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하 9:5-7) 북한보다 남한을 징벌하실 하나님

새롭게 읽는 구약성경 (16) 

 

“그가 이르러 보니 군대 장관들이 앉아 있는지라 소년이 이르되 장관이여 내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나이다 예후가 이르되 우리 모든 사람 중에 누구에게 하려느냐 하니 이르되 장관이여 당신에게니이다 하는지라 예후가 일어나 집으로 들어가니 청년이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며 그에게 이르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게 기름을 부어 여호와의 백성 곧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노니 너는 네 주 아합의 집을 치라 내가 나의 종 곧 선지자들의 피와 여호와의 종들의 피를 이세벨에게 갚아 주리라.”(왕하9:5-7)

 

실종된 하나님의 공의

 

작금 세계는 정치 경제 문화 도덕 모든 측면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오랜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수없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곳곳에서 기록적인 자연 재앙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코비나 사태는 끝났으나 언제 또 그와 비슷하거나 더 큰 펜데믹이 덮칠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고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만 명 정도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파병되었다는 소식이 우리 모두를 아주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유엔 경제 제재와 독재 공산 정치로 국가 재정이 파탄 난 북한 정권이 젊은이들의 무고한 피를 대가로 돈을 벌려는 짓인 줄 누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겨우 마흔 살의 독재자가 자기 가문의 호사와 영달만 보존하려고 백성의 목숨을 파리보다 못하게 여기고, 또 그런 만행이 할아버지 대부터 7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는 전혀 누리지 못하는 비참한 삶을 견디다 못해서 남한으로 탈출한 자들이 이제 수만 명에 달합니다. 그 수많은 탈북자는 믿음과 상관없이 북한에 자유가 회복되고 최소한의 기본 생활이 보장되도록 정말로 뜨겁게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남한의 기독교인들도, 특별히 실향민 출신 신자들과 북한 전도사역을 하는 자들도 눈물로 오랜 기간 함께 기도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오히려 독재자 김정은의 지갑만 더 불려주는 모습으로 나타나니 허탈해지기만 합니다. 세상 역사를 거룩하게 주관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공의는 도대체 언제 실현될지 갑갑하며, 혹시 우리의 기도에 귀를 막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이 세대가 흘러가는 모습을 살피면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한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이 당장 오시면 아직 믿지 않은 영혼들이 아주 불쌍하겠지만, 현재 사악한 세력들에게 희생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손 놓고 두고보려니 그 또한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무 속박 없이 편안하게 신앙 생활하면서 말로만 생색내는 것 같아 송구하지만, 어쨌든 아침저녁 TV 뉴스를 접하기가 너무 두렵고 괴로운 때인 것은 사실입니다.

 

성경이나 세속 역사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의심스러울 때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세상에 죄악이 흉흉하게 설치게 된 것은 순전히 인간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아담의 타락으로 모든 이가 자기만 높이려는 습성을 타고났기에 인간 세상은 무한경쟁의 싸움터로 변했습니다. 모두가 자기 자존심만 높이려고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더 빨리 차지하려 드니까 온갖 분쟁이 끊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아담과 이브의 타락으로 인해 이 땅도 함께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성경은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창4:17-19)라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일이 타락 전보다 훨씬 더 괴로울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삶의 터전인 자연을 옥토에서 황무지로 바꿔버린 것은 아닙니다. 선하고 아름답게 인생을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끊김으로써 인간은 스스로 자기 삶을 자기 뜻대로 꾸려갈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모두가 자기부터 편안하게 살려고만 하지 조금 모자라도 함께 나눠서 살려고 하지 않아서 이 세상이 사악해진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들이나,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 지구적인 자연 재앙이나, 빈부 간의 극심한 격차나, 사회 계층 간의 온갖 갈등이나, 도덕적인 타락 현상 등의 원인을 솔직히 따져보십시오. 그 모두가 인간의 탐욕과 죄악 때문에 생긴 것이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세상을 잘못 통치한 탓도 아니며, 인간을 벌주려고 의도적으로 일으킨 환난도 아닙니다. 인간이 스스로 좋아서 행한 일들이 잘못된 결과를 낳았을 뿐입니다. 

