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퍼맨시리즈에 주연으로 나와 유명해진 배우 크리스 리브가 승마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전신 불수가 된 것이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그 동안 정상인의 생활로 돌아가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보도될 때마다 참으로 대단하다 싶었다. 지난 목요일 그가 정확하게는 현대 의학의 기술이 또 다른 진보를 이룬 것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지금까지 산소 호흡기에 의존했었는데 폐를 자극하는 전자 정밀 장치를 몸 속에 장착하여 스스로 자기 코로 숨쉴 수 있게 되었다. 비록 또 다른 기계의 도움을 받았지만 외부에서 산소를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폐를 움직여 숨을 들이 마시게 된 것이니 참 대단한 발전이다. 영화에서 맡았던 초인(超人)의 역할이 현실에서도 구체적으로 실현 되는 것 같다. 영웅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이 톱 뉴스로 보도하며 갈채를 보낼 만 하다.
그런데 왜 하필 인기의 절정에 있을 때에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까? 본의든 아니든 영화에서라도 슈퍼맨으로서 인간의 교만을 드러내어 하나님이 벌을 주셨을까? 세상의 부귀와 명예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 그렇게 하셨을까? 영화는 영화일 따름이고 그 배역을 맡은 것이 죄는 아니다. 자기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겠지만 어쨌든 우연의 일치치고는 참 신기하다.
미국 의학계에선 그를 인간 승리의 모델로 삼아 본인의 기꺼운 호응에 보답하듯이 새로운 기술의 시험대로 쓰고 있다. 매스컴도 TV 화면에 손가락 끝이 까닥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투쟁은 이제 겨우 시작일 따름이라며 칭찬하고 격려했다. 대리석 조각 같던 얼굴이 밀랍(蜜蠟) 인형처럼 핏기 없어진 것을 보니 안타깝고 눈물겨웠지만 그의 불굴의 투지에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인간은 의학 기술의 진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우리가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인식조차 못해도 내 폐는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호흡하고 있으며 또 그 폐는 어떤 인공 기계보다 우수하고 정밀하며 수명도 오래 간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아무리 우수한 인공 기계가 나와도 결코 이것을 능가할 수 없다. 문명이 발달한다고 절대자 하나님이 멀어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가까이 계신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분은 바로 우리 곁에서 가장 완전한 모습으로 함께 하고 계신다.
“호홉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찌어다 할렐루야” (시150:6)
3/16/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