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자살을 왜 말리지 않았을까요?

 

[질문]

 

예수님이 가룟 유다가 배반할 것을 아셨으면 당연히 그가 자살할 것도 아셨을 것입니다. 그럼 주님이 사전에 자살하지 말라고 당부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런 말을 안 해주셨지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과도하게 생각한 것인가요?

 

[답변]

 

아무나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차원이지만 그런 의심을 가질만합니다. 가룟 유다가 비록 주님을 배반하여 은 삼십 냥에 팔아넘겼지만 나중에 참회하고 자살한 것을 보면 그 인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이 유다의 배반까지 말리면 십자가에 달리실 구원계획이 무산되니까 그러지 않으셨다는 것은 대체로 수긍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자살을 하지 말라고 미리 훈계는 못했어도 당신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후라도 성령님이 유다가 그러지 못하게 막아주실 수는 있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유다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모든 사역 현장에 동참하며 삼년간 동고동락했으며 특별히 회계를 맡아 수고했습니다.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주님의 머리에 붓자 그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분하게 생각했습니다.(막14:5 요12:5) 비록 그가 돈에 욕심이 있었긴 하지만 가난한 자를 위하는 마음은 분명히 컸고 평소에 예수 공동체에서 그런 일을 도맡아서 했습니다.(요13:29) 예수님이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하시길 원하셨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또 어쨌든 유다도 당신께서 택하신 제자였으니 이런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는 주님의 제자로 따르는 동안은 물론 자살을 결행할 때까지도 예수님의 정체성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며 또 그래서 주님의 십자가 사역을 줄곧 반대했던 자입니다. 그는 오직 인간적인 자기 의(義)에만 사로잡혀서 스스로 멸망의 길로 찾아갔기에 구원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자살했다는 잘못 때문에 심판 받은 것은 그 결과적 모습입니다. 그 전에 자기 심령으로 예수님을 대적했고 끝까지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만약 네가 나중에 자살할 마음이 생기더라도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미리 훈계했다면 가뜩이나 자기 의가 높은 유다는 더욱 예수님을 우습게 여겼을 것이며 회개와는 거리가 더 멀어졌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점까지도 아셨던 것입니다.

 

대신에 예수님은 유다의 입장을 제자들 앞에 세워주기 위해서 유다에게만 당신께서 누가 배반자인지 다 알고 있다는 힌트를 주셨습니다.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 때에 주님은 제자 중에 한 명이 당신을 팔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제자들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습니다.(요13:26) 그리고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했는데도 제자들이 그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아마도 떡을 제자들에게 다 한 조각씩 나눠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들 명절에 쓸 물건을 사거나 가난한 자들에게 무엇을 주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29절)

 

그러나 성경은 “곧 한 조각을 적셔서” 즉, 제일 먼저 유다에게 주었다고 기록합니다. 분명히 유다는 그 때 자기를 바라보는 스승의 눈길에서 자기가 배반자임을 당신이 알고 계신다는 사실을 눈치 챘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간 것입니다.(30절) 그가 그 때라도 이실직고하고 회개했으면 구원의 기회는 있었습니다.

 

유다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지켜보고는 그 때서야 자기 잘못을 회개했지만 여전히 인간적으로 스스로 자기 의를 세우려고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자살하는 첫째 목적이 대체로 죽어서라도 자신의 무죄나 억울함을 증명해보이겠다는 뜻이지 않습니까? 유다의 경우는 조금 사정이 다른데 자기 죄를 자기가 책임지고 갚는 데는 자살이 최대이자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선 스스로 자기를 심판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조건 없는 십자가의 의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서 자기 의를 자기가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여전히 그는 선행구원관에 붙들려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전에 유다가 앞으로 어떻게 행할 것인지 다 아셨습니다. 끝까지 완악하게 윤리적 의로 얻는 구원을 고집했고 메시아라면 로마 제국의 압제에 신음하는 이스라엘을 해방시켜주어야만 한다고 믿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죽어 마땅한 천하의 죄인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는 가난한 자를 돕고 학대에 시달리는 민족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의인이라고 여겼습니다. 참고로 가룟이라는 그의 별칭이 로마당국에 테러 같은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항거했던 열심당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물론 주님은 유다가 배반하고 그 전에 회개의 기회를 주어도 돌아서지 않으며 나중에 자살로 생을 마칠 것까지도 다 아셨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사전에 계획하신 완벽한 각본 안에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유다더러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판단 결정 시행하도록 허용하시면서도 당신의 광대하신 주권과 섭리로 한 치의 오차 없이 당신의 뜻을 실현시켰습니다. 유다가 자살하게 되는 과정을 성경이 어떻게 설명하는지 보십시오.