 

청소는 인간의 책임

 

마리아가 고가의 향유 한 병을 깨어서 예수님의 머리에 부어서 바르자 제자들이 차라리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했다고 분노했습니다. 그때 주님은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막 14:7)라고 가르쳤습니다. 요컨대 인간 세상에 가난한 자가 생긴 것은 인간의 책임이니까 인간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해 인간 세상의 고난에 대해 하나님이 직접 해결해 주려고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고난들의 원인이 하나님 쪽에 있지 않으므로 그것을 해결할 책임도 하나님에게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아이들이 맘껏 신나게 노느라고 자기 방을 온갖 잡동사니로 어지럽히고 옷이나 벽에 알록달록 물감을 묻힌 셈입니다. 올바른 부모라면 그렇게 더럽힌 방을 아이들더러 깨끗이 청소시킬 것입니다. 인류 고난의 원인은 간단하게 하나인데 인간의 잘못이고, 그래서 그 해결책도 간단하게 하나로 인간이 고치면 됩니다.

 

사실은 모든 인간이 그런 진리를 알고 있습니다. 흔히들 고통은 서로 나누면 반으로 줄어들고 기쁨은 서로 나누면 배가 된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정신없이 노느라 어지럽힌 방을 형제들이 힘을 합쳐서 청소하면 훨씬 쉬워지고, 그 전에 부모님 말씀대로 형제들이 차분히 공부하여서 성적이 함께 오르면 기쁨이 배가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전쟁 당사국들이 무조건 휴전하고 이웃 나라들이 복구를 도와주면 무고한 희생자는 더 이상 생기지 않습니다. 또 선진국이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지구를 깨끗이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면 모든 나라들이 동참할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인간이 현재 겪는 고난의 원인과 해결책을 알고도 그대로 실행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실행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이야 억울하게 큰 고난을 겪든 말든 상관 하지 않고 자기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탐욕을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이웃의 고통은 드러내놓고 고소하게 여기고, 자기 기쁨은 골방에 들어가 혼자만 킥킥 웃으면서 누립니다. 나아가 재물과 권력이 많아질수록 그것이 주는 쾌락에 더 젖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그것만 추구하기에 주변 사람들의 괴로움이 늘어납니다. 성경은 모든 이가 어려서부터 죽을 때까지 하나님 대신에 돈을 주인으로 모시고서 재물과 권력을 탐하는 일생을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세상의 악과 악인을 당장 처벌하지 않는다고 인간이 불평할 근거는 아예 없습니다. 하나님이 일일이 즉결 심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용서하거나 허용해 준다는 뜻도 전혀 아닙니다. 하나님은 또 어떤 이를 편애하여 심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특혜를 주는 법도 절대 없습니다. 현세대가 그러하듯이 인간으로 자기 죄의 폐해를 자기가 덮어쓰도록 한 것이 하나님의 가장 기본적인 심판입니다. 그것도 체감하지 못하는 철면피 같은 악인은 세상에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수반되는 영원한 지옥 형벌이 기다립니다. 

 

천벌도 내린다. 

 

사실은 하나님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악인을 그 당대에 직접 심판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에서 가장 포악했던 아합 왕조에 대한 심판이 바로 그러합니다. 본문은 당신을 대신할 심판자로 예후를 세우는 내용이며, 그 이후로 예후는 아합 왕조의 모든 왕족과 제사장과 관리들을 피비린내 나도록 철저하게 응징합니다.

 

