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16:4-11) 분수에 지나친 신자들로 가득 찬 한국교회

구약성경강해 (34) / 민수기강해 (24)

 

“모세가 듣고 엎드렸다가 고라와 그 모든 무리에게 말하여 가로되 아침에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자가 누구인지, 거룩한 자가 누구인지 보이시고 그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되 곧 그가 택하신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리니 이렇게 하라 너 고라와 너의 모든 무리는 향로를 취하고 내일 여호와 앞에서 그 향로에 불을 담고 그 위에 향을 두라 그 때에 여호와의 택하신 자는 거룩하게 되리라 레위 자손들아 너희가 너무 분수에 지나치느니라 모세가 또 고라에게 이르되 너희 레위 자손들아 들으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회중에서 너희를 구별하여 자기에게 가까이 하게 하사 여호와의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시며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게 하심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 하나님이 너와 네 모든 형제 레위 자손으로 너와 함께 가까이 오게 하신 것이 작은 일이 아니어늘 너희가 오히려 제사장의 직분을 구하느냐 이를 위하여 너와 너의 무리가 다 모여서 여호와를 거스리는도다 아론은 어떠한 사람이관대 너희가 그를 원망하느냐.”(민16:4-11)

 

분수에 지나친 반역

 

고라 일당이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자 모세와 종교 지도자 아론에게 거역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자기들을 광야에서만 사십 년간이나 방황하게 이끄는 것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본문은 모세가 그들에게 보인 일차적인 반응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라당이 자기들더러 스스로 여호와의 총회 위에 높였다고 비방했으므로 여호와께서 당신께 속한 자를 직접 구분해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모세와 아론과 고라일당이 각기 향로를 들고 회막 문 앞에 서있고 하나님이 누구를 택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7절) 당연히 여호와께서 불이 나와서 분향하는 고라 일당 250명을 소멸시켰습니다.(35절)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이야말로 당신이 택한 충성된 종이라고 온 회중 앞에 똑똑히 보여준 것입니다.

 

고라 자손이 아니라도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누구나 무미건조한 광야생활을 사십 년간이나 다시 하는 것은 너무 싫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 중에 고라 족속이 반역을 앞장서서 주도한 데는 그들만의 구체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모세가 그들을 꾸짖는 말(7,9절)에서 그 이유를 비교적 쉽게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7절 끝에서 모세는 “너희가 너무 분수에 지나치다”고, 또 9절에선 “성막에서 회중을 대신하여 봉사하며 섬기게 하는 일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고 야단쳤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고라당은 자기들이 맡은 성막 봉사의 일이 너무 사소해서 아무 빛도 안 나는 일이라고 여겼다는 뜻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아론의 직분에 도전한 것이 분수에 지나지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럼 그들이 맡고 있는 직분부터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고라는 레위지파 고핫의 후손이었습니다.(민16:1) 아직 솔로몬의 성전을 짓기 전이라 레위 지파는 성막에서만 봉사를 행했는데 크게 두 가지 역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동물 희생 제사를 집전하고 성막 안에 들어가 분향하며 대속 중보 기도하는 일과, 둘째 성막을 자체를 해체 운반 설치하고 성막의 모든 집기를 관리하며 여타 모든 잡무를 담당하는 일입니다. 간단히 말해 하나님께 직접 제사하는 일은 아론가문이, 성막을 관리하는 일은 레위 나머지 지파가 맡았습니다.

 

성막을 운반 관리하는 레위지파는 민수기 4장에 따르면 또 세 가문으로 나뉘는데 하나님이 각기 그 맡을 일을 정해주었습니다. 먼저 고핫 자손에겐 성소 안의 언약궤, 거룩한 떡 진설병을 놓는 상, 금잔과 등대 등을, 게르손 자손은 성막 자체를, 므라리 자손은 장막을 바치는 널판 기둥 받침 등을 운반 설치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고핫 자손이 운반해야 할 것들 중에 언약궤는 하나님이 임재하여 백성들의 죄를 사해주는 은헤를 베푼다고 해서 속죄소 시은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나머지 집기들도 하나님께 예배하고 또 그분의 신탁을 받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고귀한 것들이라 성경은 지성물(至聖物, the most holy thins)이라고 칭했습니다.(민4:4)

 

언약궤를 메어야만 하는 이유

 

민수기 7:7-9에 의하면 모세가 크고 무거운 것들을 운반해야 하는 게르손과 므라리 자손에게는 각기 소들과 수레들을 주었습니다. 반면에 고핫 자손에겐 수레와 소를 주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그들의 성소의 직임은 그 어깨로 메는 일을 하는 까닭이었더라.”(민7:9)고 밝혀 놓았습니다.

