의 죄로 아들도 벌 받는가?

조회 수 1575 추천 수 27 2010.01.14 19: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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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의 죄로 아들도 벌 받는가?


성경에는 간혹 상호 모순, 충돌되어 보이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바로 아래의 두 구절일 것입니다.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을지라 아들은 아비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 할 것이요 아비는 아들의 죄악을 담당치 아니하리니 의인의 의도 자기에게로 돌아가고 악인의 악도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겔18:20) 선악 간의 심판이나 축복이 부모 자식 간에 서로 연계되지 않고 오직 당사자에 한해서 적용된다고 합니다.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나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고 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출34:7) 그런데 이제는 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사 대까지 보응한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이 해석해도 위 구절과는 상충되는 내용 같습니다. 그럼 하나님이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일구이언(一口二言)하신 것입니까?

그러나 조금만 따져보면 그렇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자는 “영혼이 죽는” 문제를 다룬 것이므로 영원한 심판과 구원에 관한 진술입니다. 당연히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앞에 항복하여 그분을 구주로 모셨는지 여부에 달렸습니다. 시쳇말로 교회에 열심인 마누라 치마 잡았다고 남편까지 천국 갈 수는 결코 없습니다.

두 번째 구절의 전반부는 마찬가지로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자기 죄로만 반드시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심판”을 계속할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악”을 자손 삼사 대까지 보응한다고 합니다. 부모가 지은 죄의  여파와 부작용과 흔적 등이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죄”란 개별적 의미를 지니는 반면에 “악”은 집합적 용어이지 않습니까? 즉 죄는 개별 범죄 행위나 개인의 부패한 심성 등을 뜻하지만 악은 죄를 형성케 하는 외적 근거나 모든 죄가 생성한 결과를 뜻합니다.    

결국 성경이 말하는 바는 후손이 조상의 죄나 선행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상벌을 받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조상이 살아서 행한 모든 일들의, 선이든 악이든, 간접적 영향을 받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으로 인해 병약한 자식이 태어난다든지, 부모의 이혼과 자녀학대 등으로 평생을 짓누르는 상처가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경의 이 구절을 세속의 과학자가 입증해 주었습니다. 금주(1/18/10) Time 지의 “Why your DNA isn't your destiny?”(DNA가 운명이 아닌 이유)라는 기사가 그것입니다. 내용인즉 한 마디로 DNA구조에 전혀 변함이 없어도 환경과 영양에 좌우된 흔적이 유전자(gene)에 새겨져(epigenetic marks) 아주 가까운 세대들에게 유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스웨덴의 북극지역에서 풍년에 풍족하게 먹은 해에 임신한 아이의 수명은 줄어들고, 기근의 궁핍을 잘 이겨낸 해에 임신한 아이의 수명이 도리어 길어진다고 합니다. 부모가 단기간에 습득한 끈질긴 생활력이 곧바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 다른 예는 일찍 흡연을 시작한 사람의 아이는 비만 같은 병약한 체질이 되기 쉬우며 수명도 짧아질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바로 성경 말씀대로 아비의 악이 보응된 것이지 않습니까?

아주 상식적인 내용을 가지고 저나 세계최고의 시사지 Time이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느냐고 의아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사가 함의(含意)하는, 기사에서도 이미 간접적으로 시사했지만, 내용이 미칠 파장이 아주 크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다윈의 진화론을 뒤집거나 보충할 수 있는 최적의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다윈은 장구한 세월 동안에 즉, 셀 수도 없는 세대에 걸쳐서 자연선택에 따라  DNA 구조가 바뀌어서 진화가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에 이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한 세대 만에도 부모로 인해 자식에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말하자면 한두 세대 안에서 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Lamarck의 용불용설(用不用說)이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 창조론 쪽에서 진화의 확정적 증거나 자료가 없다는 반발에 대해 그 동안에는 장구한 세월을 요하기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궤변으로 피해가다가, 이젠 눈에 보이는 증거가 나타났다고 더 기고만장 하려들 것입니다.  

