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교회 필리오케 논쟁에 관해?

조회 수 27 추천 수 0 2021.03.02 17:08:16

동방교회 필리오케 논쟁에 관해?

 

[질문]

 

동방교회가 서방교회와 분열한 이유 중에 "필리오케(Filioque) 논쟁"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방교회는 "성령이 아버지로부터 출래하신다"를 지지하고, 서방교회는 "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출래하신다"를 지지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필리오케(Filioque) 논쟁"에 한정하여,

1. 동방교회의 입장도 성경에 근거하기 때문에 받아들여도 무방한 것인지?

2. 동방교회의 입장은 문제가 있으나 이단성이 있다고까지는 할 수 없고, 그 부분을 제외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것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더 유익이 되기 때문에 굳이 동방교회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거론하지 않는 것인지?

3. 동방교회의 입장은 신학적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이며, 다른 성도에게 결코 권할 수 없는 문제인지요?

 

[답변]

 

삼위일체에 관한 동서방 교회의 필리오케 논쟁을 상술하자면 조직신학, 교회사, 중세교리사 등을 다 동원해서 책을 한 권을 써야 할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그 논쟁에 한정하여 간단히 답변 드리자면 이미 다 끝난 일이므로 현대의 신자로선 그리 신경 쓰실 필요가 없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필리오케 논쟁이 있게 된 역사적 배경을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차 콘스탄티노풀 공의회(주후381년)는 니케아 공의회(주후325년)의 성령에 관한 규정에 “성부에게서 나오시는 생명의 수여자이신 주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스페인이 아리우스주의를 버리고 삼위일체론을 받아들이자 톨레도 공의회(주후589년)에서 “성부에게서 나오는” 다음에 “그리고 성자(필리오케)”라는 말을 추가했습니다.

 

(아리우스주의: 성자와 성령은 성부보다 열등한 존재이며 특별히 성자는 영원한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과 유사한 신성은 지니되 성부에 의해 최초로 창조되어 성부에 종속된 중간적 존재라고 3세기의 알렉산드리아의 장로 아리우스가 주장한 신학이론)

 

이 ‘필리오케’ 구절이 서방교회에선 널리 인정받았으나 864년 콘스탄티노풀 대주교 포티우스1세에 의해 정죄 받음으로써 1054년 동서방 교회 분열의 중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동방교회는 니케아 신조대로 “성령이 아버지로부터” 출래하신다고 주장하고 서방교회는 롬8:9, 요15:26을 근거로 “성령이 아버지와 그리고 아들로부터” 출래하신다는 것을 신조로 삼았습니다.

 

교회는 1세기 말부터 영지주의 영향으로 인해 삼위일체를 부인하는 이단들의 공격을 받았으나 모두가 합심해서 대처했습니다. 대표적인 이단으로는 이미 말씀드린 아리우스주의, 한 하나님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모양만 다르게 나타난다는 양태론(시벨리우스가 창시), 또는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이며 본질상 단일성이 없다는 삼신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다 아타나시우스의 체계적인 반론과 테르톨리아누스의 성부, 성자, 성령은 “본질에 있어서는 하나이나 위격에선 셋”이라는 명쾌한 교리를 바탕으로 니케아 공의회에서 모든 이단들을 정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격이 셋이라는 표현을 자세히 풀어 설명하는 가운데 양쪽 교회가 의견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서방의 어그스틴은 세 위격에 관한 적절한 설명을 하지 않고 단순히 똑같은 본질의 삼중적인 반복이라고 그 공통된 본질에 초점을 두어서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다마스쿠스의 요한은 세 위격이 공유하는 본질도 있지만 각 위격에만 독특한 속성들도 있는데 예컨대 성자만이 성육신의 주체가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동방교회는 위격의 구분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진술들에 대해서 서방은 동방을 성자종속론의 소지가, 동방은 서방을 양태론의 위험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진영이 위격을 설명하면서 강조하고자 하는 초점이 달랐고 또 삼위일체의 신비를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는데 제약이 있어서 상호 오해를 낳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열이 생기기 전까지는 동방교회도 이단에 대처하려고 적극 노력했고 논쟁 중에도 삼위일체 교리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선 삼위일체의 위격에 관해선 더 자세히 비유 설명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런 점을 칼빈도 인정하고 필라오케 논쟁에서 각 진영의 장점을 융합하는 교리를 세우려 노력했습니다. 세 위격은 공유된 본질에선 아우토테우스(스스로 하나님이라는 뜻)이지만 성부는 성자와 성령의 위격의 원천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자종속론 소지와 양태론적 위험 둘 다를 제거한 것입니다.

 

그는 성부에게 위격의 시초와 원천이 있지만 신성의 본질이 성부에게만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성부는 본질의 수여에서가 아니라 순서상의 이유로 신성의 시초인데, 성자의 본질은 시작이 없는 반면에 성자의 위격의 시작은 성부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본질과 위격 중에 한쪽만 더 강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재의 개혁주의 신앙은 칼빈과 같은 맥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필리오케라는 논쟁에 제한해서 답변 드리자면 1. 동방교회 입장도 받아들여도 되며, 2. 본질은 하나이고 위격은 셋이라는 삼위일체 근본교리에 차이가 없으므로 문제 삼을 것 없으며 (현재의 동방교회는 서방교회가 그러하듯이 여러 분파로 나뉘었고 또 구체적인 입장을 저로선 잘 알지 못합니다.), 3.질문도 1,2의 답변과 같습니다. 

 

비록 동방교회가 신성의 근원이 성부라는 한 위격에 두긴 했어도 성령의 본질이 다른 것에 기인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필라오케는 동서방 둘 다 같은 교리를 서로 다르게 표현했던 과거의 논쟁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는 뜻입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특별히 그 본질과 위격의 관계를 인간의 언어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으며 그전에 인간 이성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삼위일체에 관해선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에서의 삼위가 각기 맡은 경륜적 차원에서 구별하는 것이 가장 쉽고도 바람직한 접근일 것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창조 세계로 확장되는 모든 작용은 그 기원이 성부에게서 나오고 성자를 통해 진행되며 성령 안에서 완성된다는 칼빈의 변증대로 말입니다. 

 

(2/24/2021) 

 

상기 답변은 마이클 호톤의 "개혁주의 조직신학"(이용중 옮김, 부흥과 개혁사, 2012년 발간) 책에서 인용하고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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