그 전에 독재자 아합왕은 아람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왕으로서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쉽게 판단해선 안 됩니다. 성경은 아주 정미한 기록인데 “한 사람이 무심코 활을 당겨 이스라엘 왕의 갑옷 솔기를 맞힌지라”(왕상22:34)고 말합니다. 아합은 자기만 노리는 적군을 속이려고 일반 병사의 복장으로 변장했으나 아람의 졸병이 쏜 화살이 우연히 갑옷으로 덥히지 않은 부분에 명중했습니다. 하루 종일 타고 있는 병거에 피가 흘러 고일 정도로 고통을 겪다가 죽었습니다. 이는 절대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큰 능력이 보이지 않게 필연적으로 작동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왕이면 아합을 조금 더 일찍 심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성경은 아합왕을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의 신전 안에 바알을 위하여 제단을 쌓으며 또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니 그는 그 이전의 이스라엘의 모든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더라.”(왕상18:32,33)라고 평가합니다. 최고로 악한 왕이었는데도 22년이나 통치했는데, 공의를 어지럽히는 폭압적인 이런 왕이 오래 살수록 억울한 희생자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도 김정은, 시진핑, 푸틴 같은 독재자만 당장 제거하면 세계 평화가 곧바로 회복될 것 같은데도 가만히 두고 보는 하나님이 조금 원망스럽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예후를 통한 심판이 조금 뒤늦은 감이 있고, 정작 그 아들이나 부하들은 조금 억울해 보입니다. 본문은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데 하나님이 심판을 내리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합니까? “내가 나의 종 곧 선지자들의 피와 여호와의 종들의 피를 이세벨에게 갚아 주리라”(7절)고 합니다. 하나님은 아합보다 이세벨의 심판에 더 주력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극심한 가뭄이 닥칠 때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멸했는데(왕상18:4), 하나님은 바로 그 죄를 가장 크게 물으신 것입니다. 아합왕은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중용하지 않고 핍박은 했으나 직접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세벨이 얼마나 많은 여호와의 선지자를 죽였는지 성경은 침묵하지만, 그때 궁내 대신 오바댜가 여호와의 선지자 백 명을 따로 숨겨서 음식을 대주며 보호했습니다.

  

이세벨은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왕상16:31)이었는데, ‘엣바알’은 ‘바알은 살아 있다.(Baal is alive)’라는 뜻입니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엣바알’은 시돈 신들의 제사장이었는데 현직 왕을 살해하고 그 자리를 찬탈했다고 합니다. 이세벨은 그런 자의 딸이라 어려서부터 바알과 아세라의 사악한 기운이 온몸에 가득 찬 여인이었던 것입니다. 

 

아합이 바알 신전에 바알 상을 세웠다는 것은 한마디로 가나안 족속들의 바알 숭배를 이스라엘의 국가 종교로 확립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설명을 하기 전에 성경은 아합이 이세벨과 결혼했다는 언급부터 했습니다. 북 왕국의 오므리왕이 아들 아합을 더 강력한 국가인 시돈의 공주와 정략결혼을 시켰는데, 아합이 이세벨의 꾐에 넘어가서 더 심한 영적 타락을 불러왔다는 뜻입니다. 솔로몬이 정략적으로 이방 공주들과 결혼한 것이 이스라엘 우상 숭배의 시초가 되었고, 또 남과 북 두 왕국으로 분열된 원인이 되었듯이 말입니다.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를 멸하려 한 이유는 쉽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국가 종교로 확립된 바알 숭배에 방해가 되는 그들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또 여호와의 선지자들이 자신을 싫어하여서 여호와에게 저주의 탄원을 하였기에 그 기근이 일어났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아합은 엘리야를 계속 핍박하긴 했어도 결국 큰 비를 내리게 한 그에게 군말 없이 복종했습니다. 이세벨은 끝까지 악에 받쳐서 아직 남아있는 아세라 선지자 4백 명의 위세를 믿고 엘리야를 반드시 죽이겠다고 나섰습니다. 사자를 먼저 보내어 내일 이맘때 반드시 체포하여 처형하겠다는 경고부터 발했습니다. 엘리야가 자기 손아귀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자신만만했던 것입니다. 천하의 엘리야도 위풍당당한 그녀의 권세에 눌려서 광야로 도망갔고 또 도중에 탈진해서 차라리 죽고 싶다고 탄식할 정도였습니다. (왕상 19장)  

 

심판의 때와 방식

 

하나님이 세상 죄악을 인간이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반드시 당신의 때와 방식으로 심판하신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진리입니다. 그런데 그때와 방식은 반드시 인간 죄악의 뿌리를 뽑아내는 데에 가장 합당하도록 택하십니다. 악인에게 직접 천벌을 내리는 까닭도 단순한 윤리적 죄 때문이 아닙니다. 설명드린 대로 그런 죄는 인간의 책임이고 또 그에 수반된 폐해를 겪고 있기에 굳이 추가적인 형벌이 필요 없습니다. 

