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보시기에 맞는 길

조회 수 117 추천 수 0 2020.08.22 20:59:23

안녕하세요? 얼마전에도 질문드렸으나 요즘 정말 고민거리가 생겨 다시 다른 안을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한국의 의대생입니다. 현재 정부 정책과 부딪히고 있는 의협 및 의대협은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 의대에 들어오기 전부터 환자를 돈으로 보는 행위를 매우 안좋게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신앙생활을 건강히 영위해 나갈 만큼의 돈을 버는 것이 지금도 목표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의사의 밥그릇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제가 제 양심에 빗대어 생각해보아도 정부 시책은 매우 국민의 이익에도 반하고 있습니다. 또 언론의 보도들은 매우 편향되어 있어서 마치 모든 개신교인 들이 악인인것처럼 보도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드릴 수 있지만 그게 주 내용은 아니므로 하지 않겠습니자.

그런데 파업을 하게 되면 지금은 응급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없는 선에서 하지만 길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요. 그러나 의사들로서는 파업 외에는 정부에게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정부는 대화할 의지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기독교인 의사들은 파업에 참여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맞지 않는 것일까요? 저희가 파업에 참여를 하지 않는다면 당장 환자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지요. 그렇지만 투쟁에는 힘이 빠지게 되고 나쁜 법안이 통과되게 되며, 다른 사람들이 지금 손해보며 투쟁해주는 것에 편승하는 입장이 될 테지요.. 

저는 파업에 무조건 동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속해있는 기독교 동아리 간사님께서는 예전에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게 맞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더라고요..

꼭 이번 일이 아니라도 현명하게 하나님의 뜻을 판별하는 일이란 너무 어러운 것 같습니다.


master

2020.08.23 03:43:09
*.115.2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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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님 참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하셨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여하시든 안 하시든 형제님이 판단하셔서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하나님의 신자를 향한 일관된 뜻은 무슨 일을 하느냐(doing)가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느냐(being)에 두시기 때문입니다.

 

단 몇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의사들의 영리가 아니라 국민의 의료 복지에 도움이 되는 길이어야 하고, 아무리 따져봐도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안이어야 하고, 어떤 길을 택하든 처음부터 끝까지 온유한 방식으로 행하면서, 소기했던 선한 목적이 달성되도록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럼 하나님은 반드시 합력하여 선한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신자들이 오해하고 있습니다.  여러 현실적 대안 중에 가장 거룩한 방안  하나를  미리 알아서 시행해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라도 지혜는 어리석고 영적으로도 미숙하기에 사전에 그렇게 딱 부러지게 알 수 없습니다. 또 아무리 기도를 오래 해도 직통으로 계시해주는 법도 아주 비상한 경우 그것도 평생에 한두 번 빼고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시키지 않고 주님의 사랑을 자기 주변과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실현하겠다는 진심이 있으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행하시고 기도하십시오. 그것이 진정으로 주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여러 대안 중에 하나를 미리 알아야겠다는 것이야말로 성공가능성, 거창한 결과를 자기가 이루고, 또 자기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앞선 것일 수 있습니다. 샬롬!

진진

2020.08.23 06:32:58
*.210.98.104

저는 자매입니다 ㅠㅠㅋㅋㅋㅋ

그래도 답변 감사합니다 제가 할수있는데까지는 해야겠지요

amazing_grace

2020.08.23 11:26:19
*.17.21.16

진진님 저는 미국에 거주하여 한국 사정은 자세히 모르지만 일단 의료계에 계신점에 대해 감사드리고 이번 일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기도합니다. 

 

질문 의도와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정부시책에 대해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드릴 수 있지만 그게 주 내용은 아니므로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이곳은 그런 토론을 하기 적합지 않은 곳이지만 다른 인터넷 여러곳을 통해 본인이 가지고 계신 의료계쪽의 의견도 나누어 주시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여론은 쉽게 단면만 보고 비난하는쪽으로 기울기 쉬운데 아직 납득이 갈만한 의사분들의 입장을 못 들어본 것 같습니다. 몇몇 의료계분들의 글들을 보았지만 원론에 그치는 의견이거나 왜 정책이 국민에게 결과적으로 손해인지 명쾌히 설명하지 못하였습니다. 모쪼록 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진

2020.08.23 14:41:30
*.210.98.104

의사를 증원해도 건강보험제도에서 돈이 지급되는 대부분의 질환은 환자 입장에서 가격이 싸지지 않습니다. 미용 등의 비보험 등은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질환들은 환자에게 받는 돈을 의사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의사만 늘어나면 결국 그 의사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계속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할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과잉서비스가 제공 되거나 미용 등의 비보험을 하는 의사들이 늘어나 국민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수가는 경쟁체제가 아니므로 의사가 돈을 더 못벌게 되지만, 환자가 더 저렴하게 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비례관계가 아닙니다.

