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36장
9. ○여호야긴이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팔 세라 예루살렘에서 석달 열흘 동안 다스리며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더라
모순이나 오타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왕위에 오르다'라는 말이 왕세자로 책봉되어 아버지와 공동통치를 시작하였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즉 아버지가 죽고난 뒤에 일인자가 된 시점이 아니라 태자로, 후계자로 낙점된 시점이 왕위에 오른 나이인 셈이죠. 위 구절들에 적용하면 여호야긴은 여덟살에 세자가 되어 아버지 여호야김 밑에서 십년간 공동통치에 참여하다가 열여덟살에야 비로소 일인자로서의 왕이 된 것입니다.
유다 왕조에는 비슷한 일이 제법 많았다고 성경학자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히스기야와 므낫세도 공동통치를 했기에 므낫세는 열두살에 왕위에 오른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자 독립해 왕이 된 나이는 성인기였을 것입니다.
역대하 36장
5. ○여호야김이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이십오 세라 예루살렘에서 십일 년 동안 다스리며 그의 하나님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더라
8. 여호야김의 남은 사적과 그가 행한 모든 가증한 일들과 그에게 발견된 악행이 이스라엘과 유다 열왕기에 기록되니라 그의 아들 여호야긴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9. ○여호야긴이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팔 세라 예루살렘에서 석달 열흘 동안 다스리며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더라
고대사회에선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빠른 조혼이었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까지 한국에서도 여자는 16세만 되어도 남자도 이십 세 전에 조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호야김이 25세에 왕위에 올라 11년 통치했으니 퇴위할 때 나이가 36세입니다. 이어서 아들 여호야긴이 왕위에 8세에 오른 것이 되면 아버지 여호야김이 28세 때에 그를 낳았다는 뜻이 되고, 18세에 왕위에 올랐다면 여호야김이 18세 때에 낳은 셈입니다. 당시에 조혼이 관습이었으므로 28세보다는 18세 때에 낳았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역대기는 사무엘서와 열왕기를 참조하여 그보다 후대에 착성된 책입니다. 그런데 열왕기하 24:8에 여호야긴의 나이를 열여덟살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역대기 히브리어 사본에는 여덟살로 표기되었는데 역대기 원본을 필사할 때에 실수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히브리어 숫자 표기가 아주 비슷해서 이런 실수를 하기 쉬운데 구약성경 책들 사이에는 간혹 숫자 상의 사소한 오류들이 나옵니다. 다행히도 열왕기가 먼저 있었기에 이런 오류가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점을 학자들의 연구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성경의 미진한 부분들이 더 심층적인 연구와 고고학적 발견으로 명료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해 봐야 할 것입니다.