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1:2-6) 북한군을 빨리 죽여 주십시오.

새롭게 읽는 구약성경 (17)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고 놀라고 또 놀랄지어다 너희의 생전에 내가 한 가지 일을 행할 것이라 누가 너희에게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리라 보라 내가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땅이 넓은 곳으로 다니며 자기의 소유가 아닌 거처들을 점령하는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나니.” (합1:2-6)

 

너무 헛된 개죽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만 명이 넘는 군대를 파견했다는 소식을 듣자 다들 총알받이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대표는 대놓고 “북한군이 반드시 시체 가방(body bags)에 담겨 돌아올 것”이라고 살벌하게 경고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어 간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리투아니아의 한 매체가 전투에 참여한 북한 군 40명 중 한 명만 생존하고 모두 전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생존자가 붕대를 감고 병원에 누워서 전우들의 시신 밑에 숨은 덕분에 살아났다고 말하는 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이는 조작된 가짜 뉴스라는 설이 있지만, 어쨌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랴?”는 속담은 생각납니다.

 

이번 달 4일에는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장갑차가 일부 군인들을 태우지 않고 철수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그 버려진 보병들을 북한군으로 추정하는데 러시아 군인들이 북한군을 싫어한다는 보도가 있었고 또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탓이라는 것입니다. 동료애 중에 가장 끈끈한 것이 전우애인지라 같은 러시아 군인이었다면 절대 그랬을 리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부터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에서 숫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북한군에 많은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틀림없이 앞으로 그 숫자는 대폭 늘어날 것입니다. 부모 형제가 사는 고향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이방의 땅에서 죽어갈 북한 청년들을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들은 태어나서 보니까 북한 사람이었기에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자유도 누려보지 못하고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풍요롭게, 최소한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줄 압니다. 

 

거기다 70여 년 동안 세 김씨 우상화 교육에 세뇌되어서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세상에서 최고로 잔인한 독재자인데도 김정은 앞에만 가면 자동으로 눈물 흘리며 만세 부릅니다. 이번에도 본인의 의사는 전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식으로 강제 차출되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의 최전선에 배치됐습니다. 북한을 침략한 외국에 대해 방어하거나, 형제 나라를 돕는 것도 아닙니다. 순전히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함께 침략군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몽골의 칭기즈칸 이후로 아시안에게 처음으로 침략을 당하는 셈이라 모두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참전을 속이려고 몽골계 러시아인인 부랴트인의 신분증을 소지시켰으나 누가 봐도 북한인이라 국제 사회의 공분만 더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청년들은 자기들 입장이 지금 어떠한지 전혀 모르는 채 죽음의 구렁텅이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러시아와 월 2천 불 받기로 계약했어도 자신과 가족에게 돌아올 금액은 극히 일부이며 나머지는 전부 김정은 개인 금고로 들어가 핵 개발에 쓰일 것입니다. 

 

우연한 사고나 자연 재앙으로도 개죽음을 당하긴 하지만 이런 식의 정말로 의미 없는 죽음은 없습니다. 곧 겨울이 닥쳐 얼어붙을 이방 땅에서 꽃다운 청년들의 시신은 장례식은커녕 제대로 땅에 묻힐 수도 없을 것입니다. 비록 인간들끼리의 죄악으로 일어난 참극이긴 하지만 하나님은 왜 지금이라도 개입해서 바로잡아 주지 않는지 원망스럽습니다. 

 

의인을 죽이는 하나님  

 

하나님에게 이와 유사한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한 하박국 선지자를 통해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우선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입니다”(1:4b)라고 질문했습니다. 유다 왕국의 말기에 사회 전반의 공의가 너무 굽어져서 악인은 형통하는 반면에 의인은 고통만 겪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를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1:4a)라고 설명합니다. 제사장이나 재판관 등 종교 정치 지도자들이 율법대로 공평하게 판결 통치하지 않음으로써 사회적 약자들만 매번 수탈당한 것입니다. 어서 빨리 세상 악인에게 벌을 내려 약자만 손해보는 일을 중지시켜 달라는 뜻입니다. 북한의 한 숨은 신자가 백성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어서 빨리 김정은 정권을 무너지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한 셈입니다.

