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넬료가 복음을 듣기 이전에 정말로 '육신에 속한 자'였는지 아니면 구원을 향한 여정으로 부르심을 받고 성령의 간섭을 통해 서서히 구원의 확신으로 견인되는 도중이었는지는 단정짓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고넬료가 이미 여호와 하나님의 구원을 향한 여정으로 견인되는 도중, 즉 진리를 향한 사랑으로 인해 영혼의 갈망을 느끼고 죄를 회개하여 주님을 찾고자 하는 상태로 가고 있었다고 믿습니다.
복음이 구체적으로 계시되기 이전에도 '구약 시대 성도'는 존재했습니다. 그들은 과연 예수님이라는 구체적인 인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죽어서 어떻게 부활하여 예언을 성취할지 객관적인 '정보'를 알았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만, 그들은 아직 명확히 보이지 않은 상태로라도 하나님의 구원을 의지하고 소망했습니다. 저는 고넬료도 그와 유사한 상태에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확실치는 않지만, 고넬료의 경우는 '구체적인 복음' 이라는 결정적인 한 조각을 맞춤으로써 '구약 시대 성도'의 상태에서 '신약 시대 성도'의 상태로 바뀐 경우라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습니다. 혹은 베드로와 제자들이 오순절 이전 상태(이때도 예수님을 믿었습니다)에서 오순절 이후의 상태로 바뀐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께서 자주 설명해주셨듯 예정된 자가 구원의 여정은 점진적 스펙트럼을 따라가니까요.
(실제로 고넬료는 복음을 듣자마자 그 즉시 믿었습니다. 보통 영적 시체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복음을 처음 들으면 처음에는 반발하고 믿지 않습니다. 여러번 문을 두드려야 겨우겨우 벽이 허물어지죠. 고넬료는 이미 마음 문이 다 열어진 채로 구체적인 소식만 들으면 되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구약 시대의 라합, 룻, 나아만 같은 이방 사람들도 '예수'라는 인물은 몰랐겠지만, 만일 그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복음을 들려주면 그들도 그 즉시 믿고 그 소식을 즉각 받아들일 것입니다.)
P.S. 그러면 고넬료를 그냥 구약시대 신자와 같은 방식으로 구원해서 천국보내도 되는데 왜 굳이 베드로에게 복음을 듣도록 유도하셨는가. 이는 고넬료 한 명의 문제를 넘어서 '이방인에게도 천국이 침투해 들어가도록', 즉 성경에 예언된대로 만 백성이 복음을 듣고 구원으로 나오도록 하시겠다고 성령께서 선포하신 기념비적인 사건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고넬료의 기도는 여호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며 온전한 구원을 얻고자 하는 기도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니고데모가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온 까닭도 평소에 많은 기도를 했을 것이나(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율법에 더 충성하고 이웃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등의 제목으로) 구원의 온전한 확신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듯이 말입니다.
성령이 내주하는 자만이 순종한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린 대로 사나 죽으나 예수님을 위해 충성 헌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넬료나 니고데모는 성령 받기 전이지만 율법에 순종했고 또 그렇게 율법에 순종하는 동안에는 분명히 여호와 하나님에게도 순종한 것입니다. 제가 드린 답변 글들을 천천히 다시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