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된 줄 알았습니다
이제 할 줄 알았습니다
이제 변한줄 알았습니다
이제 충분한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안되었습니다
아직 못했습니다
아직 안변했습니다
아직 안죽었습니다
아직 모자랍니다
이것이 나도 몰랐던 교만이라고
당신은 나를 흔들었습니다
얼마나 교만 했던지
얼굴이 화끈 거렸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바로 저였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저였습니다
이제
왜 그 십자가를
우리에게 주셨는지 더 감사합니다
그 십자가는
이런 나를 보게 합니다
가슴을 치며
못난 인생을 절규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십자가를 만집니다
그 십자가를 잡고서
그 십자가를 의지하고서
만신창이된 못난 삶을 다시 시작하렵니다
내가 안되었고
못하고
안변했고
죽지 않았기에
십자가가 필요하다는걸
다시 확인하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슬픔과 절망의 나락 속에서도
더 선명한
십자가
그 십자가로
오늘도 내일도 다시 일어 섭니다
그 십자가
2008-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