 

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 너무 예상 밖입니다. “내가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땅이 넓은 곳으로 다니며 자기의 소유가 아닌 거처들을 점령하는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나니”(6절)라고 합니다. 하박국 선지자가 활동할 때는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시리아를 나보폴라사르가 물리치고 갈대아에 바벨론 제국을 세운 이후입니다. 하나님은 선지자의 기도에 유다를 침략할 바벨론을 보내겠다고, 즉 유다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너희는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고 놀라고 또 놀랄지어다”라고 미리 다짐한 것입니다. 여러 나라를 본다는 것은 바벨론 대군이 여러 나라 군대로 구성되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그곳으로 포로로 잡혀가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유다의 공의를 굽게 만드는 악인들과 그로 인해 만연하는 죄악들을 바벨론을 들어서 심판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제발 벌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러시아가 쳐들어와서 식민지로 만들고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가서 노예로 만들게 하겠다고 응답한 셈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하나님이 그와 비슷한 응답을 주신 셈이라 간절히 기도했던 북한의 신자도 너무 놀라고 실망할 것입니다. 상호 동맹 조약을 맺었으나 군사 기술과 전투 비용 제공을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 청년들을 쿠르스크 최전선으로 내몰았습니다. 그 청년들도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벨론이 유다를 정복할 때는 하나님을 완악하게 거역 대적했던 시드기야 왕 같은 불의한 지도자들이 큰 고통을 겪으며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김정은과 그 수하들이 여전히 떵떵거리고 무고한 청년들만 개죽음당하고 백성들은 더 심한 통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간절히 기도했던 북한의 신자는 하박국보다 더 낙심할 판국입니다. 

 

욥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소유한 것 다 잃어버리고 불치병에 걸린 육신만 남았어도 하나님을 입술로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그 아내가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2:9)고 다그쳤습니다. 욥은 생명이라도 부지했지만, 북한 군인은 태어나보니 북한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어야만 합니다. 그 청년들이야말로 하나님을 욕하고 죽어갈 것이고 기도했던 북한 신자도 믿음이 크게 요동칠 것입니다. 

 

의인의 죽음은 복이다. 

 

이와 같은 너무 억울해 보이는 죽음에 대해 성경에 계시 된 하나님의 뜻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죽게 마련이고 그 후에 영원한 심판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듯이 세상에 오는 것에 순서가 있어도 떠나는 것에는 순서가 없습니다. 출생과 죽음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인지라 그 중간의 삶도 당연히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세대의 모든 인간은 아담의 원죄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마땅한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결국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어서 최종적인 구원과 심판 중 무엇을 받을지는 오직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과 완벽한 섭리에 따라 정해집니다. 

 

따라서 정작 사람이 걱정해야 할 사항은 죽음의 시기나 방식이 아니라 죽음 이후로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구원 작정 안에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출생으로 인생 학교에 입학해 죽음으로 졸업하는데 각기 전 과정을 마치는 기간만 다릅니다. 그렇다면 언제라도 최고 우등상을 타서 졸업하는 인생이 백년을 버티어서 겨우 졸업장만 받는 인생보다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 

 

그런 원리를 이사야 선지자는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자비한 자들이 취하여 감을 입을지라도 그 의인은 화액(禍厄-큰 재앙) 전에 취하여 감을 입은 것인 줄로 깨닫는 자가 없도다.”(사57:1)라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아주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참 의인이라면 고통과 슬픔이 더 이상 없는 천국에 일찍 올라가면 오히려 본인에겐 더 좋다는 것입니다. 불신자들도 장례식마다 그와 비슷한 말들을 주고받지 않습니까?

