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4:2(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은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홀로 살 수는 없습니다.
○ 산부인과의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한 명이 여러 명의 갓난아기들을 돌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기를 산모에게 인계하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일들을 충분히 감당합니다. 그러나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입니다. 간호사는 퇴원 이후의 성장까지 도와줄 수 없습니다.
○ 유아기에는 부모님의 도움이 절실하고, 학창기에는 선생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분들의 도움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 자립 이후의 자기 인생의 최종 결정권자는 언제나 자신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간호사도 부모님도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대신할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 한 사람의 인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아주 여러 사람들의 협력을 필요로 하지만, 제한된 영역에서의 일부를 감당할 수 있을 뿐이며, 항상 주도권자는 본인 자신입니다.
교회에서 한 명의 성도로 양육되는 과정도 이와 유사합니다.
○ 고구마 전도왕(김기동 집사님)이나 두부 전도왕(반봉혁 장로님) 같이 전도의 은사를 지니신 분들께서 전도해 옵니다. 이분들은 마치 신생아실의 간호사처럼 아주 초기의 제한된 임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 등록기에는 장로님들과 집사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고, 조금 후 양육기에는 목사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장로님과 목사님의 도움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분들의 도움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 자신의 신앙의 최종 결정권자는 언제나 자신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장로님도 목사님도 대신할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 한 사람의 성도로 등록하여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아주 여러 사람들의 협력을 필요로 하지만, 제한된 영역에서의 역할을 감당할 뿐이며, 항상 주도권자는 본인 자신입니다(물론 성령님의 인도를 힘입으면서 말입니다).
자연인으로 태어나 일생을 살든, 성도로 부름받아 교회생활을 하든, 다른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그 도움들은 모두 지엽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자기 자신이 중심에 자리하여 책임지고 감당해야 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사람이 없듯, 자신의 교회생활을 대신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직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직분자들이 담당하는 일들 역시 다양합니다만, 무슨 직분이든 단지 일정 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 뿐입니다. 교회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직분과 능력은 없습니다. 목사도 교회의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지는 못합니다.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합력하여 이루어가야 할 공동체입니다.
교회가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롬8:28) 위해서는 각양 은사가 필요합니다. 은사는 다양하고, 우열이 없고, 부분적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 같은 은사라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반드시 합력해야만 효능이 나타납니다. 은사의 특징입니다.
이러한 은사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 바로 직분입니다. 목사/장로/권사/집사 등의 직능과, 당회장/기관장/부서장 등의 직무를 모두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은사를 기초로 하여 부여됩니다(이 부분 역시 영이신 성령님의 간섭하심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은사를 근거로 한 모든 직분들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대로, 부분적입니다. 어떤 직분이라 할지라도 교회 전체를 관할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의 관할자는 오직 주님 한분뿐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를 비롯한 모두는 부분 임무 수행자인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보증해 주는 성경 구절 중의 하나가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 “맡은 자들”로 번역된 (헬)오이코노모스(oikonomos)는 청지기/관리인/경영자/회계의 뜻입니다만, 그리스도의 종으로서의 ‘교회 직분자들’을 의미합니다. 헬라어 문법상 남성복수 명사로서 여러 사람을 뜻합니다. 결코 단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교회라는 성경 용어를 사용할 때마다 늘 ‘무리’ 개념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는 단수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복수(무리/공동체)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충성”으로 번역된 (헬)피스토스(pistos)는 ‘믿음’을 뜻하는 피스티스(pistis)와 동일한 어근입니다. 즉, ‘확신하다/믿게 하다/화평케 하다’라는 뜻을 지닌 ‘페이쏘’(peitho)에서 파생되었습니다.
○ 오래 전, 어느 분께서 군대 냄새가 나서 가장 싫어하는 성경용어라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분은 크게 오해하셨습니다. 성경의 충성은 사전적 의미의 ‘충성’이 아닙니다. 피스토스는 ‘신실한/변함없는/시종이 같은’의 뜻입니다. 청지기의 필수불가결한 자질이 바로 “충성”이며 이는 ‘신실한 것 내지 변함없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오늘 본문 중에는 교회생활의 기본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즉, “맡은 자들”이라는 말은, ‘은사에 따른 부분적 사명 수명자’를 지칭하며, “충성”은 ‘변함없는 자세로 신실하게 감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본문은 【사명 받은 자들은 자신이 맡은 영역에 한하여 변함없는 자세로 감당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이러한 의미를 엉뚱하게 왜곡시켜, 장로나 안수집사 직분을 주면서 목사에게 꼼짝 못하게 묶는 근거 구절로 오용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각자 맡은 영역들을 성실히 이행할 때, 교회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맨발의 천사 최춘선 할아버지의 경구가 생각납니다. “사명은 각자 각자입니다!” 남의 일(일생이나 신앙생활)에 과도하게 간섭하지 말고 자신의 역할에만 전념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일상생활과 교회생활 모두에서 충성스러운 모습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
아버지로써, 어머니로써의 맡은 역할에 변함없이 신실하게 살아가며
성령 하나님을 머리로 하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가정이 되길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