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주의? 나완 상관도 없는 단어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기복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한다라고만 생각해 왔었다. 살면서 사기 당하는 시련을 겪으며 주변 이웃들의 시선이 실상 현실의 고통보다 더 큰 아픔이였음을 체험했다. 하나님의 진노로 저주 받았다라는 손가락질, 힘들지만 이겨내려 기도하는 나에게 찬물이라도 끼얹는 듯 신앙의 가식을 떨고 있다는 또 다른 비아냥거림, 저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주저 앉아서 나 죽겠다고 목소리 높여 울고 불며 하나님 원망하길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돈 벼락을 나에게 뿌려달라고 애걸 복걸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웃들의 비웃음이 시련의 아픔보다 훨씬 더 큰 아픔이였다. 때문에 나는 절대로 기복신앙만큼은 나완 상관 없는 신앙이라 여기며 지금껏 살아왔다. 저들의 비웃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 땅에서 잘먹고 잘살고 떵떵거리며 가끔 이웃들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이 바로 믿음의 열매라 여기고 있기에 그런 신앙자체에 울렁증을 느끼면서 손사래 치며 나는 사양하며 살아왔다.
요즘 또 색다른 어려움(미국이냐 한국이냐의 결정)을 겪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되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음을 친정식구들에게 선포하였을 때, 이제 고생이 끝나고 고생의 열매를 먹기 시작할 하필 이 때에 왜 가려느냐는 말들, 하나님이 정로를 걷길 원하시기에 그리 결정했노라 대답하면 그렇게 하나님이 좋으냐며 믿음이 참 좋다라는 그 말, 물질에 욕심이 없어 참 착하다는, 너무 가엾다는, 그래서 가족들이 가슴이 아프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엔 맞어 나는 욕심은 없어, 하나님이 그 욕심 몽땅 다 버리라고 이 훈련을 시키신 것 맞지, 하나님 명령에 가끔은 휘청 거리긴 하지만 결국 나는 순종을 하고야 말지... 내 맘 속으로 그런 대답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어느순간, 그게 바로 나의 죄악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 신앙좋음, 나 순종 잘함, 나 착함.....아, 얼마나 수많은 죄악을 저지르며 살아왔는지, 주님이 받으실 영광을 몽땅 다 내가 꿰차고 앉아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내가 오히려 그런 대접을 받으려고 그런상황을 어쩌면 더 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는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놀랐던지... 고꾸라져서 회개하기 시작했다. "제가 기복주의자입니다" " 제가 가장 미워하고 싫어하는 그 기복, 그 기복주의자가 바로 저랍니다." "이 기복주의자가 다른 기복신앙인을 비웃었습니다."......
나의 기복주의를 이 곳에서 고백하고 싶다. 그간 내 신앙 자랑하기 급급했고 나의 믿음 좋음 그리고 말씀 사모함을 자랑함에 열심이 특심이였음을 이 시간 고백하고 싶다. 이 땅에서 잘먹고 잘살기 위한 기복신앙만큼 무서운 신앙은 자신의 욕심없음을 드러내기 위한 무소유신앙임을 나에게서 발견하고 있는 요즘이다. 결국 하나님을 빙자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그것이 물질이든 아니면 자신의 신앙의 어떠함이든 이것은 똑같은 죄악임을 발견하고 있다. 이번 어려움을 겪으면서 깨닫게 된 나의 자아숭배를 이 곳에서 고백하고 싶다.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것 밖에 없네요. 정말 높은 곳만 다니시면 마음은 낮아지게 됩니다.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하나님의 원하시는 결정이기에 그 길에 우리 주님이 동행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