 

아담의 타락으로 이 땅은 저주받아서 엉겅퀴와 가시덤불만 내므로 오래 사는 인생일수록 엄격히 말해서 더 많은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남아있는 부모 형제들이 평생토록 가슴에 품어야 할 슬픔은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그럴수록 남은 사람들은 천국을 향한 소망을 더 키워가면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화목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믿음은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을 빌려서 현실의 고통을 없애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분이 자기를 현재의 여건과 상황에 두신 뜻을 깨달아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삶의 고통에 잘 반응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신자가 자꾸만 고난에서 탈출할 시기와 방식만 따지는 일이 신앙의 일차적인 과제가 되어선 안 됩니다. 

 

물론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연약한 육신과 남아있는 죄의 본성 때문에 고난이 닥치면 종종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의심을 넘어서 원망도 저절로 나옵니다. 그럴수록 신자가 행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하박국처럼 하나님께 따지고 또 따지는 것뿐입니다. 그런 따짐의 결론도 앞에 인용한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이 되어야 합니다. 바울의 말로 바꾸면 죽음마저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자기를 끊어낼 수 없다는 확신을 다시 가져야 합니다. 예수 십자가 구원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간절히 도움을 청하면 지금 처해 있는 고난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와중에도 영혼의 평안을 십자가 안에서 되찾을 수 있습니다.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

 

문제는 북한군 중에 하나님을 찾을 만한 의인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기독교와 공산주의는 완전 정반대로 대척되는 사상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세상의 유일한 주권자로 모든 개인과 공동체의 역사를 거룩하게 주관 통치한다고 믿습니다. 반면에 공산주의는 인생사와 세상사는 물질에 의해 움직이므로 물질이 공평하게 똑같이 분배되면 세상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체계입니다. 거기다 북한의 김씨 왕조에 대한 우상 숭배는 하나님이 가장 가증스럽게 여깁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찍 전사해도 고통과 슬픔이 없는 곳으로, 천국이라고 말할 수 없으므로, 먼저 갔다고 기뻐해야 한다는 위로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상처만 덧낼 것입니다. 하나님이 당장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김정은 정권을 무너트리는 일을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것도 겨우 일부 사람들에게만 씨가 먹힐 것입니다. 알다시피 북한에 종교의 자유는 아예 없으며 성경을 소지만 해도 총살당합니다. 세계의 70여 기독교 박해 국가에서 선교 사역하는 ‘오픈도어즈 선교회’가 발표한 2023년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계속 오랫동안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선교회는 북한의 지하 교인 숫자를 40여 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교회, 예배, 기도 모임, 성경도 없는 상태에서 구전으로 쪽지에 적힌 간단한 복음만으로 하나님을 배우고 따랐을 텐데도 그렇습니다. 일제 해방 직후부터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괴뢰 공산 정권이 수립되었으니까 약 80년이나 로마 시대 이상의 엄청난 박해를 받았습니다. 초대교회 때도 세상이 막을 수 없는 전염병처럼 번져나갔듯이 십자가 복음에는 사람을 살리는 강력한 생명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에 40만 명이나 신자가 숨어 있으려면 성령 하나님의 보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선지자로 불림을 받았을 때 이사야도 하나님께 당신을 거역 대적하는 유다의 절망적 상황을 언제까지 버려둘 것인지 따졌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오히려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삼키운 바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사6:13)고 대답했습니다. 십분의 일 정도밖에 안 남은 의인도 유다가 멸망하는 극심한 고난에 함께 삼키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소수의 당신의 백성을 끝까지 보호해서 당신의 거룩한 씨인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이 실현될 그루터기로 남겨준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사야도 그중 한 사람이자 또 그렇게 남을 자들을 위해서 당신의 진리를 선포하며 가르치는 종으로 세운 것입니다. 

