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3장 1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고(대면하여)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조금 뒤인 20~23절에서는 하나님을 본 자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얼굴을 보이지 않으시겠다고 하십니다. 또 등은 볼 것이나 얼굴은 볼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또 신명기에 보면 34장 10절에 그 뒤에 이스라엘에서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나지 않았다. 주님께서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대고 모세와 말씀하셨다.(새번역)
주님께서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고 말씀하셨다는 내용과, 주님의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살 수 없다는 내용이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데 어떻게 이해하는게 좋을까요?
추가로 '모세 외에 하나님의 얼굴을 본 자가 없다', 또는 신명기 34장 10절과 비슷한 말씀이 신약에서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맞다면 어디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기억이 틀린건지 성경검색으로 찾는데 잘 안나오더라고요)
또 하나님의 얼굴을 보면 죽는다, 본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 신약에도 있다면 그것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사자와 하나님과의 대면의 상관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구약 군데군데에서 하나님(또는 성자 하나님)처럼 보이는 하나님의 사자를 본 사람들은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으로 안 치나요? 하나님의 사자를 본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내가 하나님을 뵈옵고도 살았다면서 놀랐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구약에 나오는 모든 하나님의 사자(또는 사람, 또는 천사)가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지니진 않는 것 같던데(즉, 어떤 경우는 그냥 천사 같던데), 다음 경우들은 하나님의 사자가 하나님 같은 경우가 맞나요? 아브라함에게 상수리나무 곁에서 나타나셨을 때, 브니엘에서 야곱에게 나타나셨을 때, 마노아에게 나타나셨을 때, 더 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에덴동산에서의 아담이나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같은 경우는 하나님을 대면한 건 아닌가요?
"다음 경우들은 하나님의 사자가 하나님 같은 경우가 맞나요? 아브라함에게 상수리나무 곁에서 나타나셨을 때, 브니엘에서 야곱에게 나타나셨을 때, 마노아에게 나타나셨을 때, 더 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성경에는 문학적 수사법이 동원되어 있고 또 그래서 반드시 앞뒤 문맥을 면밀히 잘 살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그렇게 성경을 보는 훈련을 쌓으십시오. 그럼 스스로도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합니다.
1. 아브라함에게 나타난 사람이 처음에는 셋이었으나(창18:2) 소돔과 고모라에 간 것은 두 사람입니다.(창19:1) 그리고 가장 먼저 여호와께서 나타났다고 했고(18:1), 아브라함과 대화하는 주체를 여호와라고 기록합니다. 나중에 소돔과 고모라에 간 것은 분명히 두 천사라고 했으니, 성부 성자 성령이 다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성육신 전의 예수님이 두 천사를 대동하고 나타나서 삼위 하나님의 뜻을 다 밝힌 후에는 먼저 영계로 돌아가시고 두 천사만 소돔과 고모라로 간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2. 브니엘에서 야곱에게 나타난 사람은 하나님과 사람으로 겨루어 이겼다고 하면서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는 대신에 야곱이 물어도 당신의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 성자 예수님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천사들은 피조물이라 이름이 있으며 하나님만이 이름이 없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3. 마노아에게 나타난 자도 그 이름을 기묘라고 대답했는데, 실제적인 이름이 아니라 원어로는 단순히 "경이롭다"(wonder)는 뜻으로 성자 예수님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9:6에서 장차 인류 구원을 위해서 태어날 한 아기의 이름을 기묘자라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본 자는 살 수 없다, 그분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할 때는 하나님의 진짜 실체를 뜻합니다. 물질계에 제한된 인간은 그것을 볼 수도 없고 만에 하나 본다면 죽기 때문에 하나님이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모세에게 떨기나무 불꽃으로 나타나고 등만 보여주었듯이(이 또한 상징적 표현) 반드시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모세가 여호와와 대면했다는 표현은 그분의 실체를 직접 육안으로 본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직통 계시를 받았기에 대면한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신약에선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고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은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3:12-18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는데 그 때 그의 얼굴에 반사된 하나님의 영광조차 백성들이 보지 못하도록 수건으로 가렸고(출19장 참조) 그리고 그런 영광을 나중에 주께로 돌아가면 볼 수 있다(고후3:16)고 말합니다. 요한계시록22:4도 그 사실을 확인합니다.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사자들은 일부는 천사, 일부는 성육신하기 전의 성자 하나님으로 인간이 대면해도 죽지 않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 사자가 천사인지 성자 하나님인지는 각 경우마다 다르기에 앞뒤 문맥을 잘 살펴봐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모세가 직통계시로 말씀을 받아도 하나님을 대면했다고 표현하듯이, 그런 사자를 만난 사람들은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에녹도 하나님과 말씀으로 교제 동행한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의 언어를 통해 당신과 당신의 통치에 대한 진리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계시된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저자들에게 영감을 주어서 기록케 한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문학적인 수사법이 다 동원된 것입니다. 비유, 과장, 상징, 반복, 생략 등등의 기법이 많이 등장하므로 단어나 문구의 문자적인 의미에 메이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 성경해석학 책을 사서 공부해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