 

“그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이르되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하니 그들이 이르되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냐 네가 당하라 하거늘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 대제사장들이 그 은을 거두며 이르되 이것은 핏값이라 성전고에 넣어 둠이 옳지 않다 하고 의논한 후 이것으로 토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를 삼았으니 그러므로 오늘날까지 그 밭을 피밭이라 일컫느니라 이에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나니 일렀으되 그들이 그 가격 매겨진 자 곧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가격 매긴 자의 가격 곧 은 삼십을 가지고 토기장이의 밭 값으로 주었으니 이는 주께서 내게 명하신 바와 같으니라 하였더라.”(마27:3-10)

 

모든 일이 가룟 유다와 제사장들 스스로 판단 결정 시행한 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말은 구약성경이 예언한 대로 되었다고 선언합니다.(마태나 성경 필사자들 중 누구의 오류인지 몰라도 사실은 예레미야가 아니라 스가랴서 11:12,13의 말씀대로 실현된 것임) 구약의 전문가인 제사장들, 바리새인들, 서기관들이 함께 모여서 열심히 궁리한 결과였습니다. 성경에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 자기들을 통해서 실현되는 줄도 모르고 자기들 나름대로는 최선의 도덕적 종교적 판단을 했던 것입니다.

 

요컨대 유다의 자살 또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의 드라마를 완성시키고 그 풍성하고도 은혜로운 하나님의 진리를 계시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그는 주님을 배반할 제자로 택함을 받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금껏 설명드린 대로 그는 자기 죄로 심판 받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선행과 악행을 미리 아시고도 악을 막아주지 않거나 선을 더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꾸만 인간이 고안한 이성적 도덕적 종교적 기준에 따라 그분과 그분의 역사를 판단해선 안 됩니다. 성경을 읽을 때에 삼위일체 하나님의 경륜과 사역을 인간적인 사고나 윤리로 판단해서 인간 이성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한정 짓지 않아야 합니다. 반드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그 속성이 어떠한지 정확히 깨달은 바탕에서 당시의 고유한 상황을 감안하며 앞뒤 문맥을 잘 비교해가며 깊이 묵상해보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10/15/2021)


master

2021.10.15 10:35:44
*.16.128.27

“골고다 십자가 외에는 인간의 도덕적 종교적 어떤 악행도 심판의 기준이 아니며 어떤 선행도 구원의 조건이 안 된다. 예수님은 유다가 당신을 배반할 줄 알고도 끝까지 회개의 기회를 주려고 택했으나 그는 자신의 의를 좇아 스스로 심판의 길로 걸어갔다. (10/13/2021)”

 

10/13자 “오늘의 묵상” 메시지를 본 어떤 회원이 카톡으로 상기 질문을 보내주셨는데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간단히 답변해준 내용을 자세히 보완해서 올립니다.

 

 

wjo

2021.10.17 23:56:47
*.91.193.39

"유다는~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주님의 머리에 붓자 그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분하게 생각했습니다.(막14:5 요12:5) 비록 그가 돈에 욕심이 있었긴 하지만 가난한 자를 위하는 마음은 분명히 컸고"
->가룟 유다는 가난한 자들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요12:6절을 보면, 예수님은 유다를 가리켜 '도적'이라고 말씀하심으로서 그가 진정 가난한 자들을 생각하여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훔쳐갈 돈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서 그런 소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돈 궤에 돈이 많아야 훔쳐가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돈을 훔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뻔한 사람이었습니다(마26:24).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하나님을 향하고 하나님을 위해서 사용해야 했는데, 그저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돈 궤를 맡은 것도, 예수님을 판 것도, 심지어 자살을 한 것도 자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요12:5-6 "[5]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하니 [6]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저는 도적이라 돈 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감이러라

master

2021.10.18 04:51:46
*.16.128.27

wjo님 주님 안에서 반갑습니다. 회원가입하자 바로  귀한 의견을 제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다에 대해선 두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성경해석 상의 아주 중요한 과제이고 대체로 wjo님과 같은 의견일 것이므로 조금 정리해서 상기 글에 추가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제가 가룟 유다에 대해서 쓴 아래 글들도 참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판(新版) 가롯 유다전(傳)(행1:15-19)

 
 

master

2021.10.18 10:56:57
*.16.128.27

wjo님 방금 "유다는 돈만 밝힌 천하의악인인가?라는 제목으로 성경문답에 변증 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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