 

오래된 기독교 영화 쿼바디스에 보면 로마의 지하 신자들이 물고기 그림으로 서로의 믿음을 고백하는 암호로 사용했습니다. 헬라어로 “오직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시다”라는 문장에서 철자 하나씩 조합하면 물고기라는 단어 ‘익투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지하 교인들끼리도 틀림없이 그와 비슷한 암호를 주고받으며 비밀리에 잠시 만나서 성경 말씀 한 절 외우고 서로 손잡고 잠시 눈물로 기도할 것입니다. 우리에겐 너무 일상적이라 큰 감흥이 없지만, 그들로선 시간에 구애 없이 자유롭게 말씀 읽고 찬양하며 기도하는 모임을 가져보는 것이 평생의 첫째가는 소원일 것입니다. 

 

러시아의 얼어붙은 땅에서 개죽음당할 북한 군인 중에도 비록 극소수라도 하나님이 숨겨 둔 당신의 백성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더 큰 고생을 하기 전에 천국으로 먼저 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러시아에 직접 맞설 수 없는 남한 신자들은 그들을 포함해 최대한의 청년들이 끝까지 생존하게 해달라고 종전될 때까지, 아니 북한의 자유가 회복될 때까지 진심으로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해방 이후 80년이 지난 북한에 지하 교인이 지금까지 그렇게나 많이 남아있으려면 자생적인 신자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바울이 설파한 대로 자연의 위대함과 정교함을 보고서 또 누구나 인간이라면 갖고 있는 도덕적 양심에 비추어서 하나님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인생살이가 절대로 자기 뜻과 계획대로 되지 않기에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위대한 존재가 따로 계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롬1:18-20)

 

그리고 북한의 너무나 비참한 생활 환경과 언제 보위부에 끌려가서 큰 고초를 당할지 모르는 여건인지라, 기독교 집안이 아니라도 세상 주관자가 있다면 제발 나를 도와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기도가 절로 나올 것입니다. 그런 자들에겐 성령이 눈에 보이지 않게 그의 주변에까지 역사하셔서 이미 십자가 복음을 알고서 제대로 믿은 신자를 만나게 해서 예수님과 십자가 구원에 대해 전해 듣게 해주실 것입니다. 

 

바꿔 말해 꽃다운 북한 청년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헛된 죽임을 당해도 하나님이 마냥 방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들 중에도 진정으로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도움을 구하려는 순전하고 겸손한 자들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생명이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그 위급한 상황에도 큰 공을 세워서 북한으로 돌아가면 보상받고 높은 자리 차지할 욕심으로 우크라이나 군을 잔인하게 죽이는 완악하고 교만한 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군인들이나 북한 주민이나 각자의 진실한 중심을 보시고 공평하게 구원과 심판으로 나눌 것입니다. 당신의 남겨둔 씨앗이라고 해서 이 땅에서 편애나 특혜를 따로 주지 않으며, 심판으로 떨어진 자라고 해서 의도적으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그 택한 자 중에는 기적적으로 생존케 해서 북한으로 귀환하게 되면 지하 교회의 지도자로 세울 인물도 나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씨를 극도로 굽어진 공의가 그냥 방치되고 의인만 크게 핍박받는 것 같은 그런 상황에서도 숨겨 놓으셨고 또 그런 곳에서 오히려 더 잘 자라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때가 오리라.

 

하나님의 첫째 응답에 너무 놀라고 이해되지 않아서 하박국은 두 번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합1:13) 유다의 공의를 굽게 한 악인만 죽이면 되는데 왜 의로운 사람까지 함께, 그것도 우리보다 더 악한 다른 나라 사람이 그렇게 하도록 하시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진 것입니다. 지금 북한의 신자들도 왜 멀쩡한 북한 청년을 러시아의 총알받이로 전락시키시냐고 따질 것입니다. 