 

지성물이 가볍기 때문이 아닙니다. 고핫이 맡은 것들은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물건이기에 그에 걸맞게 귀하게 다뤄야만 했습니다. 어깨에 메라는 것은 일차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최대한의 존경과 경배를 드리라는 의미입니다. 왕이 행차할 때에도 보좌에 앉은 왕을 종들이 어깨에 메지 않습니까? 왕으로 흙과 먼지로 더러워진 맨 땅 위로 직접 걸어가게는 할 수 없습니다. 왕들도 먼 거리를 여행할 때는 소나 말의 수레에 타지만 소나 말이 사람보다 힘이 좋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선 언약궤가 비록 상징이긴 해도 수레에 얹혀서 소와 같은 짐승이 당신을 끌어가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창조의 목적이 인간으로 이 땅을 아름답고 거룩하게 다스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로 제사장 나라를 세우게 함으로써 죄로 타락한 당신의 땅을 회복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백성이 정말로 그 일을 소중히 여긴다면 직접 언약궤를 운반해야 합니다.

 

제사장들이 지성물을 어깨로 직접 매어야 한다고 해서 백성들의 어깨 위에 큰 부담을 지으며 즉, 치성과 제물을 최대한으로 바치라고 강요 군림하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당신께서 백성들의 진을 결코 떠나지 않으며 그들과 직접 대면해서 교제하시겠다는 뜻입니다. 성막을 해체하고 이동할 때마저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는 단 일 밀리미터의 틈도 없이 밀착해서 동행하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너희를 한 시도 떠나지 않으니까 너희도 나를 절대로 떨어지지 말고 따르라는 것입니다. 언약궤라는 명칭 그대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과 맺은 언약을 잊지 않고 있으니 너희도 그 잠시 이동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로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모든 백성이 지성물을 어깨에 메어야 하나 레위지파로 대표하여 대신 지게 하도록 거룩히 택하여서 그 고귀한 직무를 맡긴 것입니다. 모세는 그래서 본문 9절에서 성막에서 봉사하는 것이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도록 하나님이 맡긴 너무나 고귀한 직무라고 말한 것입니다.

 

아론의 종이 된(?) 고라

 

문제는 지금 하나님께 광야를 사십 년간 방황하다 죽으라는 형벌을 받아 수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게르손과 므라리 지파와 달리 고핫의 후손인 고라 족속은 일일이 어깨에 메고 걸어가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매일매일 어디로 가야할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주권대로 움직일 따름입니다. 구름 기둥이 떠서 앞서가면 행진하고 멈추면 진을 치며 머물러야 합니다. 아주 오래 동안 행군만 할 때도 있습니다. 구름이 떠오르거나 멈출 때마다 레위지파들이 가장 바쁩니다. 성막을 설치했다가 분리해체하고 다시 설치하는 작업을 매번 되풀이해야 합니다.

 

반면에 아론 가문은 아무 하는 일도 없이 성막을 다 설치해 놓으면 맨몸으로 들어와 제사와 분향만 하면 그만입니다. 저라도 솔직히 짜증나고 시기 질투가 날 것 같습니다. 민수기 4:19-20에 따르면 고핫 자손은 지성물을 옮길 때에만 성소에 들어갈 수 있고 반드시 아론가문의 지휘에 따라야만 합니다. 혹시라도 성소에 들어가 자기들이 운반해야 하는 지성물을 쳐다보기만 해도 그 자리에서 죽는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은 하나님보다는 아론지파의 종들처럼 여겨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고라는 계속 어깨에 매고 운반하는 것도 힘들지만 아론 가문에 비해서 자신들이 너무 열등하다는 모멸감을 지울 수 없고 자존심만 잔뜩 상했을 것입니다. 결국 참다못해 모세와 아론을 향해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냐”(민16:3)고 즉, 왜 너희가 우리를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따지게 된 것입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그들이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가 세운 종이라는 것과 또 그들이 자의가 아니라 율법에 따라서 행하고 있음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자신들의 율법에 따라 행할 바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고 지금 그 일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하나님의 벌을 받아 광야를 헤매다 죽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꼭 율법에 따라서 궤만 메고 힘들게 사십 년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줄 알지만 이렇게 살다 죽느니 차라리 가나안 족속과 전쟁이라도 치러보자고 나선 것입니다.

