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서울 와서 참 힘들고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 중 가장 힘든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회식 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올해는 이런 자리를 쉽사리 피하기가 극히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위로가 되어 나누기 원합니다.
12월 17일 회식 때 회사의 한 신임 사업부장이 건배사를 하는 자리에서 성경을 인용해 주었습니다. 본인의 노트를 꺼내서 이사야서 58장 9~12절 말씀을 쭉 읽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은혜받은 말씀이라고 하면서 해설도 해 주었습니다. 워낙 높은 분이라 다들 이의제기가 없이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진작 성경을 인용해서 얘기를 좀 할 껄.. 하는 반성을 해 보았습니다. 제게는 정말 새로운 충격과 귀중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18일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건배가 오고 갔습니다. 그날따라 이야기의 가장 큰 주제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었습니다. 운칠기삼이란 인생(회사)에서의 성공여부는 운이 7, 기가 3의 비율로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즉,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될 수 있는 일도 있지만(30%), 대부분은 먼저 운이 잘 맞아 떨어져야 된다(70%)는 얘기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네 모든 인생의 생사화복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관과 섭리 아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후 제가 건배사를 해야 할 타이밍이 주어졌습니다. 화두를 운칠기삼에서 시작했습니다. 에베소서 2장 8절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성경을 인용하자 좌중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연 이틀간 계속되는 성경 강의라고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저는 은혜와 믿음의 비중에 대한 성경적 시각을 소개하면서, 우리 인생은 운칠기삼이 아니라 은구기일(恩九技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은혜가 90%, 나의 능력은 10%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입니다. 물론 전체를 향한 제 건배 구호는 은구기일었구요. 모두가 잔을 부딪치며 은구기일을 외쳤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제가 주장했던 은구기일에 관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날 회식자리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내 인생의 성패는 운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은혜에 달렸습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로 인해, 보디발과 간수들과 바로에게도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의 재주와 능력과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크기에 비하면 이는 조족지혈에 불과한 것이었지요.
직장생활에 있어서 운칠기삼을 버리고 은구기일을 택할 때, 주님께서 주시는 성공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고 성공이라 해서 세속적 성공과 출세 내지는 성취가 다는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내적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믿습니다.
십자가를 통한 구속의 은혜 외에 내게 무슨 더 큰 은혜가 있겠습니까?
사랑하시는 아들을 전적으로 내게 주심으로 모든 것을 은사로 주셨지 않았습니까?
그 무한하신 은혜를 생각하면 절로 내 가슴이 저며오지 않습니까?
그리고, 나의 목표가 십자가 복음을 위한 정병이 되어야 한다면,
성공과 관련한 이 모든 것들이 나와 무슨 큰 상관이 있겠습니까?
서울에서 샬롬을~
올 한해도 주님의 십자가안에서 계속 이어지는 은혜로 서로 교제를 나누길 원합니다. 샬롬~~& Happy New Years~~~forev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