 

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을 살펴봅시다.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 보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2:3,4) 

 

그 종말이 속히 이른다고 합니다. ‘그 종말’과, ‘그의 마음’에서 그는 바벨론을 뜻합니다. 간단히 말해 하나님이 유다를 심판한 도구였던 바벨론도 심판할 때를 미리 확정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가 너희들이 보기에는 더딜지라도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어지는 5-20절 말씀들을 보면 바벨론이 지은 죄들을 열거하면서 하나님이 그 죗값을 물어 반드시 합당하게 심판하신다고 다짐합니다. 

 

하나님은 바벨론을 사용해서 이스라엘의 악인들과 굽어진 공의를 심판하되, 그 바벨론도 자기들이 지었던 죄를 물어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이 남겨둔 순전한 의인은 반드시 지켜주니까 그 과정이 오래 걸리고 매우 괴롭겠지만, 의인은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나님이 반드시 공의롭게 세상을 통치하게 되는 때가 온다는 사실을 온전히 믿는 가운데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이 계시를 받은 하박국이 어떻게 그런 믿음으로 살았는지는 본 예언서의 결론 부분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말미암아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썩이는 것이 내 뼈에 들어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3:16-18)

 

바벨론이 유다에 쳐들어오는 것을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기에 기다리는 동안에 입술이 떨리고 뼈가 썩을 정도로 너무 두렵다고 고백합니다. 또 그 군대가 과수원과 농사지은 모든 소출은 물론 가축까지 다 수탈해 갈 것이므로 먹을 것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될 것도 이미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반드시 바벨론을 심판하고 의인은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신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기뻐하는 대상이 오지 여호와와 그분의 구원이라고 합니다. 현실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전혀 아니며 거꾸로 완전히 파괴되어서 가진 것 하나 없어도 하나님 그분을 기뻐한다고 합니다. 다른 것 다 없어져도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고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악인을 다 죽인 가운데 자기는 목숨만이라도 붙여주어서 감사하다는 단순한 종교적 체면치레가 절대 아닙니다. 세상 죄악과 악인은 반드시 공평하게 심판하시며 특별히 우상 숭배하는 죄악은 철저히 파멸시킬 하나님 그분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의가 회복된 것이 가장 기쁘다는 뜻입니다. 역으로 따지면 하박국 선지자는 평소에 세상 죄악과 악인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는 뜻입니다.

 

북한 군을 빨리 죽여달라. 

 

그가 던진 두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들은 후에 기도한 첫 마디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옵소서 이 수년 내에 나타내시옵소서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합3:2) 하나님이 첫 질문에 답하면서 바벨론을 일으켜서 너희 생전에 유다를 심판할 테니 놀라지 말라고 전제했는데, 하박국은 그 경고대로 정말로 놀랐다고 고백합니다. 

 

이제 정작 놀라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입니다. 선지자는 수년 내에 그 일을 하여 하나님의 일을 부흥하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한마디로 어서 빨리 바벨론으로 유다를 침공해 멸망시켜달라는 뜻입니다. 선지자가 최단 시일 내 자기 나라가 망하게 해달라고 기도한 셈입니다. 단 진노 중에라도 의인에 대한 긍휼은 잊지 마옵소서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자만 살려달라는 이기적인 뜻이 아닙니다. 그렇게 최단 시일에 끝내야만 희생자가 가장 적게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바벨론을 들어 유다를 심판할 것은 취소될 수 없는 하나님의 확정된 뜻이라서 반역자라는 비방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제발 빨리 항복하여서 백성들을 살리자고 눈물로 호소한 것과 같은 뜻입니다. 