 

거기다 편안하게 지휘만하는 모세와 아론은 가나안 땅에 들어갈 허락을 받았으니 더더욱 시기와 질투가 났을 것입니다. 성경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혹시 생각나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만 받고 자기 제사를 받지 않자 가인은 친동생인 아벨을 죽였는데 바로 그런 심정과 방불했을 것입니다. 회중들의 눈이 있어서 차마 그들을 죽이지는 못하고 대놓고 거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즉사의 심판을 내리는 이유

 

그들의 고달픈 전후 사정과 그들이 느꼈던 심정에 이해해줄 수 있는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비유한 대로 부모의 명령을 어기는 것은 그 거역한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가 나쁜 것보다 부모를 무시했다는 잘못이 더 큽니다. 거기다 벌을 받고 있는 중에 자기 마음대로 다른 행동을 하면, 그것도 벌을 준 의미와는 정반대로 거스르는 행동을 하면 아예 부모 취급을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지금 고라당이 하는 짓이 바로 그런 뜻이지 않습니까? 광야로 올라가지 않고 가나안이든 애굽으로 가겠다는 것은 아예 하나님을 대놓고 대적하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없는 삶을 살겠다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그들에게 전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이래라 저래라 명령만 하는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호와의 이름을 들먹이고 아론 가문이 독재한다고 선동하는 것은 평소에 비슷한 생각을 갖는 다른 이들로 자기들을 따르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인간은 참으로 치사한 존재입니다. 자기들이 지금 죄를 짓고 있는 줄, 하나님 계명을 위반하는 줄을 알고도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공범자들이 쉽게 동참하도록 그럴싸한 명문을 제공해준 것입니다.

 

모세가 9절에서 그들을 아주 신랄하면서도 정확하게 꾸중한 내용이 무엇입니까? 너희가 맡은 일이 절대로 작은 일이 아니라고. 즉 아론가문이 맡은 일과 대등하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상징적인 의미이긴 하지만 여호와의 언약궤를 천으로 덮었어도 직접 육신으로 접촉한 자는 고핫 자손뿐이지 않습니까?

 

그들은 율법대로 아론가문의 지시를 받아 행하기만 하면 추가적인 벌을 받지 않습니다. 반면에 대제사장은 일 년에 일차 온 백성의 죄가 사함 받지 못하면 대신 죽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아론의 두 아들이 잘못된 불로 분향하다가 지성소에 나와 즉사하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불을 한 시도 꺼지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아론가문과 레위지파 중에 실제로 누가 더 힘든 일입니까? 비유컨대 회사 사장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지 않고 그나마 비서에게 다 시키지만, 공장에서 하루 종일 노동하는 직공보다 더 쉬운 일이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모세가 사십년 방황을 마치고 광야생활을 회상하면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헤어지지 않았고 네 발이 부릍지 아니 하는”(신8:4) 은혜를 여호와께 입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아무리 언약궤를 매고 사십 년을 방황해도 고라 자손의 발가락에 물집 하나 생기지 않도록 하나님이 보존해주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 심판의 의미

 

이 거역에 참여했던 르우벤 자손인 다단과 아비람과 아예 모세의 소집 명령에 콧방귀도 뀌지 않고 그들의 장막 곁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포함해 고라에게 속해 반역했던 모든 사람과 모든 물건도 땅이 벌어져 산 채로 매몰 당하는 벌을 받았습니다.(32,33절) 단순히 하나님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두려워하고 치워선 안 됩니다.