 

지금 아합 왕조를 직접 심판한 것은 당신을 거역한 영적 타락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고 또 그 원흉은 아합이 아니라 이세벨이었습니다. 그 죄악의 뿌리를 뽑으려면 이세벨을 철저하게 심판해야 하고, 또 그 심판의 모습을 이스라엘로 똑똑히 목격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크게 기대하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회복하길 포기하지 않고 간절히 기다리겠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때까지도 아합이나, 그 전의 악한 왕들에게 하나님은 회개의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신 것입니다. 계속해서 선지자들을 보내어 그런 뜻의 경고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회개하지 않고 죄악이 절정으로 치달아서 당신의 인내가 한계에 이를 때 심판하신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기 방을 어지럽히며 노느라 정신을 못 차리면 부모는 맏형을 계속 보내어서 그만 놀고 청소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라는 말을 대신 전하게 합니다. 그래도 누워 잘 시간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가 직접 들어가 따끔하게 혼내지 않습니까? 

 

인내의 한계가 극도에 달했다는 것은 회개의 기회를 주고 참으신다는 뜻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왜 심판하는지 분명하게 그 뜻을 알라고 깨우쳐 주려는 의도이기도 합니다. 죄가 최악에 달했을 때 심판해야 쉽게 그 뜻을 깨달을 수 있는 법입니다. 요컨대 하나님이 가장 증오하는 죄가 당신 외에 다른 신을 두는 것임을 사람들로 알게 하는 것이 심판의 첫째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범한 윤리적 죄들의 죄책이 가볍다는 뜻은 전혀 아니며, 그 모든 죄악의 뿌리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멀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남북 왕국도 도덕적 죄가 아니라 우상 숭배의 죄로 인해 심판받았습니다. 그것도 이스라엘이 믿고 의지했던 그 우상을 자기들 국가의 신으로 모시는 바로 그 나라에 의해서 멸망 당했습니다. 너희가 하나님 대신에 우상들을 믿었던 결과가 얼마나 허망한지 똑똑히 체험하라는 뜻입니다. 

 

솔로몬이 정략적으로 결혼한 뜻은 하나님보다는 세상의 재물, 권력, 무력에 의존해 나라와 백성의 평안과 형통을 구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직접 우상 숭배를 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 대신에 인간을 따름으로써 결국 이스라엘 앞에 우상 숭배로 가도록 주홍 카펫을 깔아준 것입니다. 그 후로는 여호와와 함께 우상도 섬기는 혼합 종교의 양상을 띠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아무리 종교적 영적으로 타락해도 여호와의 선지자는 두려워서라도 대놓고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사울이 개인적인 증오 때문에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종인 다윗을 죽이려 들었을 뿐 그런 몰상식적인 예가 없었습니다. 이세벨은 이스라엘의 왕비가 되자 국가 종교를 완전히 바알 종교로 바꾸면서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첫째 대적으로 삼아서 서슴없이 죽인 것입니다. 이세벨이야말로 천벌을 받을 이방인 마녀였습니다. 하나님은 당신 이름의 영광을 빼앗는 그녀는 절대로 그대로 둘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이처럼 하나님이 악인들을 직접 심판하셔도 아주 비상한 경우가 아니면 천둥 번개나 치명적 질병 같은 초자연적인 방법을 동원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실체를 명백하게 드러내지는 않고 일상적인 삶의 방식으로 심판합니다. 영적으로 깨인 자만이 그 심판의 실상과 의미를 깨닫게 해주려는 뜻입니다. 

 

지금은 아합이 죽은 후에 그 아들 요람과 아합의 사위가 된 유다 왕 아하시야가 아람 왕과 전쟁을 치른 후입니다. 그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북 왕국의 요람 왕이 철수한 뒤라서 예후와 그를 추종하는 장군들이 모여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중이었습니다. 

