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죄송하지만 주신 질문에 대해선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못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평신도 시절에는 예수교 장로교 합동측 소속 교회에 출석했습니다만 직분을 맡지 않은 정말 초신자였으며, 미국으로 이민 온 이후에는 미국 남침례교에서 신앙 생활과 목회를 했습니다. 그래서 장로교의 교리에 관해선 알아도 교회의 치리에 관해선 장로교 교단 헌법이나 구체적인 운영 방침을 잘 모릅니다.
그리고 교회의 치리에 관해서 어떤 특정 교단의 방침이 꼭 성경적이다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습니다. 각기 교단이 형성된 배경과 발전 과정에 따라 자기 교파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교리의 특성을 살려서 정해진 것일 뿐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특정 헌법과 치리 방침을 규정하고 있거나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목회 서신에서 설명하고 있는 장로, 집사, 교사, 감독 등의 역할과 교회 내에서의 위치가 그 성경이 쓰여질 초대 교회 당시와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일률적으로 모든 교파에 적용되는 교회 운영 방침은 따로 없습니다.
지금 질문자님의 표현으로만 추측건대 담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비롯한 영적 지도에는 불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 개교회의 구체적인 상황과 그 담임 목사님의 목회 방침과 비전등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 삼자가 그 치리 방침을 두고 잘잘못을 가릴 수는 결코 없습니다.
아마도 목사님이 그렇게 하신 까닭은 사도행전 6장에 일곱 집사를 세울 때에 사도는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고 집사는 공궤하는 일만 맡겼다는 기록과, 또 목회 서신(디모데전서, 디도서)에서 말하는 장로가 사실은 오늘 날의 목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추측되어집니다.
즉 교회의 직분을 크게 목사와 집사로만 나누어 집사(질문자님의 교회에선 장로 포함한 평신도 사역자)에게는 성도들을 직접 돌보는 역할(공궤)을 담당케 하여 교인들을 찾아가서 섬기고 기도 해주는 일만 맡긴 것 같습니다. 반면에 교회를 직접 치리 지도 운영하는 것은 사역자가 맡아야 한다고 본 것이지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입니다. 그 말은 단지 추측으로 끝나는 것이지 필연적인 당위성이 내포된 설명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허 장로님께서 교회의 형편과 그 동안 되어진 과정을 상세히 아시니까 본인이 판단하셔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또 앞으로 그렇게 변경된 운영 방침에 따른 결과를 보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칫 문제는 교회 전체가 한 마음이 되어 진심으로 새로운 제도에 따를 때의 열매와 불만과 비협조와 분쟁을 야기하면서 억지로 이끌려 가며 맺히는 열매는 서로 판이하게 다릅니다. 한 마음이 되면 어떤 미숙한 제도로도 좋은 열매를 맺지만, 아무리 오랜 기간 검증되어 통용된 제도라도 한 마음이 안 된 상태에선 올바른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결과만 보고 잘잘못을 섣불리 판별하지 마시고 우선에 담임 목사님의 목회 방침에 하자가 없다고 인정이 되면 직분과 제도에 상관 없이 하나가 되어 충성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뜻입니다. 제도나 직분과 역할이 교회가 아니며 모인 사람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사람이 잘되면 제도도 함께 살아나지만, 사람이 잘못되면 제도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집니다. 제도로서 사람을 살리고 죽이지는 못하며 제도를 살리고 죽이는 것이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미 장로 교단에서 탈퇴하고 독립 교단을 발족하여 그 독립 교단 소속으로 교회가 바뀐 것 같은데도 장로교단 헌법을 따라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좀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장로교 소속이 아닌데 꼭 장로교 헌법을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변경 결정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교인들의 동의를 거쳤을 것이며 새로운 독립 교단의 헌법이 장로제도를 기존의 장로교와 다르게 규정했다면 당연히 새로운 소속 교단의 법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개별 교회의 특수한 사정을 모르는 한 어떤 특정 치리 방침을 두고 옳다 그르다 섣불리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원론적인 답변밖에 못 드려 죄송합니다만 참조가 되었기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