공공병원을 설립하지 않고 의사를 늘어나게 한다고 해서, 시골에서 기피과(산부인과나 외과 등) 병원을 차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도 낮게 책정되어 있는 수가로 인해 적자를 보고 문을 닫는 곳이 많은데 경쟁이 심해질수록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무리 많은 의사가 개인병원을 차린다고 해도 어려운 수술이나 병의 경우는 큰병원에서 치료받고 싶어할 것입니다. 암수술을 시골의 개인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은 없고, 뛰어난 외과의사도 개인병원을 차리면 치질수술밖에 못합니다. 이건 정부 차원에서 공공병원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구조적 해답입니다. 적어도 제 주변의 의대생들은 아직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조건만 어느정도 괜찮으면 사람 살리는 과에 가서 일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교수님들도 열정적으로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기피과를 전공하고도 일할 병원이 없어서 피부과로 개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이 수술을 많이하실수록 적자를 보고 결국 병원에서 푸대접받아 쫓겨나셨지요. 병원도 착한 마음으로 계속 빚을 져 줄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저희는 그런 분들이 안심하고 수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진진

2020.08.23 14:48:51
*.210.98.104

첩약 보험화도 현재 저희가 반대하는 안인데, 한약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물론 한약 저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국민 건강보험 재정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지금도 보험이 되지 않는 비싼 항암제와 난치병 치료제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먼저 혜택이 돌아가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 저희 주장입니다. 안면마비와 뇌혈관질환 후유증, 생리통 세 가지 질환의 첩약 보험을 해준다던데, 그것보다는 꼭 필요한 항암제가 거절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들로서 그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진진

2020.08.23 15:32:10
*.210.98.104

환자를 돈으로 보거나 성추행을 하는 의사들은 악인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현실을 알면서도 정책을 시행하려 하는 정부 역시 악인입니다. 이 모든 악을 하나님께서 보시고 계시리라고 믿지만, 제 입장에서는 악이 번번히 승리할 뿐 아니라 선으로 둔갑까지 하는 모습이 매우 답답합니다.

피스

2020.08.23 17:18:31
*.252.203.12

저 역시 공보의로 일하는 현직 의사입니다. 비록 아직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 전공의 분들의 애끓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현 정부의 의료 정책은 참으로 여러 면에서 어리석고 우매하며 눈과 귀를 꽉 틀어막고 오로지 프레임과 고집만을 앞세우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집단 이익에서 나온 판단이 아닙니다. 만일 그랬다면 의사 내에서도 분열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든 의사가 한 목소리로 반대함은 그만큼 한국의 의료 정책이 왜곡되어 있었음을 시사하는 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파업의 정당성은 확신하나 그것이 환자에게 피해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이 당장 원하는 것을 주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때가 있습니다. 국민을 정말로 위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그들이 장차 받게 될 피해를 가르쳐주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록 당장은 쓰고 불편하더라도) 파업을 활용한다면 나쁘지 않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여담으로 현 의료 파업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는 마련해두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이 시점에서 의료인들이 파업을 '올바른 선'에서 진행하도록 기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집이나 완악함이 아니라,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 의료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무조건적이고 완악하고 강압적인 태도가 깨우침과 교정을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극히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master

2020.08.24 02:24:35
*.115.239.75

진진 자매님 일단 죄송합니다 ㅠㅠ 어려운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mazing-grace님과 피스님의 귀한 의견도 감사합니다. 저도 20여년 전에 암으로 12시간이나 걸리는 대수술을 받아서 완치되었는데 그 때 의사들의 헌신적 수고를 아직도 감사하게 여기고 있으며, 또 당시의 천문학적인 병원비용을 자선기간의 Fund를 받아서 전액 탕감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만큼 복잡하고 비싼 의료체계와 의료보험이 없는데(인종 문제와 함께 미국의 2대 고질병) 또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별도의 구제책은 잘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65세가 넘어서 Medicare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문화 정치 경제 종교를 떠나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보호 받아야 할 가치임을 믿습니다. 단번에 만족스런 해결은 어렵겠지만 조금씩이라도 개선되어져 가고 이번 사태도 선하게 해결되기를 기원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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