 

모세가 30절에 여호와를 멸시한 것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고 선포했습니다. 고라 일당이 하나님을 멸시했던 모습과 그 의미에 따라 정확하고도 공평하게 심판하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들은 그 삭막하고 황량한 광야에서 무거운 짐이나 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이 너무 싫다고 했습니다. 땅이 입을 벌려서 그들을 삼킨 이유도 그들이 지금 그 땅이 싫다고 하니까 땅도 그들이 싫다고 한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 앞으로는 여호와와 담을 쌓고 지냈겠다고 덤볐으니 하나님도 그들과 담을 쌓은 것입니다. 광야에서 한 시라도 더 숨을 쉬며 살아갈 아무런 의미와 자격이 그들에게 없었던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땅을 벌려서 삼켜버리는 하나님의 심판을 보는 나머지 백성들로도 그나마 광야에서 방황이라도 하게하신 당신의 깊은 뜻을 정확히 깨달아 참된 회개의 기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징계와 심판은 벌을 주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당신의 백성들로 당신의 뜻을 온전히 깨달아 고치게 하고 이방 족속들로도 당신만이 인생만사의 절대적이고도 유일하며 완전한 주관자임을 알게 해주는 데에만 그 목적이 있습니다. 본문의 경우처럼 각자의 지은 죄의 성격에 따라 하나님이 내리신 형벌의 모습도 각기 달라집니다. 이스라엘은 그 동안 여러 번 벌을 받았는데도 이스라엘이 제대로 회개를 하지 않아 생매장되는 엄청난 벌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이스라엘로 광야를 사십 년 방황하는 벌은 주었지만 그 자리에서 진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벌을 받은 기간 중에도 성막은 함께 옮겨 다녔습니다. 여전히 그들의 제사를 받으며 회개의 기회를 주시겠다는 뜻입니다. 최대한 양보해도 생명이 연장되는 긍휼의 복은 받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광야로 올라가지 않겠다고 나선 것은 죽더라도 가나안과 전쟁하거나 애굽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입니다. 자기 생명을 자기 뜻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특별히 신자라면 하나님께 받은 생명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하고 절대로 자의에 따라서 생명을 해하거나 단절시키는 죄를 범해선 안 됩니다. 그야말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입니다. 하나님으로선 그 사십 년의 생명의 유예기간을 주신 의미가 완전히 없어졌기에 그조차 취소한 것입니다.

 

평일에는 세상으로 돌아가는가?

 

고라당은 완전히 인간적인 탐욕과 비뚤어진 감정에 지배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운 종인 줄 알고도 모세와 아론더러 분수에 넘치게 독재한다고 따졌습니다.(3절) 자기들 심령에서 하나님을 아예 지워버리니까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탄의 소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7절에서 모세가 거꾸로 그들을 분수에 지나치다고 야단쳤습니다. 마찬가지로 모세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닙니다. 순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헌신 순종함으로써 그분의 말씀을 받아서 그대로 대언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특별히 당신의 택한 백성이라면 절대로 해선 안 될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지금도 고라당 같이 분수를 모르고 설치는 신자들이 교회 안에 너무 많아 보입니다. 교회에서 목사의 목회 방침이나 리더십을 문제 삼아 분란을 일으킨다는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모세가 고라당에게 분수가 넘친다고 야단친 내용이(9절) 지금도 정확하게 적용되는 신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고라당의 잘못을 크게 세 가지로 지적했는데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그 셋에 자신을 대입 점검해보고 그들과 닮은 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진정으로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고라당이 광야에서 매몰되는 벌을 받았듯이 우리 모두 교회 안에 매몰되는 벌을 받을지 모릅니다.

 

우선 하나님이 세상에서 구별해 따로 불러내었다는 체험적 확신이 없는 신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자신이 영적으로 우월해서 성경이 말하는 진리를 잘 알아먹고 동의가 되어서 믿기로 결단했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믿음이 없는 것보다는 어떤 종교라도 가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예수를 믿기만 하면 영생을 준다고 하니까 믿음을 천국보험에 가입한 정도로 여깁니다.

 

어느 경우가 되었던 자기가 믿기로 결단하고 교회에 출석해주었으니 그 믿음이 하나님 앞에 내세울 자신의 능력과 공로가 됩니다. 교회와 목사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하나님께 복을 받거나 최소한 화액은 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여깁니다. 죄송하지만 많은 목회자들도 신자들의 그런 믿음과 기대에 맞춰주려고 대놓고 교회를 잘 섬기면 생활이 윤택해진다고 가르칩니다.

