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백성과 함께 여기서 떠나서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기를 네 자손에게 주마 한 그 땅으로 올라가라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어 가나안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을 쫓아내고 너희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게 하려니와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중로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염려함이니라 하시니 백성이 이 황송한 말씀을 듣고 슬퍼하여 한 사람도 그 몸을 단장하지 아니하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순식간이라도 너희 중에 행하면 너희를 진멸하리니 너희는 단장품을 제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 어떻게 할 일을 알겠노라 하셨음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호렙 산에서부터 그 단장품을 제하니라”(출33:1-6)
모세가 금송아지에 경배한 이스라엘의 죄 사함을 위해 기도한 이후 하나님이 그 백성 전체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한 마디로 당신이 약속한 대로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에 들여 놓게는 하지만 직접 동행하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목이 곧은 백성이라 중간에서라도 마음을 바꾸어 죄 사함을 취소하고 진멸하지 않는다고는 당신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하나님의 약속이 인간처럼 조변석개(朝變夕改)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님의 생각을 인간의 경우에 맞추어 표현한 것뿐입니다. 그러나 금송아지를 부수고, 삼천 명을 사형시키고, 모세가 목숨을 걸고 기도했어도 아직은 당신의 진노가 사그러들지 않을 만큼 그 죄가 너무 컸었다는 뜻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 보기에는 이스라엘은 목이 곧은 백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은 나름대로 최선의 회개 절차를 마쳤습니다. 자기들의 잘못을 철저하게 뉘우쳤고 본문에도 하나님이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니까 모든 백성이 황송해 하고 그 몸을 단장하지 아니 했습니다.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쓴지는 몰라도 최소한 자숙하며 조용히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고개를 곧추 세우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왜 하나님은 목이 곧은 백성이라고 했을까요? 목이 곧은 백성의 참 뜻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모든 신자들이 하나님 앞에 교만하게 나가는 법은 없습니다. 정말 엄숙하고 경건하게 나갑니다. 예배당에서 웃거나 잡담도 하지 않습니다. 제일 먼저 “잘못했습니다”부터 자동으로 나올 만큼 고개부터 숙입니다. 목이 곧은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 우리는 이스라엘과는 달리 하나님 앞에 겸손한 자일까요?
하나님이 이스라엘더러 목이 곧다고 그 잘못을 진단했습니다. 그 후 어떤 시정조치를 내렸는지 추적해보면 그 잘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단장품을 제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이스라엘은 미리부터 잘못을 뉘우쳤거나 하나님 앞에 겸손 하려고 단장하지 않았는데도 하나님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단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아직 단장품을 몸에 부착하지 않았다는 행동적 의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단장할 물품들은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갖고 있는 그 물품마저 없애야 잘못이 완전히 사해지고 나아가 곧은 목도 바로 펴진다고 한 것입니다.
그 단장품은 대체 무엇입니까? “모든 백성이 그 귀에서 금고리를 빼어 아론에게로 가져 오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그 고리를 받아 부어서 각도로 새겨 금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로다 하는지라”(출32;3,4) 신자가 액세서리마저 하나도 몸에 달거나 소유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행군하는 중로(中路)에서 또 진멸할까 염려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있는 은금 패물로 또 금송아지를 만들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구원 받고 홍해의 세례를 거친 이스라엘 백성 앞에는 여전히 험난한 광야 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험난한 고비를 만나면 이스라엘이 또 다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수중에 있는 은금 패물에 우선 의지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화려한 액세서리 없이 검소하고 경건한 옷차림으로 교회에 나와 신실하고도 겸손하게 하나님을 찾는 것은 모든 신자가 다 할 수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누가 감히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 수 있겠습니까? 외형적 태도나 순간적 행동이 겸손하다고 목이 곧지 않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이미 목이 곧아져 항상 그 상태로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번 회개했다고 바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신자의 마음 상태, 특별히 현실의 환난과 고통을 대하는 믿음의 자세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당장 눈 앞의 현실에 매여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은 제대로 믿지도 보지도 못하는 자가 목이 곧은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당장에 돈, 권력, 세상 전문가에게 먼저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무리 군급하더라도 가장 먼저 하나님께 무릎 꿇지 않으면 목이 곧은 자입니다. 일단 무릎 꿇고 나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하면 돈이든 전문가든 권력이든 가장 적합한 것으로 하나님이 마련해 주십니다.
하나님은 곧은 목을 바로 잡기 위해 “단장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고 “단장품 자체를 없애라”고 했습니다. 금은 패물이 있으면 자연히 하나님보다 그것을 먼저 의뢰할 것이 뻔하다는 것입니다. 금은이 없어야 비로소 하나님만 찾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신자에게 환난과 고통을 허락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소유하고 믿고 있는 금은을 없애려는 그분만의 고육지책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너무 곧아진 우리의 목을 바로 잡아 주는 정형 수술인 셈입니다.
2/11/2006
내 단장품을 없애고 곧은 목을 굽혀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찬양합니다. 뒤돌아 보아 남은 단장품 하나 없고 고개가 숙여지는 그날까지 만져주시고 또 만져주시길 간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