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다윗의 인구조사 결과는?

조회 수 2164 추천 수 31 2011.08.27 02:07:51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삼상13:14; 행13:22)이라는 평가를 받은 다윗도 죽을 때까지 혼미한 영성으로 죄악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로서,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신앙인의 넘어짐은 한 순간입니다!

삼하24장과 대상21장을 보면, 다윗이 죽기 3년 전인 67세 때, 독단적으로 인구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성 측면에서 다윗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요압 장군도, 인구조사의 위법성을 경고하며 반대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요압의 충고를 무시하고 인구조사를 강행했고 이에 대한 하나님의 벌칙으로 백성들 7만 명이 애꿎은 죽임을 당합니다(삼하24:15).

아무튼, 이러한 다윗의 노년의 실수는 그렇다치고, 다윗이 계수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효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인구조사는 동일한 사건으로서 이러한 인원수의 차이는 명백한 오류일 것으로 사료된다 하겠습니다.

  ○ 삼하24:9절은, 이스라엘 사람 80만 명과 유다 사람 50만 명 등, 총 130만 명이라 기술하고 있습니다.

  ○ 대상21:5절은, 이스라엘 사람 110만 명과 유다 사람 47만 명 등, 총 157만 명이라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인구수의 차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 IVP성경배경주석은 삼하24:9절의 주석을 통해, “…전투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이 총 130만 명에 달했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듯하다. 다윗 시대에 그 나라의 추정 인구는 30-90만 명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 이 견해는 매우 단순한 오해입니다. 즉, 출애굽 당시의 인구 60만 명이 다윗 시대에 30만 명으로 감소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익한 착각이라 하겠습니다.

  ○ IVP성경주석은 대상21:5절의 주석을 통해, 이곳의 인구수와 삼하24:9절의 인구수의 차이를 인정하며 ‘서론’을 참조토록 하고 있습니다. ‘역대상하 서론’에는 이런 문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점들 중 많은 것이 쉽게 해결될 수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 과장으로 보이는 많은 것들은 ‘천’(thousand, 종종 이것은 훨씬 더 작은 규모의 전투 단위를 의미함)과 같은 단어들을 오해했기 때문이거나, 일종의 필사 과정의 오류(오늘날 방식으로 계산해서 수자 0을 하나 더 추가하거나 소수점을 생략하는)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많은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 ‘천’이라는 숫자의 오해에 기인한 오류일 수 있다는 이 견해도 무척 단순합니다. 단 한마디로, 학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는 대신, 이곳에 기록된 숫자에 0을 하나 더하거나 빼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0을 하나 빼면 이스라엘 인구는 11만 + 4만 7천 명이 되고, 0을 하나 더하면 1100만 + 470만 명이 됩니다. 어느 것이든 전혀 합당한 숫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천’을 이해함에 있어 0을 더하거나 빼서 해결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 오히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 타당합니다.  

  ○ 오픈성경(1986년판)은 대상21:5절 각주를 통해, 삼하24:9절과의 차이를 지적하며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가 생긴 원인은 분명치 않다. 요압의 감정적 판단이 개입되어(6절) 인구조사에 소홀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성경이 이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는 것은 다윗의 어리석고 불신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 요압의 감정적 판단이 인구조사 결과에 차이를 가져왔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사무엘서든 역대기서든, 다윗의 인구조사는 단 한번의 1회적 사건입니다. 이때 요압은 다윗의 처사가 못마땅하여 레위지파와 베냐민지파를 계수에서 뺀 것은 사실입니다만, 삼하24:9절과 대상21:5절의 차이는 두 지파의 제외에 따라 발생된 현상이 전혀 아닙니다. 그냥 숫자상의 불일치일 뿐입니다.

    - 또 “성경이 이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는 것은”이라는 표현은 바로 위의 오해를 더욱 가중시키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 표현은 문자적으로만 본다면, ‘요압의 잘못으로 촉발된 오류’라는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 불일치는 요압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불일치입니다.