그러나 Time 지가 헤드라인으로 내세운 이 기사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론입니다. 아무리 그 변화가 눈에 띄게 커다해도 DNA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기에 절대 영구적이지 않고 얼마 후에는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변화를 일으켰던 환경과 영양 조건이 제거되면 차츰 변화도 없어집니다. 이는 진화가 아닙니다. 바로 창조론자도 그간에 인정해 왔던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adaptation)일 뿐입니다.

이는 또 실험을 통해 이론적으로 설명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지금껏 진화론자들이 내세워왔던 증거의 재탕일 뿐입니다. 그들은 신종이 나타나거나 종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관이 형성되는 것 같은 대진화(macro-evolution)에 대한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돌연변이와 임의선택이라는 이론적 두 기제만 제시했을 뿐이다. 대신에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진화의 증거로 발견했던 핀치 새 부리의 변화 같은 소진화(micro-evolution, 즉 적응)의 증거들만 계속 제시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이 이론(Epigenetics)으로 진화를 뒷받침하려는 시도는 “대진화는 장기간 계속된 소진화”라는 그들의 속 빈 주장을 고장 난 축음기처럼 되풀이하는 꼴입니다. 단 DNA에 새겨진 그런 나쁜 흔적을 제거하여 질병을 치유하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은 장점을 빼고선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 인용한 선조의 선악이 자손에게 영구적 변화는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하나님의 경고가 진리라고 강력하게 변증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정작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할 사항은 왜  선조의 선과 악에 따라 후손이 영향 받는 기간에 천대와 삼사 대로 큰 차이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진노에 비해 은혜가 훨씬 크다는 진리를 수사학적으로 강조한 표현이긴 하지만 선의 영향력이 악의 그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입니다. 악을 이기는 것은 오직 선일 뿐 아니라, 어떤 악도 하나님 뜻 안에서 행하는 선으로 충분히 이기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하나님은 인간을 서로 사랑하며 섬기는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미워하며 싸우는 것은 그 창조된 본성을 거슬리는 부작용이기에 하나님은 재빨리 바로 잡아주시려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선한 영향력은 가만 두어도 그 자체로 확대 재생산되어 아주 큰 파장을 남기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혹시 환경과 영양에 영향을 받아 영육 간에 침체나 후퇴가 생겨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대에도 너무나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기사는 공교롭게도 선의 영향력이 더 오래간다는 원리마저 실험으로 입증되었다고 말합니다. Larry Feig이 2009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장난감을 많이 갖고 놀게 하면서 세심하게 보살펴준 쥐들은 그렇지 못한 쥐보다 기억력이 장기간에 걸쳐 현저하게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후손들이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않았는데도 동일한 현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연구를 고안한 Feig가 출애굽기 그 구절을 알았는지는 불명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첨예하게 발달해도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의 단편을 발견해내는 일밖에 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기껏 바닷가에서 모래알 하나 주워 올리는 것 같은 일을 말입니다.

진화는 종(種) 간에 변화된 확정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하나의 이론, 아니 추측이자 궤변일 뿐입니다. Time 잡지 식으로 말하면 DNA 구조는 아무리 장구한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운명을 절대 가름하지 못합니다. 우주 만물은 그 지으신 하나의 품안에서만 올바르게 숨 쉬며 살아갈 수 있을 뿐입니다. 과학 실험의 소모품에 불과한 쥐새끼마저도 그분의 창조 섭리와 지혜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그분의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그 후손에게마저 그분의 사랑을 전하면서 말입니다.

그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야말로 더더욱 그래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자기 당대뿐 아니라 후손 천대까지 그분의 사랑을 함께 누려야 할 것입니다. 또 그러려면 아무리 환경과 영양이 열악해도 선을 행하는 길 뿐입니다. 아무리 작은 선도 어떤 큰 악을 이겨낼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적은 자에게 작은 일부터 충성하라고 권면하신 까닭입니다. 혹시 선이 악에 진다할지라도 하나님이 악의 영향을 삼사 대만에 끝내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신자마저 환경과 영양에 눈이 어두워서 악을 물려주고 있지는 않는지요?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 대신에 생물학적 DNA 구조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천대에 이르는 복락을) 거두리라.”(갈6:8)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찌니라.”(갈6:9)

1/1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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