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사님.
요한 1서 큐티를 하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혹시 아시는 지혜가 있을까 해서 여쭙니다.
먼저 저는 29세, 모태신앙이지만 성향상 말씀에 대한 의심이 많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저는 성경말씀이나, 목사님들의 설교가 모두 다 너무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다음과 같은 양가감정을 저는 항상 느낍니다.
죄를 짓지 마라.
But! 너는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이다.
However! 나는 너를 사랑한다.
Nevertheless! 죄를 짓는 사람은 하나님께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그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On the other hand! 너는 하나님의 자녀다.
Yet! 하나님께로부터 난 사람은 범죄 할 수 없다. 고로 너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Although! 너는 이미 택하심을 받은 천국 시민이다.
In spite! 행함이 없는 믿음은 진짜 믿음이 아니다.
내 마음을 알기 위해 기도해라
하지만 감히 인간인 너는 내 마음을 절대 모를 것이다
...
이렇게 계속 모순되는 말씀이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은 온전하고 절대적이어야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말씀을 읽다가 이런 모순된다고 생각이 드는 말씀들이 나오면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요한 1서 3장이 딱 그랬습니다.
다음은 제가 말씀을 읽고 한 QT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요,
[요일3:1-2]
1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게 하셨는가, 우리가 그러하도다 그러므로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함은 그를 알지 못함이라
2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생략)
[요일3:4, 6-10]
4 죄를 짓는 자마다 불법을 행하나니 죄는 불법이라
6 그 안에 거하는 자마다 범죄 하지 아니하나니 범죄 하는 자마다 그를 보지도 못하였고 그를 알지도 못하였느니라
7 자녀들아 아무도 너희를 미혹하지 못하게 하라 의를 행하는 자는 그의 의로우심과 같이 의롭고
8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라
9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씨가 그의 속에 거함이요 그도 범죄 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났음이라
10 이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들과 마귀의 자녀들이 드러나나니 무릇 의를 행하지 아니하는 자나 또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하니라
[생각]
너무너무너무너무 어렵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구나!' 자부심을 가졌다가,
또 '나는 역시 마귀의 자녀인가..??' 한다.
나는 이 모순적인 말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말 답답하다.
세상에 의인은 없지만 하나님이 의로우신 것 같이 의를 행하라 하고
살아있는 동안 죄의 몸에 갇힌 곤고하고 연약한 어쩔 수 없는 인간이지만
범죄 하는 자는 예수님을 보지도 못하였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며
하나님께로부터 난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하였는데
또 어떻게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할 수가 있는가?
[요일3:18, 21-22]
18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21 사랑하는 자들아 만일 우리 마음이 우리를 책망할 것이 없으면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얻고
22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서 받나니 이는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
[생각]
우리 마음이 책망할 것이 없으면 담대해지고 하나님께 당당히 구할 수 있다.
"하나님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을 충실히 지켰습니다. 그러니 내 구할 것을 알게 하시고 마땅히 허락해 주세요"
너무너무 되고 싶은 자세고 하고 싶은 기도지만,
죄의 몸에 갇힌 인간이 감히 할 수 있는, 가당키나 한 기도인가?
최고의 의인 욥 마저도 긴 고통의 세월을 지내고도 끝에는 하나님께 질책 받지 않았나?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요한은 이 대목을 편지에 적은 것이며
하나님은 도대체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요일3:23-24]
23 그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계명대로 서로 사랑할 것이니라
24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시나니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
[생각]
1. 계명을 지키고
-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다
- 서로 사랑한다
2.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한다
- 쉬지 말고 기도하기 범사에 감사하기
- 형제 미워하지 않기
- 돈, 세상 사랑하지 않기
- 음란한 마음 품지 않기
- 불쌍히 여길 자 마땅히 도와주기
- ...
그런데 이거 다 하다가도
한 번 의심하고
한 번 미워지고
한 번 죄 지으면
또 사람은 하나님께 속한 자가 아니게 되는건가
그러다 회개하면 다시 속하게 되고?
천국과 지옥은 뭐 flip-flop 문제인거여 뭐여?
교회에서는 아니라고, 예수님만 믿으면 이미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라 했지만
성경 말씀은 다르지 않은가?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고
나는 그를 도무지 모르겠다 할 거라고도 예수님은 말씀하셨지 않은가?
QT가 너무 좀 공격적이려나요...
친구들과 매일 한 장 씩 읽고 있는데요
그저 감사하고 회개하고 좋은 깨달음을 얻고있는 듯한,
의문이 들어도 그래도 아멘 하고 믿는 아름다워 보이는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게 QT는 매일의 만나이고 은혜라기 보다는
뭔가 답답한 답 없는 난제를 푸려고 애쓰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뭐 절대 그렇게 학구적이지도 않고 게으르기까지 한 저지만,
마치 바리새인처럼 좀 뭔가 내 믿음은 어딘가 틀어져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바리새인들은 성경이라도 열심히 읽고 율법 지키려고 애쓰기라도 했지,
저는 그마저도 잘 못 하고 있거든요.
참 어렵네요 하나님 믿는 거...
쓰고 보니까 너무 기네요.. 죄송합니다 ㅠ
모래반지빵야빵야님 요한1서에 대한 질문은 나중에 답변드리기로 하고, 제가 보기엔 죄송하지만 칭의, 성화, 영화로 나눠지는 구원론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신자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졌다는 과거의 신분상의 일회성 변화입니다. 죄를 짓는 본성까지 완전히 거룩해져서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불신자는 아직 하나님께 용서받지 못한 죄인이며 신자는 이미 하나님께 용서만 받은 죄인이라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신약성경은 신자들을 대상으로 주로 성화(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은 후에 죄들을 이겨내며 거룩해지려고 노력해가는 과정)에 관해서 가르친 말씀을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신자에게 바라는 목표치(실제로 당장 달성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에 대해서 계시하신 것인데, 그에 비교하면 신자는 수시로 죄에 넘어지고 여전히 죄 가운데서 씨름하고 있으니 궁금해하시는 대로 양가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하신 큐티 내용과 구제척인 진술에 관해선 천천히 답변드리기로 하고 우선 아래의 글부터 천천히 묵상하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저의 팔복 강화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면드립니다.
예수 믿은 후에 짓는 죄와 구원의 관계
암이 낫는 것은 복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