    - 따라서 이 각주는 쓸데없는 사족을 달아 더욱 헷갈리게 할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차이가 생긴 원인은 분명치 않다.”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성경 2곳에 기록된 다윗의 인구조사 결과는 불일치되고 있는데, 왜 그런지에 대한 원인은 분명치가 않습니다. 일부 견해들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의구심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부채질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위의 설명들의 미비점까지 언급하면서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한 견해는 아래의 출처 미상의 대상21:5절에 관한 주석인 듯싶습니다.

{{{이스라엘 중에...일백 십만이요 유다 중에...사십 칠만이라 - 병행 구절인 삼하24:9에는 '이스라엘에서 칼을 빼는 담대한 자가 팔십 만이요 유다 사람이 오십 만이었더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여기서 본서의 언급과 사무엘서의 두 기록 사이에 숫자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군사의 수에서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혹자는 사무엘하의 기록보다 본 절의 기록에 유다의 군사 숫자가 감소되어 나타나 있는 것은 본 절에는 레위와 베냐민 지파의 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Curtis).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사무엘하의 기록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주장은 옳지 않다. 다시 말해서 베냐민의 숫자가 빠져 있어서 본 절에서 유다의 수가 감소했다는 의견은 긍정이 가나 레위 지파의 수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수가 본 절에서 늘어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의견은 부정확한 것으로 생각된다.

(2) 혹자는 본 장의 기록이 이방인, 곧 다윗 왕의 통치를 받고 있던 이방인의 숫자까지도 포함시킨 기록이기 때문에 사무엘하의 기록보다 더 많게 기록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성경 상의 아무런 근거가 없다.

(3) 혹자는 '그 수효를 다윗 왕의 역대지략에 기록하지 아니하였더라'(27:24)는 구절에 근거하여 이 숫자는 기록되지 아니한 구전에 의해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두 구절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Keil, Lange, Pulpit Commentary). 우리는 이 주장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기에 우리는 또한 그 설명을 주시해 보아야 한다.

즉, (4) 혹자는 본절에 나타난 이스라엘 군사 110만 명의 숫자에는 다윗의 정규군 약 30만 명(정확히 말해서 28만 8천명;27:1-15)이 포함되었으며 사무엘하의 80만 명에는 그 정규군의 숫자가 빠진 것이라고 주장한다(Payne). 이는 이스라엘의 군사 수에 대해서만 수치상으로 거의 맞아떨어지는 주장이기 때문에 타당한 것으로 고려된다.

그러나 비단 본 절 뿐만 아니라 본서와 평행 구절의 많은 부분(왕상  4:26과 대하 9:25;왕상7:26과 대하 4:5 등)에서 이같이 숫자상의 차이는 발견된다. 이는 성경을 기록함에 있어서 숫자 서술을 히브리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기이거나 잘못 해독한 경우일 수 있다. 또는 500 이상의 숫자를 표기할 때는 알파벳 위에 특별한 표시(그 한 예로 점을 사용했음)를 했기 때문에 기록하거나 해독할 때 생긴 실수일 수도 있다.}}}


아직까지 충분한 공감에 이르렀다 하기는 어렵겠지만 위의 자료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좋은 자료들이 더 있는지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

이선우

2011.08.28 07:29:45
*.222.242.101

순태 형제님의 이 글에서 깨달음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해답을 모릅니다. 이번에는 인터넷의 물결에 몸을 던지지도 않았습니다.ㅎㅎ
이 쪽은 제 전공분야(?)가 아닌지라...^^ 다른 분들이 풀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글을 읽어 가면서 '계수'라는 단어에 무심코 눈을 돌렸습니다.
계수하려고 했던 다윗의 마음이 헤아려 지면서 새로운 단어가 제 가슴을 때렸습니다.
'다하여'라는 단어였습니다. 힘을 다하여, 마음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성품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계수하는 마음 또는 계수하려는 마음은 '다하여'가 없습니다.
'끝장을 보려는 마음', 즉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고 끝을 맡기는 마음'이 없다는 얘기겠지요.
오늘 주일 이른 아침에 이 깨달음이 다가와 억! 하면서 제 가슴을 탁탁 쳤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운영자

2011.08.29 21:52:49
*.104.239.214

역시 성경을 정밀하게 보는 대가이심을 새삼 확인합니다.
앞선 글과 이번 글에서 새롭게 많이 배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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