 

세상에서 따로 불러내었다는 것은 세상 사람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러낼 이유와 필요가 없으며 죽기 전에 그냥 구원만 주면 됩니다. 모든 이들로 신자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불러내었다는 것은 또 당연히 신자를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자기들끼리 따로 모여서 주님이 어서 빨리 재림하셔서 저 악인들을 다 심판하고 우리만 구원해달라는 이단종말주의자가 아닌 다음에는 모든 신자는 평일 일주일 내내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서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더러 열방 앞에 제사장 나라가 되라고 가나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이지 젖과 꿀만 먹고 평안히 살라는 뜻이 아니듯이 말입니다.

 

고라 당은 그렇게 하겠노라고 피의 언약식까지 거행해놓고 지금 당장 힘들고 귀찮으니 감히 인간이 만질 수 없는 그 귀한 언약궤를 메는 일조차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한 알의 씨앗으로 주님의 열매를 맺기 위해 자기가 죽어야 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신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조금만 힘들고 귀찮은 일이 생기면 교회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고난을 주느냐고 불평하기 바쁩니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 있는가?

 

둘째는 고라 자손이 성막에서 봉사하는 일은 하나님 그분이 맡기신 그분의 소명이라고 합니다. 자기들만 중노동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이나 자신이 보기에는 하잘 것 없어도 언약궤를 어깨에 맨다는 것은 오히려 가장 중요한 직책이었습니다. 신상이나 신전의 집기들 자체를 신성시했던 고대사회에선 아무나 쉽게 맡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어린아이들이 강대상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 장로들이 있지 않습니까?

 

오늘날 많은 신자들이 자기가 맡은 소명이 무엇인지조차 모릅니다. 심지어 찾으려는 생각도 않습니다. 지금 현재 본인이 서있는 바로 그 자리가 선교지이자 빛을 비춰야 할 어둠의 땅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습니다. 목사나 선교사가 되어야 소명을 받은 것이라 여깁니다. 지금 고라당이 아론 직분만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믿음이 좋은 자라고 해야 교회 안에서 맡은 봉사하는 직분 정도를 자기 소명이라고 착각합니다. 본문에서 고라당에게 성막에서 봉사하는 직분을 맡았다고 해서 오늘날에 그대로 문자적으로 적용해선 안 됩니다. 당시는 여호와가 직접 당신의 백성의 삶에 개입했고 성막은 중앙에 하나 뿐으로 그분이 실질적인 왕이자 대제사장이자 선지자 역할을 다 맡았습니다. 성막에서 봉사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었습니다.

 

거기다 고라는 지금 지성물을 옮기는 일을 맡았습니다. 구름기둥이 떠서 움직일 때마다 그래야 하는데 구름기둥이 안식일에 움직였을 리는 없습니다. 그럼 평일에만 언약궤를 어깨에 메고 운반했습니다. 그 일이 바로 그들 삶이었고 그럼 그들 삶 자체가 소명이었습니다.

 

오늘날 주일에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은 당시로 치면 아론가문이 맡았습니다. 오늘날로는 전문사역자들이 행할 일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신자는 일반 레위지파처럼 삶에서 거룩한 산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평일에 세상 속에 나가서 예수님의 전권대사로 서야하는 소명을 모두가 받았습니다.

 

작금 교회 안에서 자기들만 복을 받으려고 하면 하나님은 그 잘못을 정확히 깨닫게 하려고 결코 복을 주지 않고 교회 안에 묶여 있는 교회 생활로만 평생을 마치게 할 것입니다. 스스로 세상에 주님의 빛을 비춰보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으니까 세상은 교인들로부터 주님의 거룩한 빛은 눈 닦고도 볼 수 없습니다. 대신에 고라당 같은 탐욕과 왜곡된 종교관습만 보이니까 자연히 예수 믿는 자들도 자기들과 똑같거나 더하다고 비난하는 것입니다.

 

현재 위치에 정말로 만족하는가?