 

하박국의 이 기도를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에 적용하면 어떻게 됩니까? 북한 청년을 사지로 몰아넣은 러시아가 바벨론의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서 빨리 북한군이 패배하게 해달라고, 즉 더 많은 북한 청년이 신속하게 개죽임을 당하게 해달라고 간구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물론 그 기도의 진짜 의미는 이 전쟁을 제발 김정은 정권을 심판하는 지름길로, 최소한 어떤 시발로 삼아달라는 것입니다. 하박국이나 예레미야처럼 북한에 당신께서 남겨둔 신자들은 물론 북한 동족의 한숨과 눈물을 더 이상 두고 보시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번 일에 대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계획을, 즉 그 부흥의 방식과 때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하나님만이 역사의 주인공이자 주관자라는 것입니다. 이번 참극에도 절대로 손을 놓고 계시지는 않으며 반드시 당신만의 오묘하고 신령한 섭리가 지금도 그 먼 곳에서 역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의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된 일에도 신자들끼리 정치적 의견과 개인의 선호도가 달라도 섣불리 종교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자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광대하신 섭리가 완벽하게 작동되리라 믿고서, 미국과 세계에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 세워질 그날의 영적인 부흥을 바라보며 그분께 온전히 맡기고 기다려야 합니다.

 

인간은 대체로 80년 정도밖에 살 수 없습니다. 우리 중 대부분은 북한 동포가 공산 정권하에 심히 고생하다 죽어가는 것만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짐승보다 못하게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또 청년들이 총알받이로 팔려 가는데도 하나님이 수수방관한다고 어리석게도 단기적인 판단밖에 하지 못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악한 인간 푸틴의 잘못이지 하나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푸틴과 김정은을 곧바로 죽이면 무섭기만 한 기계적인 하나님이 됩니다. 아무도 그분을 진정으로 믿으려 들지 않고 그저 무서워서 복종하는 척만 할 것입니다. 동네를 주름잡는 깡패 두목에게 마지못해서 돈을 갖다 바치는 식의 믿음을 하나님은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만이 인류 역사는 물론 개인의 일생 전체에 대한 영원한 구원과 심판을 행사하십니다. 그분은 단 한 치의 불의, 불공평, 불법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 내부가 동요하고 있고, 김정은도 암살 위험을 두려워한다는 보도가 잇따릅니다. 해방 후 80년이 지난 이때 이번 일로 김씨 일가에 대한 심판을 당신께서 이미 시작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북한의 남겨둔 신자들은 지금 하박국의 마지막 고백 같은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어서 빨리 무너지고 그래서 수년 내에 하나님의 부흥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무너지는 와중에 지금까지보다 더 비참한 재앙이 벌어질지라도 어서 빨리 하나님이 그 일을 시작하시라고 간구할 것입니다. 단 그런 진노 가운데 긍휼을 잊지 말라고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필요하다면 신자 자신들이 그 개혁에 목숨걸고 앞장서겠다고 나설 것입니다. 남한의 탈북자들도 그런 기도를 하면서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가장 먼저 북쪽으로 달려가겠다고 다짐할 것입니다. 

 

육체적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도 영적으로는 이미 모두 죽은 자입니다. 그중에 하나님이 택한 자는 아무리 일찍, 심지어 아주 비참한 방식으로 죽어도 천국으로 가며, 택함 받지 못한 자는 아무리 오래 평안하게 살아도 영원한 지옥 형벌로 떨어집니다. 세상의 굽어진 공의와 흉포한 악인들은, 특별히 공산주의 독재 체제와 돈이라는 우상을 숭배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이 때가 되면 당신의 방식으로 심판할 것입니다. 

 

북한의 꽃다운 청년이 먼 이국땅에서 흘리는 무죄한 피를 하나님은 절대로 두고보지 않을 것입니다. 수년 내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로 만들 것입니다. 초자연적인 모습이 아니라, 내부 개혁이든 더 큰 전쟁이든 반드시 그런 때가 옵니다. 하나님은 진노하실 자에게 반드시 진노하고 긍휼을 베풀 자에게 반드시 긍휼을 베푸십니다. 신자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분의 백성답게 살면서 자기 주변에 하나님의 긍휼이 더 많이 베풀어지도록 자기 삶에서 실현해야 합니다. 자기 힘이 닿지 않는 일과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가 속히 그들에게 임하도록 간절히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11/10/2024)

 

 


프리지아

2024.11.14 2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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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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