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 몸을 거룩히 하여 내일 고기 먹기를 기다리라 너희가 울며 이르기를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할꼬 애굽에 있을 때가 우리에게 재미 있었다하는 말이 여호와께 들렸으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실 것이라 하루나 이틀이나 닷새나 열흘이나 이십일만 먹을 뿐 아니라 코에서 넘쳐서 싫어하기까지 일 개월간을 먹게 하시리니 이는 너희가 너희 중에 거하시는 여호와를 멸시하고 그 앞에서 울며 이르기를 우리가 어찌하여 애굽에서 나왔던고 함이라 하라”(민11:18-20)
이스라엘이 만나만 먹고 고기를 도저히 먹지 못했다고 불평하자 하나님은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달 간 고기 냄새가 코에 넘치도록 해주겠다고 합니다. 고기에 질려서 그 냄새만 맡아도 식욕이 달아나고 역겨울 정도까지 주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거의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인 까닭은 물론 이스라엘의 불순종에 바탕을 둔 계속적인 불평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이었을까요?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애굽의 고기가마 곁에 있을 때가 그립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애굽에서 고기를 먹어봐야 일년에 며칠이나 먹었겠습니까? 말하자면 아무리 힘을 쓰는 일에 부려 먹는 종들이라 영양 보충을 시킬 필요가 있었고 또 애굽이 세계 최강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고기가 결코 풍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노예에 불과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바로의 생일 혹은 우상을 숭배하는 날에만 특식으로 고기를 조금 주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고기를 기껏 하루 이틀은 연달아 먹어 보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닷새, 열흘, 나아가 한달 간이나 그것도 전 백성이 고기가 떨어지지 않고 먹는다는 것은 고대 사회에선 상상도 못하는 일입니다. 아마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애굽과 도저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당신의 능력이 엄청 크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크신 능력은 이미 이스라엘에게 보여줄 대로 다 보여주었습니다. 또 고기를 한달간 먹이는 정도가 그분에게는 하등 문젯거리가 되거나 힘든 일이 아닙니다. 천지를 만드시고, 아니 소, 양, 염소, 메추라기 자체를 만드신 분입니다.
무엇이든 흔해서 언제든 가질 수 잇는 것은 결코 아쉽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특식으로 먹는 고기는 정말 혀에 살살 녹는 천하 별미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생각이 나는 법입니다. 말하자면 그야말로 바로 그곳이 천국이었습니다. 이스라엘로선 자꾸 그런 재미를 다시 맛보고 싶어진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현실에서 평소보다(남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천국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 속히 젖과 꿀이 흐르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천국관(天國觀)이자 신앙을 갖는 유일한 목적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이 인간에게 베풀어 주시고자 하는 천국은 다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지금 이스라엘더러 아무리 평소에 먹고 마시고 입지 못했던 좋은 것들이 부족하지 않고 아니 흘러 넘쳐도 정말 그것이 천국이겠는가 실제로 겪어 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그분만이 우리의 임금이 되고 우리는 그분의 충성 된 백성이 될 때만 실현 가능합니다. 모든 것을 그분이 먹이시고 마시게 하고 입혀주는 나라입니다. 만나든 메추라기든 그 분이 채워주는 것만이 귀하고 소중할 뿐입니다. 남들보다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 것, 좋은 것이 풍족하게 넘치는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세상의 물질이 없어도 되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궁핍하든 부요하든 그분의 인도와 보호에만 따르는 삶이 진정한 천국이라는 뜻입니다. 그야 말로 날마다 만나(하나님이 채워 주시는 일용할 양식)로 만족하고 감사의 찬양을 그분에게 드릴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바로 그곳이 천국입니다. 나아가 그분이 우리에게 정말로 귀한 것은 공짜로 주었음을 오히려 더 감사할 줄 알아야 그분의 백성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공기, 물, 태양, 생명, 부모, 형제 등등, 그리고 구원과 영생을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가장 근본적인 믿음도 가지지 않았다고 우리가 과연 이스라엘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요즘도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 건국 기념일 같은 날에나 쌀밥에 소고기국을 배급해 주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들은 그곳이 지상 천국인줄 착각하고 있거나 강변하고 있습니다. 애굽 같은 독재 정권에서 60년간이나 넘게 이스라엘처럼 노예로 길들여져 왔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에게는 오직 고깃국만이 천국입니다. 또 간악한 독재 정권은 그 점을 잘 이용해 고깃국을 아주 가끔 그것도 소량으로 배급합니다. 그나마 그런 정도의 고깃국이라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정부 뿐이고 그래서 독재자는 오히려 위대한 어버이가 되어 버립니다. 독재자의 말 한마디에 십만 군중이 일사분란 하게 세계 최고의 카드섹션을 연출합니다.
그들이 고깃국을 얻어 먹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기쁨으로 자원해서 합니다. 삼천 오백년 전의 이스라엘 백성이나 현재의 북한 사람이나, 아니 전 세대와 모든 민족을 넘어서 원죄 하에 있는 인간의 모습은 영원히 똑 같습니다. 사단에게 죄의 노예로 묶여 있는 자는 먹고 마시는 것의 지상 천국밖에 모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어떻게 구원했습니까? 고기를 주어서 구원했습니까? 아닙니다. 고기를 실컷 주긴 주되 그야말로 고기는 오히려 아무 것도 아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인간의 참 행복이 결코 고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안에서 순종함으로 거하는 것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을 그 노예 같은 생활에서 해방되어 참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코에 냄새 나도록 고기를 먹게 해 주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우선 당장의 기아 상태는 해결해 주어야겠지만 오직 예수님의 복음만이 영원하고도 유일한 길입니다.
“주님! 오늘도 북녘 땅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복음이 흘러 들어가게 하시고, 숨어서 목숨을 걸고 선교하는 주의 종들과 하나님의 남은 자들을 지켜 보호하시고, 그들의 흘린 피가 헛되지 않게 복음의 풍성한 열매가 열리며, 독재 정권이 하루 속히 무너지고, 누구나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나올 수 있도록 축복해 주시옵소서. 아멘!”
2/16/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