 

마지막 세 번째로는 세상에서 맡은 직업이 무엇이 되었든 현재 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이 하나님이 맡기신 일일 뿐 아니라 너무나 고귀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지금 바로 그 자리 그 위치에 세웠습니다. 탈세 도적 폭력 같이 불법적인 일이 아닌 다음에는 그분의 일이며 하나님이 맡긴 일은 무엇이든 큰일입니다. 신자와 그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당신께서 받을 영광은 반드시 있습니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다른 재능과 은사를 주었기에 각자가 맡은 일에 우열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 서로 다를 뿐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다르듯이. 하나님이 각자의 인생에 따라 고유의 고귀한 계획으로 부르셨습니다. 신자 각자를 세상에 단 한명만 있는 것처럼 일대일로 보호인도하십니다. 신자가 현재 맡은 일에 하나님의 뜻대로 충성하고 있으면 그분의 언약궤를 어깨에 메고 동행하는 셈입니다. 아무리 광야같이 고달픈 세상을 평생토록 걸어갈지라도 옷이 헤지지 않고 발이 부르트지 않게 해주십니다.

 

그런데 솔직히 당장 저부터도 조금만 어렵고 귀찮은 문제나 고난이 생기면 하나님을 의심 원망 불평하기 바쁩니다. 고라 일당도 인간적으로 동정이 가는 측면이 있었듯이 우리 또한 연약하고 어리석고 죄가 아직 남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런 어려운 일들 가운데 하나님의 놀랍고 오묘한 은혜가 풍성히 숨겨져 있습니다. 아니 그런 고난과 문제에도 하나님이 나에게 맡긴 소명을 당신께서 실현시켜야만 하므로 그분이 평안할 때보다 더 놀랍고도 큰 권능으로 반드시 역사해 주십니다.

 

엄밀히 아니 상식만으로 따져서 신자가 언제 하나님께 불평 원망해도 됩니까? 직무를 맡아 잘 충성하고 있는 중에 고난이 닥칠 때만 불평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하나님의 부름에 따라 아프리카에 선교하러 왔는데 왜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에 걸려 일찍 억울하게 소명도 실천 못해 보고 죽게 하느냐고 따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신자가 현재 자기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확신이 있고 그에 순종하고 있다면 그에 관련된 고난과 문제에 대해선 하나님께 얼마든지 원망 불평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고라당은 어쨌든 지성물을 어깨에 메고 광야를 제법 여러 번 옮기다가 너무 고달파졌기에 원망했습니다. 그럼 그들이 오히려 우리보다 나은 편이지 않습니까?

 

신자의 믿음이 아주 뜨겁고 모든 면에서 특별히 경건하고 의로워야 할 필요까지 없습니다. 가장 신자다운 모습은 하나님 앞에 자신의 분수를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고 그것에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분 앞에 평생토록 정말로 그분의 자녀답게 겸손히 서있는 것이 순전한 믿음입니다. 그분을 무시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행하는 종교적 의식과 관습에서, 또 혼자 집에서 경건히 행하는 기도와 말씀에선 누구라도 그럴 수 있습니다. .

 

현실의 삶에거 그래야 합니다. 모세가 분수에 고라 일당에게 지적한 셋 가지 사항을 평일에 세상으로 돌아가서 자신에게 그대로 적용해야 합니다. “하나님 당신께서 나를 당신의 일을 시키려고 세상에서 불러내었습니다. 당신께서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으로 닮아가도록 나를 빗고 다듬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나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주님의 거룩한 빛을 드러내도록 당신께서 반드시 도와주시라 믿습니다. 하나님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게 맡긴 일이며 내가 아니면 이 일을 감당할 자가 없음을 압니다. 저와 제일을 통해서만 받을 특별한 개별적인 영광이 반드시 있음을 믿습니다. 그 영광의 자리에까지 당신께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이끌어 주실 것을 압니다. 지금 그런 위치에 서서 그런 직분을 맡은 이 은혜가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하기에 평생토록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기꺼이 따라갈 것이며 또 그 것만이 나의 인생의 목적이자 기쁨입니다.”라고 언제 어디서나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하나님이 신자에게 받을 것이 있거나, 부담을 지우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바로 신자 자신을 위하고 높이는 길입니다. 범사를 하나님이 주관하심을 믿는 것이 신자입니다. 그럼 범사를 그분께 의탁하며 순종하는 것이 그분의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길입니다. 너무나 간단하고도 자명한 이치이지 않습니까? 그 단순한 진리조차도 쉽게 잊을 수 있고 고라당의 반역까지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7/2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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