 

엘리사는 스승 엘리야가 이세벨의 심판에 대해 예언한(왕상19:16,17) 때가 되었다는 계시를 받고서, 선지자 생도 한 명을 보내어서 예후의 머리에 기름을 붓게 했습니다. 당시에 그런 의식은 대제사장과 왕이 취임할 때만 행했습니다. 여호와가 예후더러 다음 왕으로 세웠으므로 당장 반역을 결행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사울 왕이 어엿이 있었기에 사무엘이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사울이 모르게 몰래 기름을 부었습니다. 엘리사도 이세벨의 위세가 여전히 너무 당당해서 선지자 한 명을 대신 몰래 보내어 골방에서 기름 붓고는 곧바로 돌아오게 한 것입니다. 

 

그 후 예후는 여호와의 뜻에 순종하여서 동조하는 부하들과 함께 아합 왕가를 완전히 진멸하고 특별히 이세벨을 처참하게 살해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예후의 아들들은 또다시 우상 숭배의 죄를 짓는데 아합 때의 경제적 군사적 부강함이 아쉬워서 혼합 종교로 되돌아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후 왕조의 타락도 예언하시고 사대 만에 막을 내리게 했습니다. 

 

역사적인 큰 틀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이 모든 하나님의 심판 과정이 인간들끼리 자기 정욕과 교만에 따라 서로 죽이고 죽은 셈입니다. 서두에 설명드린 대로 죄악에 따라오는 병폐를 인간끼리 덮어쓴 것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죄를 지었고, 하나님은 더 큰 악인을 동원해 서로 치고받도록 놓아두어서 모두를 망하게 만든 것입니다. 인류 역사에 영원한 제국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참다 참다가 반드시 심판하고 인간은 크게 두들겨 맞고서야 겨우 정신 차립니다. 그러다 얼마 안 가서 또다시 죄짓는 일을 끝없이 반복했다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자 구약성경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방에서 정신없이 놀던 아이가 부모가 들어와서 야단치면 조금 정신 차리지만, 그 이튿날 곧바로 놀이에 다시 푹 빠지는 것과 똑같습니다. 

 

결국 마지막 날에 주님이 다시 오셔야만 이 악순환이 끝날 것이며 하나님이 인류 역사를 지금 그런 방향으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 눈에는 하나님이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시기가 되면 그동안 쌓아놓았던 결정적인 이유로 심판하시지만, 사람을 들어서 일상적인 방식으로 심판하니까 그분의 심판인지 잘 모를 뿐입니다. 

 

신자 때문에 심판한다.

 

하나님의 심판 원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현실적인 고난과 문제는 인간에게 청소하도록 맡겨 두었습니다. 우상 숭배에 대한 영적 심판은 하나님이 직접 하시되, 그 목적은 당신의 종들을 보존하려는 것입니다. 이세벨이 여호와 선지자를 죽이는 가운데도 오바댜를 예비해서 백 명을 살리셨고, 엘리야도 끝까지 보호해서 죽음을 보지 않고 천국으로 이끌었고, 바알에게 절하지 않는 칠천 명을 하나님은 숨겨 두었습니다. 

 

하나님이 이세벨을 심판하신 이유를 다시 보십시오. “내가 나의 종 곧 선지자들의 피와 여호와의 종들의 피를 이세벨에게 갚아 주리라”(7절)고 하면서 그런 뜻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나의 종’이라고 당신을 주어로 해서 선포했습니다. 당신께서 당신의 종들을 너무나 사랑하며 아끼고, 그 종들을 핍박하는 자들을 극도로 미워하여 반드시 대신 보복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죄송하지만 인간 세상에 인간끼리 서로 아무리 피가 터지도록 싸워도 하나님의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관심은 당신의 순전한 백성들에게로 향합니다. 비상한 목적으로 비상한 경우에 순교를 허락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끝까지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해 주십니다. 결정적인 시기에 막으신다는 것은 결정적인 핍박이 극에 치닫기 전이므로 기어이 지켜주신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적그리스도가 아무리 성도를 극심하게 박해해도 주님은 속히 오셔서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예리한 검인 말씀으로 멸망시킬 것입니다. 요컨대 하나님은 인간 세상의 공의를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더 확장되는 방향과 목적으로만 세워나간다는 뜻입니다. 

