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으로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지금껏 살아보지 못한 세상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목매어 기다리던 백신이 드디어 개발되어 용감하신(?) 90세가 넘는 영국 할머니 간호원이 최초로 접종했습니다. 터널의 끝이 아직은 멀었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며 빛이 희미하게나마 비춰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도 그 동안 정말 ‘방콕’ 하며 지냈습니다. 마침 요나서를 강해 설교 하면서 니느웨의 회개에 견주어서 이 사태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계속 묵상 추적했고 새로운 깨달음과 회개도 할 수 있어서 시간 낭비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광대하신 뜻의 극히 일부만, 비유컨대 바닷가 넓은 모래사장에서 겨우 한 움큼의 모래알 집어든 정도일 것입니다. 그 마저도 자꾸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입니다.
집 밖의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저희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내가 가꾸는 화초들이 예년보다 유난히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저희 단지의 산책로의 단풍나무들이 햇빛에 팔랑거리는 모습도 가는 해를 아쉬워하는 저희 메말라가는 가슴을 어루만져주었습니다. 개울에서 한적하게 노닐고 있는 백로 두 마리는 코로나에 대해선 전혀 무심한 채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여유자적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인간 세상이 아무리 부패해져 소망이 안 보여도 하나님의 이 땅을 향한 뜻은 어느 세대 어느 누구에게나 영원토록 재앙이 아니라 구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마6:28-30)
하나님은 항상 우리 바로 곁에서 한 결 같은 모습으로 함께 하고 계십니다. 들풀과 단풍나무들은 내년에도 아니 이 땅이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피고 지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것입니다. 자기들끼리 외모 콘테스트 하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 어떤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오직 인간에게 기쁨을 주려고, 특별히 이런 어려운 시기에 위로를 주려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피고 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대해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백신으로 코비나 19의 번식은 언젠가 중지되겠지만 우리를 감싸고 있는 어둠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게 하지는 못합니다. 더 심한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날 것이며 그 외에도 온갖 고난이 들이닥칠 것입니다. 신자도 그 위험에서 비켜서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압니다. 어떤 환난이 닥쳐도 하나님만이 도피성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당신의 능력으로 신자는 다 보호해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의 탐욕과 죄악으로 만들어낸 재앙까지도 당신께서 합력해서 선한 결과로 이끄신다는 진리를 전혀 의심치 않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안에 들어와 있기에 얼마든지 안심하고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탁하며 따라갈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꽃과 나무와 새들로 코로나 가운데 더 풍성한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새삼 그리고 더 깊이 감사드립니다.
(12/1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