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검을 사라고 하신 까닭은?

가장 기본적인 성경해석법 (5)

 

[질문]

 

성경을 읽다가 누가복음 22:36-38에서 제자들더러 검을 사라고 하셨다가 또 검 둘이 있으니 족하다는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답변]

 

본문을 단순히 문자적 의미로만 파악하면 예수님이 앞뒤가 안 맞는 말씀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를 성령의 영감으로 받아 인간 저자가 인간의 언어로 기록한 것입니다. 통상 사용되는 문학적인 수사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문학작품의 독해법을 성경 읽을 때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할 때는 가장 먼저 앞뒤 문맥과 당시 상황에 비추어 그 의미를 살펴봐야 합니다. 또 저자의 의도를 따져야 하며 혹시 상징적 의미가 없는지도 분석해봐야 하며 성경이 동일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 일관되게 말하는지 검토도 해봐야 합니다.

 

현재 상황은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베드로가 당신을 세 번 부인할 것을 예고한 후 감람산에 기도하러 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당부한 말씀이 본문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이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그 이후에 따를 제자들에 대한 핍박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이전에 전도할 때에는 돈 주머니와 신발이 없어도 복음에 호의적이었던 자들이 섬겨주어서 아무 문제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고 회상합니다.(35절) 그러나 이젠 전대와 주머니를 준비하라고 하면서 겉옷을 팔아서 칼을 사라고 하십니다.(36절)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어 사람들이 복음전파에 아주 비협조적 내지 적대적이 되어서 박해 받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문자적 의미대로 칼을 사서 무장해야 한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겉옷은 외출복일 뿐 아니라 야외 취침할 때에 이불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겉옷을 저당잡지 말라고 율법이 금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 관습 상식으로는 자기가 입던 겉옷은 팔릴 또는 팔아야 할 물건이 아닙니다.

 

주님은 지금 칼을 사야 할 만큼 곧 여러 어려움이, 심지어 목숨이 위협당하는 일까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굳건한 믿음으로 단단히 각오하라는 뜻입니다. 칼을 사서 직접 항전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로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37절과 38절이 보면 무장보다는 오히려 그에 반대되는 뜻을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37절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인용하여 당신의 십자가 죽음을 예언한 말씀입니다. 주님은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 ~ 내게 이루어져야 하리니 내게 관한 일이 이루어감이니라.”(37) 이사야의 예언이 자기를 통해 지금 곧 성취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에게 존귀한 자와 함께 몫을 받게 하며 강한 자와 함께 탈취한 것을 나누게 하리니 이는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받았음이니라 그러나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사53:12)

 

주님은 이제 곧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여” 십자가에 죽으시어 구원 사역을 달성할 것입니다. 스승인 당신께서 범죄자로 취급되어 죽으면 그 제자들도 같은 부류로 취급되어 여러 고난을 겪을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제자들은 단순히 그 말씀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했습니다. 여기 칼이 두 자루나 있다고 곧이곧대로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로마당국에 무력으로 항거하려는 열성당원 시몬이 있었고 또 당시에는 강도나 도적이 많아서 호신용 칼을 소지하는 것이 일상적이었습니다.

 

제자들의 그런 반응을 보신 주님은 ‘족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 십자가에 죽으면 제자들만 남을 것입니다. 주님이 그들이 겨우 칼 두 자루로 유대 로마 당국이 가할 박해와 맞서는 데에 충분할 것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님은 상식만으로도 판단이 가능합니다.

 

그 반대로 아직도 정확하게 당신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하여 역설적으로 꾸짖은 것입니다. 실제로 본문의 말씀을 하신 직후 겟세마네 동산에서 대제사장의 하속들이 주님을 체포하러 왔을 때에 베드로가 칼로 항거했지만 주님은 검을 칼집에 넣으라고 꾸짖었지 않습니까? (요18:10,11) (같은 사안을 두고 성경의 다른 책은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성경해석법에 아주 중요함)

 

예수님은 단 한 번도 로마나 유대 당국에 무력이나 세상 수단으로 맞서라고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본문에서도 주님의 뜻은 동일합니다. 주님의 평소 가르침에 비추어보면 갑자기 칼을 사서 혁명이나 게릴라 운동을 벌리라고 독려할 리 없습니다. (동일한 주제에 대해 성경이 일관되게 말하는 것과 비추어보는 성경 해석법임)

 

주님이 족하다고 하신 말씀은 제자들이 지금은 깨닫지 못하나 진리의 영인 보혜사 성령님이 오시면 주님이 말씀하신 뜻을 나중에라도 알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또 성령을 받으면 핍박은 물론 순교도 겁내지 않고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는 권능을 얻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의 나라를 설립 확장하는 데에 칼이 할 역할은 전혀 없습니다. 미리 사서 준비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주님은 그들 각자가 당신의 십자가 죽음 이후의 사역이 험난할 것을 단단히 각오 준비하라는 뜻으로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7/12/2018


요셉_

2022.10.08 16: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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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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