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아마겟돈에 허덕이는 미국

조회 수 235 추천 수 14 2011.07.28 04:17:11
몇 가지 아마겟돈에 허덕이는 미국


제가 사는 미국 LA에는 최근 뉴스시간마다 ‘카마겟돈’(Carmageddon)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내주 주말(7/16-17) 양일간 제일 붐비는 고속도로의 보수를 위해 일부구간이 전면 통제될 예정이라 엄청난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자동차와 성경에 나오는 마지막 때의 전쟁터(계16:16)를 합친 합성어(Car + Armageddon)입니다.

알다시피 LA는 지진이 잦은 곳이라 고층빌딩은 드물고 아주 넓게 형성되어있습니다. 광역도시 전체로 따지면 다섯 County에 걸쳐 있을 정도입니다. 고속도로가 사통팔달인지라 한 곳이라도 막히면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그 이틀만은 외출을 단념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관련 당국은 몇 주 전부터 헐리웃 스타까지 동원하여 미리 홍보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주의 뉴스시간을 뜨겁게 달구는 내용들을 보면 미국을 괴롭히는 또 다른 아마겟돈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의 카마겟돈은 정도가 약하고 이틀만 참으면 됩니다. 도로보수가 완료되면 교통사정은 더 나아질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 모두를 점차 수렁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아마겟돈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플로리다주 올란도의 한 젊은 여성이 어린 딸이 실종되었어도 한 달이나 신고를 하지 않고 파티만 광적으로 즐겼습니다. 분명 자기 딸을 죽였다는 심증은 있는데 확실한 물증이 없어서 무죄 방면되는 바람에 매스미디어에 불이 났습니다. 오래 전 아내를 살해한 협의가 충분했는데도 강력한 변호팀으로 인해 풀려난 영화배우이자 미식축구선수 Simson 사건의 재판(再版)으로 묘사됩니다. 법정 밖에선 연일 그녀를 비난하는 데모대가 고함을 지르고 있으며, 출소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페이스북의 “I hate Casey Anthony" 사이트엔 오늘 오전에만 삼만 명이 호응했을 정도입니다.

심슨 사건의 변호팀의 일원이었고 하버드 법대 교수인 Alan Dershowitz는 이 사건은 “재판체계가 법정 밖에서 일어난 일과 법정 안에서 일어나는 것과 괴리를 일으키는 대표적 예”라고 평했습니다. 쉽게 말해 법률 제도만 잘 활용하면 엉뚱한 판결도 얻을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미국은 실제로 너무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고 물증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공의가 무너지는 결과를 종종 낳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돌보아야 한다는 기본윤리마저 무너진 대표적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요컨대 모랄겟돈(Moralgeddon-필자가 흉내 내어 만들어 본 말)이 만연한 까닭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중심부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하원 지도자들과 국가채무상한선을 더 늘리는 과제를 두고 심지어 이번 일요일 오후에도 회의를 갖기로 했습니다. 재정적자를 이대로 두면 채무변제를 더 이상 보증할 수 없는 미국의 부도(default)라는 초유의 사태가 예견될 정도로 다급해졌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돈을 더 찍어내어서 당장의 경제위기에서 숨통이라도 트고 보자는 의도입니다.

물론 대폭 세수(稅收)는 늘리고 세출(歲出)은 줄여 수년 내에 수조 달러(한국 돈으로는 수천 조원)의 적자를 보전하자는 계획도 함께 논의될 것입니다. 세금이 늘어나면 복지 교육 문화 등의 공공부문 지출이 늘어나야 원칙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쪽 정부 예산부터 대폭 삭감하겠다니 가뜩이나 불경기인터에 서민들만 더 죽을 지경이 될 것입니다. 당장에 노인들의 의료보험과 사회보장연금부터 줄이겠다고 합니다.

연방예산과는 별개이지만 같은 맥락으로 캘리포니아의 세수가 줄어 양로복지센터들이 9월이면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 전국의 대학 등록금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랐고 공립학교의 교육의 질은 엄청 낮아졌습니다. 아이비리그를 졸업해도 직장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한창 일할 연령대는 언제 모가지가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스몰비즈니스는 파리 떼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입니다. 이젠 노인이 되어도 기본적 삶조차 보장받지 못할 정도로 대제국 미국은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돈만 밝혔던 아메리칸드림 때문에 겪는 자업자득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쓰나미처럼 마니겟돈(Moneygeddon - 필자 조어)이 들이닥친 것입니다. 앞의 모랄겟돈의 근본원인도 사실은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 Dr. David Jeremiah가 성경에 이런 사태가 예언되어 있다는 주제로 “The Coming Economic Armageddon"이라는 시의적절한 책을 작년에 출간한 것이 흥미로울 따름입니다.  

한국도 이런 아마겟돈에서 비켜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계적 불경기를 가장 잘 극복하고 있는 나라로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대기업과 일부 유망품목 수출기업들만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피부 경제는 아주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국민들의 팽배한 불만을 잠재울 수 없을 것입니다. 젊은 대학생들부터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마력을 지닌 오랜 정치구호로 무장할 정도입니다.

과연 이런 사태에 이른 것이 정치가나 기업가들만의 잘못일까요? 물론 상당 부분이 그들 탓일 수도 있지만 모든 이들이 돈이라는 우상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끝없이 추구한 결과가 아닐까요? 심지어 교회 내에서조차 기복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보건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욥4:8) “악을 뿌리는 자는 재앙을 거두리니 그 분노의 기세가 쇠하리라.”(잠22:8)
  
이런저런 아마겟돈이 자주 나타나면 진짜 아마겟돈이 올 때가 다되었다는 뜻이 아닐까요? 지금껏 말씀드린 아마겟돈은 인간의 힘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진짜 아마겟돈은 하나님 대신에 다른 우상으로, 현대에선 돈으로 대체한 까닭에 오는 것이며 일단 닥치면 어느 누구도 구출 받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통해 그분을 진정으로 믿고 경배하는 자를 빼고는 말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자들이 교회 내에서조차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러 유사 아마겟돈들이 진짜 아마겟돈의 사전 경고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또 우리 모두가, 특별히 십자가 복음 안에 온전히 들어선 자라면 성경의 다음과 같은 경고가 절감되어져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도 유사 아마겟돈들이 늘어만 갈 것이므로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이 땅을 고쳐달라고 더 울부짖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찌라도 지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정녕 응하리라.”(합2:3)

7/8/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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