 

이는 신자들에게 너무나 큰 위로와 힘이 되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분의 공의 앞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살아계심과 당신만이 역사의 주인임을 그 종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고난이 닥쳐도 정확하게 간증하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이스라엘과 유다가 타락하는 가운데 소수의 선지자와 그에 동조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보호해 주셨는데, 그들로 죄로 타락한 세상의 어떤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서 자기 세대의 영적인 어두움을 하나님을 대신하여 막아서라는 것입니다. 사탄에 미혹된 사람들 앞에서 여호와를 따르는 삶이 얼마나 기쁘고 충만한지 생생하게 보여 주라는 것입니다. 우상 숭배의 도성 갈대아에서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불러낼 때부터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뜻이 바로 그것인데, 그 후손인 모든 신약 신자도 그 언약에 적극 동참하여 실현해야 합니다. 

 

역으로 말해서 신자가 그 소명에 충실하지 못하면 자기 세대에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더 크게 드리워진다는 뜻입니다. 현재의 세기말적인 현상이, 특별히 북한 주민들이 아직도 인간 이하의 참상에 처해 있는 아주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남한의 신자와 기독교가 그 소명에 온전히 충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순전한 십자가 복음은 실종되고 율법주의와 기복주의가 온갖 방식으로 교묘하게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신자들도 돈을 주인으로 모시고 자기를 치장하려고 하나님의 능력만 빌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판국이라 참신자라면 하나님의 공의를 염려 의심 원망할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직접적인 징벌도 어쩌면 남한의 신자들에게 먼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니 지금 남한이 겪고 있는 극심한 혼란상이 기독교인들이 제 소명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탓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며 당신께서 수없이 경고했어도 회개하지 않기에 곧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면서 애통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23:37) 주님은 이 세대에도 저를 비롯한 남한의 목회자와 교인들을 향해서 똑같이 애통해하실 것이며, 그분의 가장 크고도 애틋한 관심은 북한의 목숨 걸고 믿음을 지키는 지하 교인들, 당신의 남은 자들에게로 향할 것입니다. 

 

김정은이 젊은 청년의 생명 값으로 기껏 월 2천 불에 러시아와 용병 계약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 내내 그 청년들의 너무나 억울하고도 비참한 죽음이 연상되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저도 모르게 하나님에 대한 원망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하나님이 때가 되면 누가 봐도 당신이 하셨다고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반드시 처절하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 청년들의 무고한 피 값을 하나님은 반드시 그에게 물릴 것입니다. 

 

아니 지금부터도 그 젊은 나이에 술 담배에 의지하지 않으면 한시도 편안하지 못하고 자기 군대도 믿지 못해 경호부대의 총구를 그들에게 겨누도록 조치했습니다. 이미 그의 심령이 절망과 죽음의 구덩이에 빠져 이 땅에서부터 지옥의 삶을 살고 있는 꼴입니다. 그가 저지른 극악한 죄악은 천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 인간은 너무 비참하다 못해 솔직히 불쌍할 정도입니다. 

 

비록 우리의 젊은 형제들이 당할 무고한 죽음이 너무 애통하지만, 그것보다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고 죽었다는 점을 더 불쌍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전에 미국에 사는 교포 신자라도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를 게을리했거나 하지 않은 죄부터 철저히 회개해야 합니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84:10)라는 고백이 김정은을 보면 절대적 진리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자는 김정은 같은 천하 악인은 하나님에게 맡겨 두고서 자기 삶과 소속된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 그분의 공의를 실현하는 본을 보이기만 하면 됩니다. 세상의 굽어 보이는 공의를 걱정하기보다 주변의 믿지 않는 형제부터 찾아가서 십자가 복음으로 섬겨야 한다는 것이 본문이 말하는 이 세대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입니다. 

 

(11/3/2024)


모루두개

2024.11.03 21:32:09
*.230.44.2

소설 파리대왕이 생각납니다. 마지막 때에 흘리는 눈물이 어떤 눈물인지 늘 기억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순종

2024.11.07 16:33:07
*.14.99.126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땅끝이요, 이곳에 서서 내 주변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겨내고 있는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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